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정부가 13일 북한과의 단교를 선언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북한의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등 공식 승인 조치를 언급하며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훼손하려는 시도로 간주한다"고 밝히고, 북한과의 모든 외교 관계를 끊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북한은 이날 앞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친러시아 세력이 세운 DPR과 루한시크인민공화국(DPR)을 독립국으로 승인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이같은 북한 측의 조치가 "아무런 가치 없을 뿐 아니라 국제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무효"라고 지적하고 "국제적으로 인식된 우크라이나 영토와 국경을 바꿀 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북한-러시아 야합' 주장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이와 관련,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의 일부를 강제로 점령하는 것을 합법화해 달라고 북한에 요청했다"면서, 러시아와 북한이 야합 행위를 벌이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이어서 "러시아는 재정적이나 정치적으로 의지하고 있는 나라를 제외하고는 동맹국이 없는" 고립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조만간 북한과 같은 수준으로 따돌려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신홍철 주러 북한 대사, DPR 외무장관 회동
데니스 푸실린 DPR 수반은 이날(13일) 앞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오늘 도네츠크인민공화국을 승인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어서 "도네츠크인민공화국의 국가 지위가 계속 강화하고 있다"며,"우리 외교의 또다른 승리"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돈바스 주민들에게 보내준 커다란 지지"에 관해 북한 국민들에게 감사한다면서, 양측이 적극적이고 유익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러시아 매체들은 신홍철 러시아 주재 북한 대사가 올가 마케예바 DPR 대사에게 승인 문서를 전달하는 사진과 함께 관련 소식을 일제히 전했습니다.
DPR은 전날(12일) 러시아 모스크바에 대사관을 개설하고 공식 외교 활동에 나섰습니다.
이와 관련, 나탈리아 니코노로바 DPR 외무장관은 12일 "모스크바에서 북한 대사와 여러 차례 실무회담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니코노로바 장관은 지난 5월에도 LPR 측과 함께 모스크바에서 신 대사와 만났으며, 협력 강화에 합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 친러 분리주의 세력
러시아는 지난 2월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주의 DPR과 루한시크 주의 LPR을 승인하고, 이들 지역 주민들을 우크라이나 정부의 탄압으로부터 보호한다는 목적을 우크라이나 침공 명분 가운데 하나로 내세웠습니다.
하지만 국제사회 대다수 나라들은 DPR과 LPR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DPR과 LPR을 독립국가로 승인한 것은 러시아와 시리아에 이어, 북한이 세번째입니다.
현지 매체들은 앞으로 북한 노동자들의 현지 파견 가능성 등을 관측하고 있습니다.
◼︎ 우크라이나 곡물 운송 4자 협의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재개를 위한 우크라이나, 러시아, 터키(최근 '튀르키예'로 국호 변경), 유엔 대표 간 4자 협상이 13일 터키 수도 이스탄불에서 열렸습니다.
터키 국방부는 이날 오후 회의가 종료됐다는 짤막한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협상에서 진전이 있었는지는 성명에 언급되지 않았으나, 터키 매체들과 일부 외신들은 눈여겨볼 성과가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터키 이스탄불에 우크라이나산 곡물 운송 조율 센터를 설립하는 방안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터키 세 나라가 합의했습니다.
모든 당사국들이 참여한 가운데 운영될 조율센터에서는 곡물과 관련 화물의 출발항과 도착항을 통제하고, 수송 경로에서의 안전을 보장하는 업무를 진행하게 됩니다.
다만 현지 매체들은 이날 회의에서 나온 결과가 기술적인 합의일 뿐, 실천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짚었습니다.
이같은 방안의 구체적인 시행 규칙 등을 논의하기 위해, 다음 주에 4자가 다시 모여 후속 회의를 진행한다고 훌루시 아카르 터키 국방장관은 밝혔습니다.
◼︎ 흑해 봉쇄로 글로벌 식량 위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식량 가격과 석유 등 에너지 가격이 크게 오른 상황입니다.
러시아군이 흑해와 아조우해(아조프해)의 항구들을 봉쇄해,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 등을 막고 있는 것이 이런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미국과 서방 측은 비판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밀을 비롯한 곡물의 주요 수출국 가운데 하나입니다.
하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측이 항구에 설치한 기뢰들이 문제의 근원이라며, 선행 조치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에르도안, 푸틴·젤렌스키와 잇따라 통화
이와 관련,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11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정상과 잇따라 통화하고 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 방안 등을 논의했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재개를 위한 '(해상) 안전 통로' 설치 방안을 언급하며 성사를 희망했습니다.
유엔과 터키는 안전 통로 설치 방안을 여러 차례 제안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는 기뢰 제거가 우선 진행돼야 한다며 호응하지 않았습니다.
크렘린궁은 같은 날(11일) 성명에서 "두 정상은 가까운 미래에 있을 정상회담에 앞서 상호 관심사를 논의했다"고 밝히고 "흑해를 통한 곡물수출, 항행 안전 문제에 대해 협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두 정상이 '러시아산 에너지 지속적인 공급 보장', '양국 교역 확대', '교역에서 (달러 이외) 국가 통화 사용' 등 경제 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했다고 크렘린궁은 강조했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통화 이후,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도 통화했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튀르키예(터키)는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바라고 있다"고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말한 뒤 "우크라이나산 곡물이 세계 시장에 다시 수출될 수 있도록 유엔과 함께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에르도안 대통령과 통화에서 러시아의 항구 봉쇄를 뚫고 곡물 수출을 재개하는 방안의 중요성을 논의했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히고, "터키의 지지에 사의를 표한다"고 덧붙였습니다.
◼︎ 미국 "러시아 행동 지켜보겠다"
이같은 상황을 풀기 위해, 미국 정부는 러시아의 먼저 행동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 9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 결산 회견을 열어 "(이번 회의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송을 위해 흑해를 열어야 한다는 전 세계의 요구를 반복적으로 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서, 이 문제에 관해 "(나머지 G20 국가들의) 강력한 공감대가 있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후 여러 번 그런 것처럼, 러시아는 고립된 채로 남아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이같은 상황을 러시아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이 메시지를 받아들일지 며칠, 몇주간 행동을 지켜보겠다"고 밝혔습니다.
◼︎ "러시아, 교도소서 신병 모집"
러시아 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발생한 대규모 병력 손실을 보충하기 위해 교도소 수감자 등을 대상으로 추가 병력 모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국 국방부는 12일 관련 보도를 언급하면서 "사실이라면, 러시아 군이 상당수에 달하는 사상자를 대체하기가 어려운 처지에 놓였음을 암시한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텔레그레프와 뉴욕타임스 등은 러시아 당국이 교도소에서 모병 활동을 벌이거나 노년층이 군대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극빈층을 대상으로 거액 입대 보너스를 제시하며 병력 충원 노력을 진행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영국 국방부는 이와 관련, 러시아 민간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도 이런 방식으로 필요 인원을 채우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바그너 그룹은 최근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대규모 병력 손실을 본 것으로 파악됩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5개월째에 접어들면서 러시아군은 현재 병력 충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영국 국방부는 이날(12일) 설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파병 인원의 피로도도 높아진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영국 국방부는 "치열한 전투 상황에서 규칙적인 휴식이 부족한 것은 러시아 국방부가 병력 배치에 있어 바로 잡기 위해 고심하는 다수의 문제점 중 가장 심각한 부분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러시아군은 아울러, 현장에서 쓸 수 있는 무기도 부족한 상황으로 파악됩니다.
백악관은 이란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드론(무인 비행기) 수백 대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11일 밝힌 바 있습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드론이 이미 공급됐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면서도, 이란이 이르면 이달 말부터 러시아군에 자국산 드론 사용법을 교육시킬 것으로 전망된다고 이날(11일) 브리핑했습니다.
러시아가 이란에서 드론을 제공받으려는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무기가 고갈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리번 보좌관은 진단했습니다.
이와 관련, 미군 고위 관계자는 12일 VOA와의 통화에서 "러시아군은 정찰·전자전용으로 자국산 드론을 사용해왔지만 운용 가능한 물량이 부족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