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 코로나백신 '콜드체인' 일부 존재…올초 유니세프 지원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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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2-05-17 10:03 조회924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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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에 코로나백신 '콜드체인' 일부 존재…올초 유니세프 지원받아
송고시간2022-05-17 07:58
평양종합병원 완공은 감감무소식…전문가 "南, 조건없이 지원해야"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정부가 북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지원을 추진하면서 북한에 백신 유통에 필요한 '콜드체인'이 제대로 구축됐는지 관심이 쏠린다.
17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자료와 전문가 보고서 등을 종합하면 일단 북한에 최소한의 백신 저온유통 체계는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안보리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3월 유니세프(UNICEF·유엔아동기금)가 신청한 대북 의료물품 지원 사업에 대한 제재 면제를 승인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중국산 코로나19 콜드체인 장비와 인공호흡기, 마스크, 체온계, 의료용 고글, 가운 등 148만 달러 규모의 22개 품목의 북한 반입이 허가됐다.
이들 물건은 중국 다롄항에서 북한 남포항으로 해상 운송될 예정이었으며 최종 반입 여부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북한이 남포항의 화물운송을 완전히 막지는 않았던 점에서 이미 반입됐을 가능성이 크다.
올해 3월에는 백신 유통에 필수적인 '워크인 콜드룸' 장비와 온도 유지 장치 등 10만2천여 달러어치의 반입이 심의를 통과했다. 워크인 콜드룸은 아이스박스에 담은 백신을 접종 장소에 운반하기 전까지 보관하는 장소다.
유니세프는 관련 물자를 중국 단둥에서 북한 신의주로 보내겠다고 밝혔는데, 단둥과 신의주를 잇는 북중 무역열차로 운반을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제품들은 대다수 중국에서 생산됐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평양 등 주요 거점에서는 콜드체인을 가동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신영전 한양대의료원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유니세프가 지난 2월 디프테리아·백일해·파상풍·B형 간염 등 주로 어린이에게 치명적인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혼합백신 29만6천 회분을 북한에 들여보낸 사례를 들며, 코로나19가 아닌 다른 목적으로라도 콜드체인 시설은 이미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12월과 올해 3월 반입된 콜드체인 장비는 금액 면에서 국소적인 규모일 것"이라며 "앞서 언급한 영유아 백신 접종을 준비하거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소규모라도 하기 위한 준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지난해 8월 '북한의 백신 수용 능력: 코로나19 캠페인의 함의' 글에서 "북한의 국가 콜드체인 인프라로 2∼8℃의 표준 냉장을 해야 하는 백신, 예를 들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전국적으로 보급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일단 백신을 들여오더라도 코로나19 확산세가 무섭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단시일 내 접종이 가능하겠냐는 우려가 나온다.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인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을 도입하고 전국에 배포해 주민들에게 접종한 뒤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아무리 빨라도 1개월이 넘게 걸리는데, 그때는 이미 유행 곡선의 정점을 지났을 때"라고 지적했다.
북한의 낙후한 의료 인프라도 걸림돌이다.
수도 평양에는 평양산원과 김만유병원, 옥류아동병원 등 현대식 거점 병원이 있지만 의료장비의 수준은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자들이 언론에 맥주병에 수액을 담고 주삿바늘은 녹슬 때까지 쓴다고 증언할 정도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20년 3월 착공식에 직접 참석했던 평양종합병원은 당초 2020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했지만 공사 2년이 지난 지금도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신영전 교수는 "우리 정부가 신속하고 무조건적인 대규모 의료 지원을 결단해야 할 상황"이라며 "북한도 전향적으로 태도를 바꿔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