김여정, 이례적으로 위성 관측 시간 언급
군, 북 정찰위성 정상작동 못 한다고 판단
러시아로부터 정보 공유 받았을 가능성
북한이 24일 미국 핵추진 잠수함의 부산 입항과 관련해 “핵 위협 공갈”이라며 “우리의 핵전쟁 억제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은 잠수함 입항을 위성으로 포착했다고 주장해 러시아로부터 관련 정보를 제공 받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담화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 국가수반의 직속독립정보기관인 항공우주정찰소는 지난 23일 10시 3분 10초 한국 부산항의 상시주목대상인 어느 한 부두에서 이상물체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미 해군의 버지니아급 핵추진 잠수함 ‘버몬트함’(SSN-792·7800t급)은 지난 23일 승조원 휴식을 위해 부산항에 입항했다.
김 부부장은 “2020년에 취역한 이래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 본 적이 거의 없는 이 최신 핵잠수함이 사상 처음으로 부산작전기지에 나타난 것을 결코 ‘유람 항행’으로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 부부장은 지난 6월 미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3’ 발사 시험, 지난 18일 미국의 차세대 스텔스 전략폭격기 ‘B-21 레이더’의 시험 비행을 언급하며 “미국은 이른 바 ‘3대 핵전략 자산’ 이라는 주패장(카드장을 일컫는 북한말)들을 모두 꺼내든 셈”이라고 밝혔다.
김 부부장은 잠수함 입항에 대해 “악의적인 힘으로써 패권적 특세를 ‘향유’하려는 미국의 야망이 극대화 있다는 증명”이라며 “외부로부터의 각이한 위협에 대응하고 견제하기 위한 우리의 핵전쟁 억제력은 질량적으로, 지속적으로 그리고 한계없이 강화되여야만 한다”고 밝혔다.
김 부부장이 잠수함을 포착했다고 밝힌 “항공우주정찰소”는 북한이 세 번의 시도 끝에 지난해 11월 궤도에 안착시킨 ‘만리경-1호’로 추정된다. 그러나 지난 2월 신원식 당시 국방부 장관은 만리경-1호에 대해 “일 하는 징후는 없다. 일 없이(궤도만) 돌고 있다”고 평가했다. 감시·정찰 임무를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북한은 이날 위성 촬영 사진과 같은 직접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해당 정보를 러시아로부터 받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능력으로는 구체적인 장소와 시간을 식별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며 “러시아로부터 관련 정보를 제공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