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인도주의 지원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북한에 대한 접근과 지원 물자 반입이 가능해야 한다고 유엔과 미국의 대북 지원단체가 밝혔습니다. 북한의 국경 봉쇄가 이어지면서 국제 기구와 단체들의 대북 지원 활동은 사실상 모두 중단된 상태입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의 에리 카네코 대변인은 8일 대북 인도주의 지원 원칙을 묻는 VOA의 서면 질의에 “국제 요원들이 가능한 한 빨리 북한에 복귀하고 물자를 반입하며 2020년부터 중단된 역량 강화 활동 재개를 위해 사업 현장에 접근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보다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대응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카네코 대변인] “It is vital that international staff return to the DPRK as soon as possible, for supplies to come in, and for staff to have access to project implementation sites to initiate capacity building activities that have stalled since 2020, which would enable a broader and more comprehensive response.”
카네코 대변인은 또 2023년 대북 지원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지원 재개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카네코 대변인] “Despite the current challenges in fully implementing our projects and programmes, including limited information and lack of access, we remain committed and stand ready to help people in need. The UN continues planning for humanitarian operations in the DPRK for 2023, in line with global guidelines, and the anticipated return of UN international staff to the DPRK. Even prior to COVID-19 and climate-related challenges in recent years, around 11 million people were in need of humanitarian assistance.”
카네코 대변인은 “제한된 정보와 접근성 부족 등 현재의 도전에도 불구하고 유엔은 여전히 상황이 허락하는 데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유엔은 유엔 국제 요원들의 북한 복귀를 기대하며 국제적인 기준에 따라 2023년의 대북 인도주의 활동을 계속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카네코 대변인은 “최근 몇 년 간 코로나와 기후 관련 도전이 있기 전에도 약 1천100만 명의 북한 주민들이 인도적 지원을 필요로 했다”고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앞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산하 인도지원사무국(ECHO) 대변인은 7일 VOA에 검증을 위한 국제 직원의 접근이 이뤄지지 않으면 추가 인도적 지원을 제공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EU는 또 지난 3월에는 VOA에 해당 국가에 대한 접근과 지원물자 반입이 가능하고 국제 직원의 상주가 보장되는 것이 유럽연합 지원의 핵심 조건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20년 넘게 북한에서 지원 사업을 벌여온 미국의 한 구호단체는 8일 대북 지원의 원칙을 묻는 VOA의 서면 질의에 해당 국가에 대한 접근성, 지원 물자를 반입할 수 있는 능력, 정기적인 관여 없이는 인도주의 물자가 전달될 수 없다는 것은 명백하다고 말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이 단체 대표는 미국과 북한 간 외교 관계가 없기 때문에 지금까지 미국 단체들이 북한에 상주할 수 있는 선택권은 주어지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내 상주가 이상적이지만 20년 이상 자신의 단체는 정기적인 방문을 통해 강력하고 책임감 있으며 의미 있고 효과적인 지원 사업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원칙에 입각하고 합법적인 대북 관여가 가능할 때마다 이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정부는 다른 국가에 대한 인도적 지원 여부를 결정할 때 해당 국가의 필요와 지원 요청 여부, 미국의 국익 등을 고려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습니다.
바이든 정부는 국제사회의 대북 인도주의 지원을 지지한다며, 북한과 같은 정부와 의견이 다르더라도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원칙을 거듭 밝혔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올 유엔 대북제재면제 만료 6개 사업, 국경봉쇄로 차질
2022.12.08
올해 중 유엔 대북제재위원회의 제재면제 승인 기간이 만료되는 대북 인도주의 사업들이 북한의 국경봉쇄 장기화로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대북제재위원회(1718위원회) 홈페이지에 게재된 제재 면제 승인 인도적 지원사업 중 올해 이미 면제기간이 만료됐거나 연말까지 만료되는 사업은 총 6개입니다.
만료 기간 내 계획대로 지원사업을 마치지 못한 곳은 또 다시 재연장 신청을 해야 할 상황에 놓였습니다.
북한 현지에서 농업 및 의료 관련 인도적 사업을 벌여온 미국의 대북지원단체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CFK)’은 2019년 12월 승인받은 인도적 지원사업에 대해 코로나 기간 중 올해 12월 14일까지로 면제기간을 연장했습니다.
해당 지원사업은 북한의 결핵, 간염 환자 등 취약 계층을 돕기 위한 관련 물품을 선박으로 보내는 것입니다.
CFK 측은 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국경봉쇄로 여전히 인도적 지원물품에 대한 운송이 어려웠다며, 면제기간 중 사업을 시행하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동 사업에 대해 이미 면제기간 재연장을 신청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아동들의 급식 관련 지원에 대해 올해 12월 14일까지 제재면제 승인을 받은 핀란드의 비정구기구(NGO) ‘핀 처치 에이드(Finn Church Aid)’ 역시 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올해 대북 지원사업을 시행하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핀란드 외무부와 해당 사업에 대한 대북제재위원회 재연장 신청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보건의료 관련 비정부기구인 '샘 복지재단'은 지난해 8월 유엔으로부터 대북 의료장비 지원 사업에 대해 올해 8월까지 대북제재 면제승인을 1년 재연장 받았습니다.
그러나 샘 복지재단 홈페이지에 따르면 코로나 기간 중 인도적 지원사업은 한국 내 고려인 동포 자녀에 대한 교육지원사업 등 북한 외 지역에서 주로 이뤄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반면 국가 정부나 유엔기구를 통한 인도적 지원사업은 일부 시행됐습니다.
2020년 3월 연장 신청으로 올해 11월이 만료기한이었던 스위스 외교부 산하 인도적지원기구인 스위스개발협력청(Swiss Agency for Development and Cooperation)의 대북 지원사업은 완료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코로나 방지를 위해 북한 30개 병원에 보낼 소독용품 2000세트와 개인보호장비에 대한 지원사업입니다.
스위스 외교부 측은 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해당 사업이 지난 9월 시행됐다고 전했습니다.
올해 11월30일 면제기간이 만료된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의 일반 예방접종 및 말라리아 예방접종 관련 약품 및 물품도 지난달 말 열차를 통해 북한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유엔 대북제재위원회로부터 내년까지 제재면제를 승인받은 대북 지원사업은 총 22개로 집계됐습니다.
기자 김소영 에디터 이상민,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