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김효정 기자 =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14일 데이비드 비즐리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과 면담에서 대북 인도적 지원을 정치·군사적 문제와 무관하게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권 장관은 이날 오전 장관실에서 비즐리 사무총장과 만나 "정부는 북한의 식량사정과 관련한 인도적 지원 부분에 대해서는 정치 군사 상황과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인도적 협력을 위해 노력할 것이란 점을 다시 한번 분명하게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권 장관은 "WFP가 그동안 북한의 식량사정 개선을 위해 열심히 일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북한 문제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가져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WFP 본부 및 WFP 한국사무소와도 계속해서 긴밀한 협력을 해 나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비즐리 사무총장은 "전 세계가 분쟁, 기후변화, 가뭄·홍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크라이나 위기 등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며 "특히 비료 상황의 경우는 북한에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북한의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되고 현재 존재하는 대북제재들이 좀 더 완화돼 WFP의 사업들이 재개되기를 희망한다"며 "이를 통해 북한의 모든 아이들과 가족들에게 필요한 식량을 조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통일부와의 협력 강화도 희망했다.

WFP는 대북 식량 지원과 영양지원 사업 등을 펼쳐 왔지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북한이 국경을 봉쇄하면서 지난해 3월을 마지막으로 식량지원을 못하고 있다. WFP 평양사무소 직원도 철수한 상태다.

그는 "대한민국은 한때 WFP의 수혜국이었지만 이젠 공여국이 된 매우 놀라운 성공스토리를 갖고 있다"며 "한반도의 모든 아이들에게 식량을 제공하겠다는 대한민국의 의지는 존경받을 만하다"고도 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도 같은 날 비즐리 사무총장을 만나 북한 식량 상황에 대한 평가와, 코로나19 봉쇄로 중단된 WFP의 대북 식량원조 상황을 들었다.

박 장관 역시 대북 인도적 지원은 정치군사적 고려 없이 추진한다는 한국 정부 입장을 설명하고 WFP의 대북 식량 원조 사업이 조속히 재개되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전달했다.

그는 최근 세계 식량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WFP가 유엔의 최대 식량 원조 기구로서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은 WFP를 통해 우크라이나,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등 주요 위기국에 인도적 지원도 해오고 있으며 비즐리 사무총장은 이런 기여에 사의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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