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며칠 새 내린 호우로 임진강 상류 황강댐을 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30일 기자들과 만나 “지난 주말부터 북한 내 호우로 인해 북한이 최근 황강댐 수문을 개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면서 “황강댐 수문 개방이 사실이라면 우리 측이 북측 댐 방류 시 사전 통보해 줄 것을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북측이 아무런 사전 통지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 당국자는 “필승교 수위가 오늘 오전 1시 5m에서 오후 2시 3.24m로 낮아진 점 등을 고려할 때 북한이 황강댐 방류량을 급격하게 늘린 것으로 판단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필승교의 관심수위 기준은 7.5m다. 

군 소식통도 이날 “최근 북한이 호우로 인해 황강댐 수문을 개방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통일부는 지난 28일 북한에 북측 수역의 댐 방류 시 사전에 우리 측에 통지해달라고 공개 요구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같은날 오후에는 남북연락사무소 통신선을 통해 북측에 접경지역 홍수 피해 예방 관련 대북통지문 발송 의사를 밝혔지만 북측이 입장을 밝히지 않아 전달하지 못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직접 군남홍수조절댐을 방문해 수해방지시설을 점검하기도 했다. 

황강댐의 총저수량은 군남호수조절댐(총저수량 7160만t)의 약 5배인 3억5000만t에 달한다. 이 때문에 황강댐의 수문을 열면 임진강 최북단의 필승교와 군남댐 수위가 빠르게 높아진다. 황강댐과 군남댐 간 거리는 57㎞에 불과해 물이 도달하는 데 1시간밖에 걸리지 않는 데다 만조 시간이 겹쳐 하류 물이 빠지지 않으면 피해가 더 커진다. 

앞서 2009년 북한의 황강댐 방류로 야영객 6명이 사망했고, 2020년 8월에는 주택 71채가 침수되고 군사시설 141곳과 하천 44곳이 유실되는 피해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