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와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이중성과 그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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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2-05-04 10:28 조회953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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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와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이중성과 그 대응
- 이장희
- 승인 2022.05.03 17:42
[기고] 이장희 한국외대 명예교수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를 둘려싼 국내외 정세가 매우 혼란스럽다. 2021년 북한의 핵모라토리엄 해제후 제7차 핵실험 가능성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미국이 유럽에 신경을 쓰기 때문에 더더욱 대중국 견제용 인도‧태평양전략 패권주의 강화에도 매우 민감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한반도 정세와 국제정세 흐름을 주도하는 중심에는 역시 미국이 있다. 우리 한국인 대부분 미국은 국제평화, 비핵화, 민주주의, 자유주의 등 인류 보편적 가치를 국제사회에 정착하기 위해서 가장 많이 노력하는 나라로 평가한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전쟁에서도 미국 젊은이들이 한빈도 평화를 위해서 미지의 땅에서 수십만 명이 목숨을 바친 사실에서 70대 이상의 한국전쟁을 경험한 한국인들은 쉽게 수긍한다. 또 지금도 미국은 세계 180여국에 미군기지를 두고 세계평화를 수호하기 위해서 막대한 인력과 국가예산을 지출하고 있다. 이것은 우리가 보통 외양적으로 보고 듣는 미국의 긍정적 측면이다.
이를 인정하면서도 한편 이와 정반대 모순적인 미국의 국제적, 국내적 상반된 행태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한다. 한 예로 눈을 한반도 안으로 돌려보자. 진정으로 미국이 한반도 평화와 한반도 비핵화를 원하고 있는지 강한 의심이 든다.
첫째, 미국은 남북정상합의 이행에 적극 협력하지 않고 있다. 70년 장기 분단된 한반도는 분단극복을 위해서 남북 교류협력 활성화가 절대절명의 시대적 과제이다. 장기 분단으로 주민의 삶과 복지에 투여하는 막대한 예산을 미국 무기구입과 방위비분당금을 포함한 국방비에 천문학적 국민혈세를 투입하고 있다. 남한의 국방비는 2022년 50조원으로서 러시아 다음으로 세계 6위를 다투고 있다.
그런데 왜 미국은 ‘한‧미 워킹그룹(working group)’, ‘전략적 유연성’, 유엔사(UNC)를 앞세워 남북정상 합의인 4.27 판문점선언과 9.19 평양공동선언의 이행에 사사건건 방해하는가? 우리는 미국의 한반도 평화에 대한 진정성에 심각한 의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둘째, 미국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북‧미 핵합의를 지키지 않고 있다. 그런데 북한에 대해서 입만 열면 ‘선 비핵화’를 강변한다. 그래서 국제사회는 핵무기 실험과 핵합의 위반의 주범은 북한으로만 오해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미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1994년 제네바 북미 핵합의서, 그리고 2005년 9.19 핵공동성명을 미국이 먼저 파기하였다.
또 2018년 새로운 북미관계(적대관계 종식,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한 싱가포르 북‧미합의서조차도 북한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이행하였는데, 미국은 거의 이행하지 않고, ‘선 비핵화’ 및 CVID를 강변한다. 이로 인해 1990년 초 초보적 단계에 있던 북한핵을 2022년 초 사실상 핵무기국가로 키우는 시간상, 명분상 빌미를 미국 자신이 제공하였다.
미국은 이란, 리비아, 우크라이나와 맺은 모든 핵합의를 지키지 않고, 감언이설로 핵무장을 해제시킨 후 상대국을 군사적으로 위협하고, 제압하였다. 그래서 모든 나라는 미국과의 핵문제합의를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
한반도 비핵화도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만 의미하고, 남측 미군기지 안에 있는 미군전략적핵무기를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선 한반도 비핵화’를 지키려고 하겠는가? 미국이 북한에 적대관계 종식과 북한체제 보장이라는 두 가지 요건을 충족시켜 줄만한 신뢰 할만한 보장책이 없는 한 북한의 핵무장화 노력은 계속 지속될 것이다.
셋째, 이 땅은 미국의 전쟁기지가 아니다. 사드가 배치된 성주 소성리, 미군세균실험실이 있는 왜관, 동두천, 용산, 제주와 군산을 잇는 미군신공항, 미국MD체제(미사일방어체제) 완성을 위한 초대형 레이더기지이자 해외미군기지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평택미군기지는 모두 대중국 포위전략의 핵심기지로서 미국의 동북아 군사적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국무회의와 국회도 거치지 않고 양국 외교부장관 공동성명서에만 근거한 ‘전략적 유연성’(2006)에 따라 우리가 원치 않은 국제분쟁에 개입하는 세계기동군 군사기지를 미국에 제공하고 있다.
넷째, 미국은 핵관련 국제법을 가장 지키지 않는 나라이다. 북한의 비핵화를 요구하는 법적 근거인 핵무기비확산체제(NPT)는 일방적으로 핵무기 보유 국가들의 권리만을 보장하고 비핵국가들의 수평적 핵비확산 의무만을 규정한 처음부터 불평등한 조약이다. 미국이 비핵국가들의 핵안전 보장 없이 핵비확산체제 위반 여부를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앞세워 철저하게 감시하는 핵규범질서를 어느 나라가 신뢰하고 준수하겠는가?
더구나 미국 자신은 정작 핵무기 개발의 출발인 핵실험을 모두 금지시키는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에 가입조차 하지 않았다. 2017년 발효한 핵무기금지조약에도 미국은 참가도 서명도 하지 않았다.
미국은 북한을 비롯한 비핵국가에게는 선 비핵화를 강변하면서, 자신은 불평등한 NPT체제의 특권을 이용하여 IAEA 사찰을 앞세워 비핵국가에게 일방적으로 비핵화를 지속적으로 강요한다.
미국은 북한에게 선 비핵화를 소리 높이 외치면서 정작 핵 없는 세상을 위한 국제법적 기반인 포괄적 핵실험 조약과 핵무기금지조약에는 서명조차도 하지 않고 외면하고 있다. 이는 핵무기에 대한 미국의 도덕적 이중성이다.
우리는 여기서 심각한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제 1,2차 세계대전 시 미국의 루즈벨트 대통령이 국내정적들의 강한 반대를 무릅쓰고 무기대여법을 만들어 영국에 무기를 대여하여 독일, 이태리 등 파시즘에 대항한 정의로움을 오래 기억한다. 그리고 이어 2차 세계대전 후 국제 평화보장과 인권보장을 위한 집단적 안전보장체제를 실효성있게 한 국제연합(UN) 창설을 주도한 미국의 공로도 높이 인정한다.
물론 태평양전쟁 후 샌프란시스코체제라는, 냉전체제라는 역사의 단추를 잘못 끼워 조선인과 대만인을 희생시킨 큰 실수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미국이 동아시아와 유럽에서 전개하는 제국주의적 패권적 행태는 도덕적 이중성을 분명히 갖고 있다. 특히 미국이 외치는 한반도 평화와 한반도 비핵화에는 진정성이 전혀 없다.
미국산업의 3분의 1이 군수산업인데, 미국 여야 정치권에 자금줄인 미국의 군산복합체 이해에 맞추어, 미국의 여야 정치권은 한반도에 적당한 군사적 긴장, 장기분단, 핵긴장화를 속으로는 지속하고자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심각한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는 누군가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고 이 땅의 주인인 우리가 자주적 역량을 착실하게 갖추는 노력 속에서 가능하다고 본다. 분단국가로서 한국의 평화외교는 한‧중 간에는 군형외교, 남북 간에는 자주외교 그리고 국제사회에는 중립외교에 초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이제 한국 정부도 깨어있는 시민단체가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법구조적 불평등한 한미관계 개선(한미상호방위조약 개정, 한미SOFA 개정, 전시작전권 환수, 전략적유연성 폐기 등)을 미국 당국에 당당히 요구해야 할 때이다.
- 고대 법대 졸업, 서울대 법학석사, 독일 킬대학 법학박사(국제법)
- 한국외대 법대 학장, 대외부총장(역임)
-대한국제법학회장, 세계국제법협회(ILA) 한국본부회장.
-엠네스티 한국지부 법률가위위회 위원장(역임)
-경실련 통일협회 운영위원장, 통일교욱협의회 상임공동대표,민화협 정책위원장(역임)
-동북아역사재단 제1대 이사, 언론인권센터 이사장 (역임)
-민화협 공동의장, 남북경협국민운동 본부 상임대표, 평화통일시민연대 상임공동대표
-동아시아역사네트워크 상임공동대표, SOFA 개정 국민연대 상임공동대표(현재)
- ‘남북평화기원 강명구 유라시아 평화마라토너와 함께하는 사람들’(평마사) 상임공동대표
-한국외대 명예교수, 네델란드 헤이그 소재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 재판관,
-대한적십자사 인도법 자문위원, Editor-in-Chief /Korean Yearbook of International Law(현재)
-(사)아시아사회과학연구원 원장(현재)
-국제법과 한반도의 현안 이슈들(2015), 한일 역사문제 어떻게 풀 것인가(공저,2013), 1910년 ‘한일병합협정’의 역사적.국제법적 재조명(공저, 2011),“제3차 핵실험과 국제법적 쟁점 검토”, “안중근 재판에 대한 국제법적 평가” 등 300여 편 학술 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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