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20년 전 무산된 '신의주 경제특구' 재시동 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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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2-08-25 09:17 조회716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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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20년 전 무산된 '신의주 경제특구' 재시동 거나
송고시간2022-08-25 06:00
신의주 개발 위한 회사설립 공개…"외국인 투자자와 교류협력 추진"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북한이 20년 전 의욕적으로 추진했으나 흐지부지된 신의주 경제특구 개발사업을 다시 가동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신의주 개발을 위해 '마두산경제연합회'라는 회사를 지난 2018년 설립한 사실도 대외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25일 북한이 분기별로 발행하는 영문 계간지 '포린 트레이드'(Foreign trade)는 신의주 국제경제지대의 종합 개발권을 마두산경제연합회가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신의주 국제경제지대를 "첨단기술산업과 증권금융, 가공무역, 관광, 부동산 및 투자유치 기능을 갖춘 국제도시로 만든다는 계획을 구체화하기 위해 외국인 투자자들과 교류·협력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매체는 "신의주 국제경제지대는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중국 단둥(丹東)과 마주했으며 비교적 평지"라며 평양과 연결된 철도, 도로와 무역항이 있어 인력과 물자가 드나들기 용이하고, 전기시설과 통신망도 구축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보통신(IT) 산업지구와 물류지구, 무역과 금융지구, 공공서비스지구, 관광지구와 보세 항구 등을 갖춘 종합경제지대로 발전될 계획"이라고 안내했다.
또 "압록강변에 새로운 산업시설을 건설해 경쟁력 있는 첨단산업지구를 구축하고 관광객을 위한 교통망과 서비스 시설을 만드는 사업이 한창"이라고 선전했다.
매체는 앞서 발간한 2호에서는 마두산경제연합회에 대해 "2018년 5월 설립돼 부동산, 수산업, 전자제품, 귀금속 가공, 항만 운영 등에 과감한 투자와 견고한 기반을 마련했다"며 "수십 개의 생산 단위와 여러 해외지사도 갖췄다"고 홍보했다.
장철민 마두산경제연합회 회장은 "국내외 활동의 폭을 넓히고 외국 및 국제연맹과 우호적, 다면적 거래협력을 발전시켜나갈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신의주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1년 중국 상하이(上海)를 방문한 뒤 개혁개방과 시장경제를 시험적으로 도입할 목적으로 이듬해인 2002년 9월 경제특구로 지정한 곳이다.
초대 행정장관으로는 양빈(楊斌) 어우야(歐亞)그룹 회장이 임명됐으나, 중국 당국이 양빈을 탈세 혐의로 구속하면서 신의주 개발 역시 무산됐다.
최근 들어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7월 신의주를 방문해 화장품공장, 방직공장, 화학섬유공장을 잇따라 시찰한 뒤 공장 현대화를 주문하며 신의주 개방을 다시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김 위원장은 2018년 11월 직접 신의주시 건설 총계획을 검토하면서 신의주시 철도역과 의주 비행장, 도시 전력 공급망과 상수 체계 등의 인프라를 국제적 기준에 맞게 구축하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국경 관문 도시답게 현대적이면서도 민족적 색채가 짙은 웅장한 건물을 많이 짓고, 고층·초고층 주택과 호텔·백화점 등도 건설하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신의주는 북중 세관이나 코로나19 검역 시설 등이 이미 갖춰졌고 북중 교역에서 실제 물동량도 가장 많은 곳"이라며 "북중경제협력이 본격화한다면 거점이 될 가장 유력한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북한이 실제로 신의주를 국제도시로 개발하려면 국제 사회의 제재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본격적인 개발은 사실상 외부 투자를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현 상황에서는 유의미한 투자 유치가 어렵기 때문이다.
제재 해제를 후순위로 둔다면 자금원은 결국 우방인 중국이나 러시아가 될 전망이다.
일각에선 미국이 중국과의 전략경쟁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북한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지 않는 상황에서 중국이 신의주 투자에 나설 여지가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홍 북한연구실장은 "중국의 의지가 중요한데, 중국은 미중 전략경쟁 속에 북한을 강하게 끌어안고 갈 필요성이 있고 낙후한 동북 3성을 개발해야 한다는 명분도 있다"며 "북한 입장에서도 코로나19 종식 선언을 한 만큼 과감하게 개발을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cla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