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는 서방이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타격을 이미 허용한 것으로 판단하고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2일(현지시간)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와의 인터뷰에서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장거리 무기 사용 관련 제한을 해제하는 등 방안을 “오래 전 결정한 것이 분명하다”면서 “(현재 서방은) ‘위장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가 서방발 무기로 러시아 본토 타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허용할지 말지 미국 등 서방이 고려 중이란 언론 보도가 이어지자 내놓은 논평이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서방산 무기 사용 허용은) 서방 국가들의 우크라이나 전쟁 개입 정도를 크게 높일 것”이라며 “물론 러시아는 이에 따라 반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어 우크라이나가 서방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경우 사회 시설을 겨냥한 테러 공격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도 이날 러시아 주재 대사들과의 우크라이나 문제 관련 회의에서 “서방이 이미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를 공격할 수 있도록 장거리 미사일 사용에 대한 제한 해제를 결정했다고 의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서방이 이러한 결정을 대중에 ‘아름답고 우아하게’ 알리려 한다고 주장했다.

서방은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무기를 러시아 본토 공격에 사용할 수 없다는 조건을 내걸었으나, 지난 5월 이를 일부 완화해 방어 목적의 반격시에는 러시아 영토를 타격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엔 우크라이나가 미국 제공 장거리 지대지 미사일 일종인 육군전술유도탄체계(ATACMS·에이태큼스), 영국 제공 순항 미사일 ‘스톰 섀도’ 등으로 러시아 후방을 타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해 왔고, 서방은 이를 일부 허용하는 안을 논의 중이란 보도가 미국 매체 폴리티코,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