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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우의 ‘미국의 한반도 개입 151년’ (36) - 윤 대통령 대북 강경발언과 한국군 작전통제권 전환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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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2-07-14 09:41 조회74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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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대북 강경발언과 한국군 작전통제권 전환 ①

  •  고승우
  •  
  •  승인 2022.07.14 07:55
 

[연재] 고승우의 ‘미국의 한반도 개입 151년’ (36)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22년 4월 7일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를 방문했다. [사진 출처 - 주한미군 홈페이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22년 4월 7일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를 방문했다. [사진 출처 - 주한미군 홈페이지]

한국 군 당국이 ‘북한 도발 시 원점과 지휘부를 타격하겠다’는 결의를 밝힌 것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이고, 문재인 정부 때는 거의 들리지 않다가 윤석열 대통령이 등장하면서 다시 자주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의 거듭된 미사일 실험과 핵 실험 가능성에 대해 ‘전 정권의 대북정책은 실패했다’며 ‘북한 도발 시 원점 타격’하라고 국군에 지시했다 밝혔다.

그러나 한국군은 북에 대해 군사작전을 할 수 없고 미군만이 가능한 구조라서 국내 정치적 효과만을 노린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군이 선제타격을 하기 위한 법적 근거인 작전통제권은 한미연합사 사령관이 갖고 있고 군사행동의 규모 등을 제약하는 정전협정을 유엔사가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전통제권의 경우 1994년 12월 1일 한미 두 나라 정부가 합의한 「대한민국 정부와 미합중국 정부 간의 군사위원회 및 한미연합군사령부 관련 약정의 개정에 관한 교환각서」에 따라 한국이 일부 범위의 정전 시기 작전통제권을 미국으로부터 환수했다.

즉 평시 작전통제권을 100% 환수한 것이 아니고 ‘연합 위기관리’ 등 6개 영역은 ‘연합위임권한’(Combined Delegated Authority, CODA)이라는 이름으로 환수 범위에서 제외했다. 당시 김영삼 정부는 미국으로부터 평시작전권을 반환받으면서 평시작전권 중 6개 핵심부분은 연합사령관(주한미군사령관)이 계속 행사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이에 따라 연합사령관은 한국군의 평시작전권의 핵심부분을 계속해서 행사하는 규정으로 현행 정전체제에서 △전쟁억제와 방어를 위한 위기관리 △조기경보를 위한 정보관리 △전시 작전계획 수립 △연합 교리 발전 △연합합동훈련과 연습 계획·실시 등을 수행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1) 그 결과 현재와 같은 정전시기에 국군 주요전투부대의 연합 위기관리에 대한 작전통제권은 주한미군사령관이 가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북한 도발’시, ‘원점 타격’하라고 국군에 지시한다 해도, 이는 한미연합사령관인 주한미군사령관의 작전통제권의 권한 범위에 속하는 문제다. 한국 대통령이 헌법상의 군 통수권을 온전하게 행사하려면 정전시기(평시) 및 전쟁시기(전시) 작전통제권을 모두 환수해야 가능하게 되어 있다.

윤 대통령의 선제타격 발언 후 미국 ‘의견 다를 수 있다’ 밝혀

또한 현재의 정전협정은 군사분계선 내의 군사행동에 대하여는 국제연합군사령관 즉 주한미군사령관의 권한에 속한다. 그래서 남측에서 북측에 군사행동을 할 경우 유엔사 교전규칙(ROE)의 적용을 받게 되어 있다. 유엔사 교전규칙(ROE)이란 언제, 어떤 경우에, 어느 정도의 무력을 사용할 것인지 정해놓은 유엔군 내부명령으로 확전을 예방하기 위해 부득이 교전을 할 경우 비례성의 원칙을 지킬 것을 강조하고 있다.

선제타격은 물론 허용되지 않고 적이 공격한 만큼 반격하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적이 소총공격을 해올 경우 소총으로 응대해야지 대포를 사용치 말라는 의미다. 선제타격의 경우 주관적, 자의적 판단이 개입될 소지가 많아 국제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것도 참고해야한다. 이런 점에 비춰보면 선제타격은 국제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교전규칙을 개정하려 할 경우 한미 연합권한위임사항(CODA) 합의 '제1항' 규정에 따라 그 권한은 유엔사·연합사에 있다.2) 즉 연합사령관인 주한미군사령관이 거부하면 개정은 불가능해서 윤 대통령이 언급한 한국군의 선제타격의 실현 가능성은 희박하다.

윤 대통령이 당선자 신분이었던 지난 3월 대북선제 타격 발언을 한 뒤 미국 의회 산하기관 의회조사국(CRS)은 ‘한국의 새로운 대통령 선출’ 제목 보고서에서 윤 대통령 당선인이 대북 문제 등에서 미국과 더욱 일치된 견해를 보이고 있지만 선제타격 등에서는 서로 의견이 다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보고서는 "윤 당선인은 한미동맹을 통해 선제타격과 미사일방어 강화 등 한국의 국방과 억지 능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며 "미국은 과거 남북 군사 충돌이 있으면 종종 한국에 군사 대응은 자제하라고 압력을 가했는데 이는 윤 당선인 (이런) 공약과 상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3)

그 후 윤 대통령은 대북 강경 발언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한미연합사를 강조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대북 태도 변화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 수 없으나 대북 선제타격과 같은 발언이 한국군 작전통제권의 현실을 알고 말했거나 모르고 말했다 해도 다 문제가 된다.

미국 정부가 볼 때는 미국 주권을 침범하는 행위다. 이승만 대통령이 정전협정에 반대해 북진통일을 외치고 반공포로를 석방했을 때 미국 정부는 이승만을 제거할 계획까지 세웠던 것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 미국은 자신이 원치 않는 전쟁은 절대 불가라는 입장에 추호의 양보도 없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윤 대통령의 발언은 중대한 의미가 있다.

이승만 대통령이 정전협정 체결에 극렬히 반대하면서 국군 단독 북진통일을 공공연하게 주장하고 정전협정 당사국 소관인 반공포로 석방을 전격 집행하는 과정은 유엔사령관의 전작권에 대한 정면 도전이었다. 이 대통령은 자신에게 없는 전작권을 부당하게 행사한 셈인데 이에 대해 미국은 강력 반발했다.

이 대통령은 4.19 혁명으로 하야할 때까지 북진통일을 주장해 미국이 항상 긴장했고 이어 1961, 1980년 박정희, 전두환이 군대를 움직여 쿠데타를 일으킨 것에 대해 미국은 평시작전통제권 일부만을 한국군에 전환하고 전시작전통제권을 넘겨주는 것을 지연시키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윤 대통령이 선제타격을 앞세우고 있어 향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문제가 더 지연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한국군의 작전통제권 72년간 미군 장성이 행사

한국군의 작전지휘권은 평시작전통제권과 전시작전통제권으로 나뉘어 있고 2022년 5월 현재 한국군이 평시작전통제권만 행사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전시작전지휘권은 한미연합사령관이 갖고 있다. 한국군의 작전지휘권이 외국군에게 넘어가게 된 것은 한국전쟁 발발 직후였다.

1950년 7월 14일 이승만 대통령이 맥아더 유엔군 사령관에게 ‘국군의 작전지휘권(Command Authority)을 현 작전상태가 계속되는 동안 이양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이승만 대통령은 1950년 7월 15일 UN군과의 통일적인 전략․전술의 조정을 위해 ‘국군에 대한 작전지휘권을 현 작전상태가 계속되는 동안 UN군사령관인 맥아더 장군에게 이양한다’는 공한을 발송한데 이어 주한 미 대사를 통해 맥아더 장군의 승낙 회신이 우리정부에 접수됨으로써 국군에 대한 대통령의 작전지휘권은 교환공문의 형식으로 UN사령관에게 이양되었다.4) 이 서신은 7월 25일 유엔사무총장에게 전달되어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됨으로써 사후 추인을 받았다.

1954년 11월 17일 한미상호방위조약의 비준서의 교환일에 변영태 외무장관과 주한미대사 간에 서울에서 서명하게 된 “한국에 대한 군사 및 경제원조에 관한 한미 간의 합의의사록”5)에 의해 미군과의 관계에서의 국군에 대한 작전지휘권이 또 다시 UN군사령관에게 행사하도록 규정되었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이 발효되면서 작전지휘권은 작전통제권으로 그 의미와 명칭이 전환됐고, UN군사령관이 한국군에 대한 작전통제권을 계속해서 보유하도록 했다. 당시 상호방위조약을 보완하는 합의의사록에는 “UN군 사령부가 한국의 방위를 위한 책임을 부담하는 동안 한국군을 UN 사령부의 작전 통제하에 둔다”라고 명시했다.

1961에는 5.16이 일어나면서 한국군 부대의 위치이동을 미군의 동의 없이 지시함으로써 빚어진 한미 간의 작전통제권을 둘러싼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한미 간에 협상이 이루어졌다. 그 결과 1961년 5월 26일 체결된 “국가재건최고회의와 UN군 사령부간의 작전통제권의 UN군사령관 귀속에 관한 공동성명”에서는 국가재건최고회의는 모든 한국군에 대한 작전통제권을 UN군사령관에게 귀속시키며, UN군사령관은 그 작전통제권을 공산침략으로부터 한국을 방위하는데 만 행사 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두 나라는 UN군사령관이 갖고 있는 작전권이 작전통제권임을 재차 확인하는 동시에 작전권 행사의 권한을 제한하였다. 이를 계기로 UN군사령관이 갖고 있는 작전통제권은 작전수행상의 책임만을 의미하며 기타 군수행정상의 책임은 한국이 보유하는 것으로 되었다. 한국군은 독자적인 대간첩작전을 비롯하여 국내치안질서 및 경비업무에 군을 독자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6)

1978년 11월 7일 한미연합사령부(CFC)가 창설되면서 한국군에 대한 작전통제권은 유엔군사령부로부터 한미연합사령부로 이관되었다. 한미연합사령관은 양국 국가통수 및 군사지휘기구(NCMA)하에 있는 한미 군사위원회(MC)의 지시를 받는다. 당시 지미 카터 미 대통령의 주한 미 지상군 철수계획에 따라 한국방위작전의 효율화를 위해 창설된 한미연합사는 1978년 7월 관련 약정과 전략지시 1호에 따라 유엔군사령관의 작전통제권을 이양 받았다.

작전통제권 환수문제는 1987년 노태우 전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 시절 작전통제권 환수를 대선공약으로 내세웠다. 그 후 미국이 한미연합사 해체와 주한미군 3단계 감축 등의 내용을 담은 ‘동아시아 전략 구상’을 발표한 뒤 본격적 환수 논의가 1991년부터 시작됐다.

한미 양국은 1991년 제13차 한미군사위원회(MC)에서 평시작전통제권을 1993-1995년 사이에 전환하고, 전시작전통제권은 1996년 이후에 전환하는 방안을 협의키로 합의하였다. 그래서 3단계 주한미군 감축안에 따라 1단계로 1994년 평시작전통제권을 환수하고 2000년까지 전시작전통제권을 환수하기로 한미 간에 합의했다.

한국은 평시작전작전통제권을 환수했지만 평시작전권 중 6개 핵심부분은 계속 연합사령관이 행사하기로 하고 한국군은 평시 대간첩작전에 독자적으로 작전지휘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정도의 재량권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미국은 이를 통해 한국군의 광주항쟁만행 등을 둘러싸고 미국의 한국군 이동에 동의한 것 등에 대한 정치적 부담을 더는 계기를 만들려고 했다.

한국군은 평시작전통제권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는 상태이고 미국은 전시작전통제권 이양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한국군이 군사적 자주권과는 거리가 먼 군대라는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다.

미국의 전작권 전환 주저 이유 – 북한 선제공격 장애요인 우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은, 노무현 정부가 2006년 미국과 협상해 환수하기로 결정한 뒤 많은 논란과 논쟁 끝에 환수일을 2012년 4월 17일로 합의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가 미국에 요청해 2015년 12월 1일로 연기했고 박근혜 정부가 2014년 이를 다시 연기했다.

환수 날짜를 정한 것도 아닌 무기한 연기였다. 당시 46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통해 한미 정부는 ①한국군의 연합방위 주도 핵심군사능력 확보, ②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비 초기 필수 대응능력 구비, ③안정적인 전작권 전환에 부합하는 한반도 및 지역 안보환경 관리라는 세 가지 전작권 전환 조건에 합의했다.

2022년 6월 5일 한미연합사 부대가 위기 신속 대응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주한미군 홈페이지]
2022년 6월 5일 한미연합사 부대가 위기 신속 대응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주한미군 홈페이지]

그리고 1단계 기본운용능력(IOC), 2단계 완전운용능력(FOC), 3단계 완전임무능력(FMC)의 검증·평가 절차를 추진하기로 하고 한미는 연합작전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연합훈련을 해왔다. 전작권이 환수되면 한미연합사가 해체되고 미래연합사가 생기는데, 이 미래연합사의 작전 능력을 향상시키는 훈련을 해왔다.

2019년 후반기 한미 연합지휘소훈련(CCPT)에서 IOC 검증·평가를 마쳤고 올해 후반기 훈련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FOC 검증·평가가 일부 이루어짐에 따라 문재인 정부 임기 내에 전작권 환수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7)

한미 두 나라가 각각의 대통령의 지휘를 받는 원칙하에 전작권 전환이 이뤄지는데 조건 ③의 ‘전작권 전환에 부합하는 한반도와 지역 안보환경’의 경우 이는 두 나라의 능력 범위를 벗어나는 성격으로 보인다. 중국, 러시아, 북한이 어떤 태도로 나올지에 대해 100% 대비한다는 것은 난센스이기 때문이다. 이런 식의 조건을 합의한 것은 전작권 전환을 하지 말자는 견해 쪽으로 두 나라가 기울었던 것 아닌가 하는 추정도 가능하겠다.

미국의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과 서욱 한국 국방장관이 2020년 10월 14일 미 국방부 청사에서 제52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개최해 한반도와 역내 안보환경 등을 주제로 논의한 뒤 전시작전통제권의 한국 전환 문제와 관련해 공개석상에서 시각차를 드러냈다. 한국이 전작권 전환 조건의 조기 구비를 강조하며 전환 의지를 드러낸 반면 미국은 전환에 시간이 걸린다는 전망을 내놔 문재인 정부 임기 내 전환이 쉽지 않은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8)

두 장관은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포함한 미래연합사로의 전작권 전환의 향후 추진방향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3단계 검증 평가 중 올해 예정했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제대로 하지 못한 2단계 FOC 검증을 논의했다는 뜻이지만 실시 시기 등 세부사항은 정하지 못했다. 한국은 내년에 FOC 검증을 실시하는 쪽에 무게를 뒀지만 미국은 상황을 두고 보자는 식으로 확답하지 않는 태도를 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장관의 이런 태도는 전작권 전환에 대해 미국 정부 선전매체들이 ‘시기상조, 한미 간 불통 가능성’ 등의 이유를 들어 시기를 연장하거나 아예 전환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을 쏟아낸 뒤 나왔다. 전 주한미군사령관들은 미국의소리방송(VOA)과의 회견에서 한미 두 나라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논의와 관련해, 전환 시기를 오판할 경우 한국의 안보를 크게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하거나 한국군의 작전 수행 능력뿐 아니라 한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북한의 핵무기 능력을 고려할 경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때까지 전작권 이양 논의를 영구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 등을 내놓았다.

제52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이전에 미 선전매체가 보도한 관련 전문가 등이 밝힌 전작권 관련 주요 내용을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 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 ; 전시작전통제권을 한국군에 넘기기 위해서는 “북한이 완전히 비핵화 돼 더 이상 핵무기를 갖지 않게 되는 것이 가장 우선적이고 중요한 조건”이다. 이런 조건이 충족될 때까지 한국의 준비태세 등 다른 전작권 전환 조건은 상관이 없다는 게 나의 견해다. 도발적이고 핵무기로 무장한 북한에 맞서 미국이 전쟁을 주도할 권한을 유지하는 것이 100% 필요하다.9)

- 존 틸럴리 전 주한미군사령관 ; 전작권 전환에 앞서 많은 조건이 평가돼야 하며 군사 역량, 준비태세, 군사 기술, 자원, 위협 요소, 지휘권 통합, 지휘·통제·통신체계(C4I), 상호운용성, 한반도 안보 등을 들 수 있다. 전투원을 비롯해 한미연합사령관, 한국 합동참모본부 의장과 국방부 장관이 이런 조건을 도출하고 평가해야 한다.10)

-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 ; 전시작전권 전환과 관련해 대미 소통이 약화될 가능성에 대한 충분한 대비가 필요하다. …… 전작권 전환이 이뤄진 상황에서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핵 보복을 결정해야 하는 촉박한 순간에 직면하게 될 경우, 한국 측의 의견이 효과적으로 반영될 수 있는 것에 대해 향후 관련 논의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한미연합사 사령관도 북한에 대한 핵사용을 요청할 수는 있지만, 결정은 훨씬 더 높은 명령체계에서 이뤄진다.11)

- 한미연합사령부 작전참모 출신인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 수호재단 선임연구원 ; 올바른 검증 평가가 이뤄지려면 CPX 훈련을 통해 수 개 월 간 한국군의 역량 보완작업이 선행됐어야 했지만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그러지 못했다. …… 북한의 핵과 대량살상무기 위협 감소, 한국의 미사일 방어 능력 등 다른 전제조건들이 모두 부합할 때만 가능하다.(미국의소리방송 2020년 9월 1일)

-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 전현직 미군 관계자들로부터 한국군은 여전히 C4ISR(지휘, 통제, 통신 컴퓨터, 정보, 감시정찰) 분야 등에서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한국 정부 관계자들이 ‘임기 내’ 전환을 강조하는 가운데 한국의 많은 진보단체들은 연합사와 전작권 전환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미국의소리방송 2020년 9월 1일)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미국 정부는 미 정부 선전매체를 통해 전작권 전환에 대해 조건 충족의 절대적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전환 폐기 주장까지 내놓고 있다. 이는 미국 정부의 의지를 대신 표현하면서 한국에 신호를 보내 압박하면서 동시에 한국 내부의 미국 동조자들을 부추기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그 근거가 모호하다.

미국 전직 군 고위 장성 등은 전작권 전환이 되면 큰 변고가 생길 것처럼 엄포를 놓지만 이는 주한미군이 미 대통령의 군수통수권 지휘 하에 있다는 점과 외국군 지휘관의 작전통제를 받는 해외 파견 미군은 미국 이익에 부합치 않는다고 판단할 경우 그 통제를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전작권 전환돼도 미군과 한국군 상명하복 관계 아냐

전작권은 노무현 정부가 미국과 협상해 환수하기로 결정했지만 이명박 정부가 미국에 요청해 연기된 상태다. 박근혜 정부는 환수날짜를 무기한 연기하면서 합의해 놓은 환수 조건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내용이었다. 환수의 조건이 세 가지로 첫째는 한국군의 연합작전 능력, 둘째는 초기 북핵·미사일 위협 대응 능력, 셋째는 한반도 주변정세이다. 전작권이 환수가 이뤄지고 한미연합사가 해체되면 미래연합사가 생기는데, 이 미래연합사의 작전 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단서를 단 것이다.

그러나 미래한미연합사에서 한국군 장성이 사령관이 된다 해서 주한미군과 한국군이 상하관계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는 한미상호방위조약에서 두 나라가 한반도에서 군사작전을 할 경우 각자 헌법적 절차에 따라하게 되어 있고 미국 대통령이 만든 PDD-25에 의해 미군은 수틀리면 언제나 발을 뺄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이다. 이런 점을 모를 리 없었던 한미 두 나라가 객관적으로 설득력이 없는 환수조건을 만들어놓고 세월을 보내는 것은 전혀 납득이 되지 않는다.

전작권 환수는 두 나라의 관련 국내법이나 제도를 살펴 그에 합의하면 당장 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노무현 정부 당시 상대인 부시 행정부가 그런 점에 양해했기 때문에 환수 작업을 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당시 노무현 정부는 군사 주권 확립 차원에서 전작권을 환수하려 했고, 부시 행정부는 9·11테러 이후 세계 주요 지역에 주둔하는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높여 지구 곳곳에서 발생하는 테러에 대응하려는 미군 주둔 체제를 만들려는 목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합의된 전작권 환수가 이명박, 박근혜 정권을 거치면서 연기된 것은 자주 국방에 대한 공포가 컸기 때문으로 추정되고 그러다 보니 미국에게 뭔가 대가를 지불하면서 연기를 관철시킨 것이란 합리적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때문에 연합훈련을 못했으니 다음에 더 해야 한다'는 식의 논리가 제기되는데 이런 식이면 전작권 전환은 불가능할지 모른다. 앞으로 어떤 변괴가 생길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임기 내 환수 반드시 지킨다'라고 생각하면 절차는 얼마든 단축시킬 수 있다. 전작권 전환은 한미 두 나라가 공동의 목표에만 협조하는 형식이라는 점에서 전환에 앞선 조건을 단다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 하겠다.

사실 어느 나라 군대든 완벽할 수는 없다. 미국, 러시아 등도 첨단무기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고 이런 경쟁은 그 우열이 계속 바뀌면서 군비증강으로 나타나는 것이 국제군사관계의 현주소다. 이런 점을 감안해 최근 언론에 보도된 두 전문가의 전작권 관련 입장을 소개하기로 한다.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은 전작권 환수는 헌법정신을 구현하고 격상된 한국의 국격과 위상을 확인하는 시대적 요구라고 강조했다. 동시에 한국군의 패러다임을 전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가급적 빨리 환수되어야 할 세 가지 이유를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12)

첫째, 전작권 환수는 헌법 제74조 대통령의 국군통수권 행사를 보장하는 양보할 수 없는 주권 사항으로 어떠한 양보도 있어서는 안 된다. 둘째, 한국이 세계 10~12위권의 경제력과 세계 6위의 군사력이라는 중견 강대국이 되었고 우리 군도 한국의 국격과 위상에 걸맞은 선진민주 국군으로 도약하기 위해 전작권을 환수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한국은 국가이익을 보장하기 위해 한반도와 동북아 안보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비하고, 한미 역시 공동이익을 위해 한 차원 높은 동맹관계로 더욱 발전해 나갈 것이다.

셋째, 전작권 환수를 위한 조건과 절차적 단계는 환수를 위한 전제조건이 아니고 확인사항이므로 미흡하다면 환수 이후에 보완해서 발전시켜도 될 것이다. 전작권 전환 조건은 환수 이후에 한미 간에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동맹의 과업이며 한미 사이에 더욱 긴밀하게 협력할 사안이다.

안문석 전북대학교 교수의 관련 견해는 경청할 만 하다.

---(전작권 전환을) 지금은 우리는 환수하려 하지만 미국은 꺼린다. 미중 전략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연합사의 해체와 미국의 영향력 약화를 가져올 전작권 전환을 달가워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정해놓은 절차를 지키자고 하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연합연습을 못하는 게 미국에게는 전작권 전환 연기의 좋은 구실이 되고 있는 것이다. 완벽한 상태가 돼야 전작권을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한다면 가져오지 말자는 얘기가 된다. 전작권 환수를 언제 하든 더 개선하고 발전시켜야 할 부분은 지속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결국 의지의 문제, 관점의 문제, 선택의 문제이다. 문재인 정부가 '임기 내 환수'라는 공약을 내걸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길 바랄 따름이다.13)

끝으로 일본과 독일이 미국과 전작권과 관련해 설정한 군사관계를 소개한다. 한국의 전작권 전환에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일본과 미국은 각자의 군대에 대해 독자의 권한을 가지고 합의한 작전 등 미션에 대해서만 협조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일본은 미군사령부와 육상자위대가 평소 긴밀한 협조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체제로 전시에도 마찬가지다. 두 나라가 향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같은 형식으로 된다면 각자 자국의 헌법적 절차에 따라 협조, 공조한다는 원칙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14)

독일의 전시작전통제권은 NATO의 집단방위체제와 연관돼 있다. 독일군 가운데 야전군은 나토의 지휘체제 아래 들어가고 나머지 지역방위군은 자체 편제로 움직인다. 나토 소속 부대에 대한 실질적인 전시작전통제권은 유럽연합군 최고 사령관인 미군 장성이 쥐고 있다. 그러나 유럽연합군 최고사령부 위에 나토 군사위원회를 두어 미군의 일방적 결정을 견제한다. 군사위원회 위원장은 선출하기 때문에 미국이 독점할 수 없다.

 

주)

1) 브레이크뉴스 2020. 8. 8.

2) 내일신문 2010. 11. 26.

3) 연합뉴스 2021954년 11월 17일 “한미합의의사록”(Agreed Mintue and Amendments between the Government of the

Republic of Korea and United States of America,17 November, 1954).2. 3. 18.

4) R.Higgins,United Nations Peacekeeping,1946-67, Documents and Commentary,(London:Oxford Univ. Press,1970), pp.211-212 ; L.M.Goodrich, Korea: A Study of United States Policy in the United Nations(New York:Council on Foreign Relations,1956), pp.120-121.

5) 1954년 11월 17일 “한미합의의사록”(Agreed Mintue and Amendments between the Government of the Republic of Korea and United States of America,17 November, 1954).

6) 전쟁기념사업회, 한국전쟁사: 제1권 요약통사, (서울 : 전쟁기념사업회),1990,pp.187-188 참조.

7) 한겨레 2020. 9. 28.

8) 연합뉴스 2020. 10. 15.

9) 미국의소리방송 2020. 9. 17.

10) 미국의소리방송 2020. 9. 17.

11) 미국의소리방송 2020. 11. 6.

12) 한겨레 2020. 9. 28.

13) 프레시안 2020. 8. 13.

14) KBS 2006.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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