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선영 기자 = 북한 수도 평양의 중심가인 보통강 일대가 사흘간 내린 집중호우로 일부 물에 잠긴 것으로 확인됐다.

조선중앙TV는 29일 "보통강유역에서 6월 27일 19시부터 29일 5시까지 233.7mm의 많은 비가 내렸다"며 "29일 5시 현재 보통강수문 관측소에서 수위는 5.57m로써 위험수위 5.46m를 초과한 상태"라고 공개했다.

또 "27일 0시부터 29일 5시까지 대동강유역 중상류 지역에 평균 243mm의 많은 비가 내렸다"며 "29일 5시 현재 대동강의 대동강다리 지점수위는 6.98m"라고 전했다.

이어 "내린 비에 의해 29일 6시부터 9시경에 대동강의 대동강다리 지점수위는 7.2-7.4m에 도달할 것으로 예견된다"고 밝혔다. 보통강은 대동강의 지류다.

중앙TV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평양 인민문화궁전 바로 옆의 보통강은 물이 불어나 인도까지 넘쳐났고 나무들이 잠겼다.

한 남성이 인도에 서 있는 모습도 공개됐는데 물이 무릎까지 차오른 상태다.

보통강 주변은 평양 도심에서도 노른자위로 통하는 위치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집무실과 고위 간부 전용 주택이 있다.

그 맞은편에 바로 이번 영상에서 공개된 인민문화궁전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물이 불어난 보통강에서 불과 수십m도 안 되는 곳에 지난 4월 김 위원장의 각별한 관심 속에 최고급 빌라와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고 리춘히 아나운서 등 체제에 충성한 주민들에게 공급됐다.

이번 물난리로 이들 고급 주택 단지 주민들의 통행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영재학교인 평양제1고급중학교, 김정은 국무위원장 일가와 장관급 이상 고위 간부 전용병원인 봉화진료소 등이 이곳에 몰려있을 정도로 평양에서도 '명당자리'로 꼽히는 지역이다.

북한의 강남과 강북을 잇는 대동강도 불어나 계단을 넘어 인도까지 위협하는 상황이다.

중앙TV는 이외에도 "26일부터 28일 17시까지 대부분 지역에서 100mm 이상, 평양시와 평안남북도, 황해북도, 강원도의 여러 지역과 자강도의 일부지역, 남포시에서 200mm 이상의 비가 내리고 구성시와 증산, 선천, 세포군을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는 300mm 이상의 매우 많은 비가 내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7월 1일까지 황해남북도, 강원도 내륙의 일부 지역과 개성시에서 250∼350mm의 매우 많은 비가 내리는 것을 비롯해 대부분 지역에서 폭우를 동반한 100∼250mm의 많은 비가 내릴 것이 예견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