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産 에너지수입 오히려 늘었다 (2022.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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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2-04-26 09:30 조회980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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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産 에너지수입 오히려 늘었다
- 윤병효 기자
- 승인 2022.04.22 14:49
- 호수 3989
- 1면
3월 에너지·광물 수입액 전년 대비 70~100% 증가
물량 그대로 가격 상승효과, 러 1분기 사상 최대 흑자
대의명분과 실리 이원화 전략, 냉혹해도 어쩔 수없는 선택
러시아 경제 제재가 한계가 있음이 우리나라의 수출입 통계로 여실히 드러났다.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가 지난 3월부터 시작됐지만 오히려 러시아 에너지 수입은 대폭 증가한 것이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다. 러시아는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각국이 러시아 대체재를 찾고 있어 중장기적으로는 러시아가 어려움에 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21일 한국무역협회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러시아 경제 제재가 시작된 지난 3월 동안 러시아에 대한 수출액은 크게 감소했지만 수입액은 오히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월 수출액은 3억5216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55.6% 감소했고 수입액은 16억1623만달러로 43.6% 증가했다.
늘어난 수입액은 대부분 에너지와 광물이다. 주 수입품목 및 금액을 보면 석유제품 4억6238만달러(전년 동월 대비 102.4%↑), 유연탄 3억7863만달러(147.1%↑), 원유 2억9362만달러(15.3%↓), 천연가스 1억944만달러(73%↑) 등 1~4위가 모두 에너지였다. 다만 중량으로는 석유제품(28% 증가)을 제외하고 크게 늘지는 않았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 2월 24일,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의 대러시아 경제 제재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는 3월 4일 발효된 미국의 제재에 동참했다. 1차 제재 대상은 IT 및 항공우주 등 첨단산업의 수출이었다.
이후 미국은 제재 강도를 높이기 위해 2차 제재에 러시아 에너지 수입도 포함했다. 하지만 이 제재에 우리나라는 물론 일본, 유럽도 동참하지 않았다. 현실적으로 당장 러시아 에너지를 대체할 수단이 없었기 때문이다.
유럽은 침공 이후에 러시아 천연가스 수입이 늘었고, 일본 역시 지분 참여 중인 러시아 사할린 1,2 가스전 프로젝트에서 철수하지 않고 수입도 여전히 하고 있다. 러시아 원유는 국제은행들의 신용장 발급 거부로 판로가 막히는듯 했지만 중국과 인도가 저렴한 물량을 모두 매입하고 있다.
결국 러시아는 올해 1분기 역대 최대치인 580억달러 무역흑자를 기록하며 경제 타격을 거의 받지 않았다. 러시아 루블화는 한때 사상 최저인 달러당 121.5루블까지 떨어졌다가 현재는 전쟁 이전 수준인 80루블대를 회복했다.
하지만 한국, 일본, 유럽 등 러시아 에너지·광물 수입국들이 대체지역을 찾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러시아가 매우 힘들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진수 한양대 자원환경공학과 부교수는 “대의명분상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는 것은 맞지만 이와 동시에 원자재 대란을 맞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전략적인 판단이 필요하다”며 “중장기적으로는 각국이 재생에너지, LNG 등 러시아 대체재를 찾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는 매우 힘들어질 것이 확실하다. 러시아와 여러 부문에서 협력이 가능했던 우리로서는 다소 아쉬울 따름이다”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