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상황이 지속되면서 전 세계 기름값이 치솟고 있는 가운데 북한 내 기름값도 큰 오름세를 보이고 있습니다.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되면서 전 세계 기름값이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휘발유 가격은 15일 기준 1갤런당4.32달러를 기록, 2008년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한국의 휘발유값 역시 최근 1리터당2천80원을 기록하며, 9년5개월 만에2천원을 돌파했습니다.
북한에서도 3월 들어 기름값이 급등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평안북도 신의주 지역 휘발유값이 지난 1월 1킬로그램 당 북한돈 7천500원에서2월 8천700원으로 올랐고,이달 들어 1만1천원을 기록하며1월 대비46%증가세를 보였습니다.
신의주 지역 디젤유 가격도 1월3천800원에서3월 7천800원으로 2배 이상 뛰었습니다.
평안남도 평성 지역의 경우 휘발유값은 1월 기준1만1천원에서3월1만5천원으로 36%인상됐습니다.
디젤유 가격 역시 1월 8천400원에서 3월 1만1천500원으로37%의 상승율을 보였습니다.
북한 전문매체 아시아프레스의 함경도·평안도 지역 물가 통계에 따르면 1월 첫째주7천500원이었던 휘발유 가격이 3월11일1만2천200원으로 폭등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 내부 소식통들은 1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러한 기름값 상승이 주유소에서 휘발유 등 유류를 구매할 수 있는 쿠폰(딱지)에 대한 사재기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에서 일반 주민들은 킬로그램 단위로 표시된 쿠폰으로 휘발유를 구매하는데 쿠폰에 표시된 양만큼 살 수 있기 때문에 기름값이 상승하는 동안 쿠폰을 먼저 대량으로 확보해 놓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이 소식통은 기름값 상승으로 쿠폰 가치가 상대적으로 올라가면서 전국 국영 주유소인 삼마스탄다에서 쿠폰을 대량 구매한 후 지방에 차익을 더해 판매하는 것은 물론 가짜 유류를 판매하는 일도 빈번해지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신의주의 한 남성은 15일 자유아시아방송에 “간부차 모는 운전사들이 딱지를 사서 지방에 가서 팔면 개인들이 사고,이를 가지고 지방에 있는 삼마스탄다에서 기름을 산다”며 “기름값이 올라가면 이 기름에다 항공유를 섞던지 나프타를 섞어서 팔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영농 준비가 본격화되는 봄철에는 협동농장별로 최소 3톤의 연료를 확보해야 하는 등 유류에 대한 소비가 늘기 때문에 기름값이 더 상승할 수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다만 개인 소유의 차량이 많지 않은 북한에서는 휘발유값 상승이 북한 서민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은 주지 않는다는 의견도 제기됐습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미 조지타운대 윌리엄 브라운 교수는 15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통화에서 에너지 대부분을 중국,러시아로부터 공급받고 있는 북한에서 당분간 기름값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세계 기름값 폭등으로 중국 유가가 오른다면,러시아보다 중국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북한 역시 유가 상승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설명입니다.
브라운 교수:대북제재,밀수 상황과 더불어 중국의 대북 정제유 제품 판매가 어떻게 될 것이냐는 게 문제입니다.세계 유가 상승으로 중국 정제유 가격도 올라간다고 한다면 이에 맞춰 북한 내 기름값도 올라야 할 것입니다. (The question will be what will happen to Chinese refine product sales to North Korea, including those that are included in the sanction agreement and those that are smuggled outside of it. Those you would imagine the prices would be rising a lot with the world price jumping and in that sense the North Korean prices will have to rise to compensate for that.)
브라운 교수는 국제사회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중단하고,초강력 제재를 부과하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북한에 유류 판매를 더 늘릴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했습니다.
러시아로서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거의 유일한 우호국으로 남은 북한에 남는 유류를 더 많이 판매하고,북한은 러시아로부터 더 많은 연료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