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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대응 훈련' 거절.."윤 당선인에게 보낸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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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2-03-28 09:25 조회96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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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대응 훈련' 거절.."윤 당선인에게 보낸 메시지"[그렇군]

박성진 안보전문기자 입력 2022.03.28. 06:02 수정 2022.03.28. 06:46

[경향신문] 

 


 

 

육군 미사일사령부가 24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대응해 동해상에서 현무 2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국방부

미군이 한국군의 연합훈련 요청을 거부하는 이례적 사건이 발생했다. 북한의 ICBM 도발 발사에 대한 맞대응 훈련을 미측이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이 지난 24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한미는 화성-15형으로 판단)을 발사하자 한국군은 지상·해상·공중 합동 타격훈련으로 맞대응했다. 이날 동원된 화력은 현무-II 지대지 미사일 1발, ATACMS 1발, 해성-II 함대지미사일 1발, 공대지 JDAM 2발 등이었다. 다음날인 25일에는 서욱 국방장관의 현장 지휘로 F-35A 28대를 동원한 ‘엘리펀트 워크’(Elephant Walk) 훈련으로 맞대응 수위를 높였다.

두 맞대응 훈련은 한국군 단독으로 실시됐다. 5년 전인 2017년 9월 북한의 화성-15형 발사 때 한미가 연합타격훈련을 실시했던 것과는 대비된다. 당시에는 주한미군이 한국군과 함께 에이태킴스(전술지대지유도탄)를 발사했다. 이번 맞대응 실사격훈련에 주한미군과 미군 무력 자산은 보이지 않았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미군이 한국이 요구한 한미 연합실사격 훈련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합참 관계자는 28일 “청와대 안보실 지시를 받은 원인철 합참의장이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 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에게 맞대응 실사격을 함께 해달라고 요청했다”며 “그러나 러캐머라 사령관은 펜타곤(미 국방부) 지시를 이유로 연합 실사격훈련을 거절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코끼리 행진에 비유되는 ‘엘리펀트 워크’ 역시 마찬가지다. 엘리펀트 워크는 다수의 전투기가 짧은 간격의 밀집 대형으로 잇달아 이륙하기에 앞서 열을 지어 활주로를 이동하는 것을 말한다. 한국군은 미측의 거부로 홀로 비행장 활주로 위에서 ‘코끼리 걸음’을 걸었다. 북한 도발에 한국군 홀로 맞대응하는 모습이 연출된 것이다. 동맹군인 미군은 이 모습을 지켜만 봤다.

북한 ICBM 발사에 맞대응한 시간도 논란거리다. 북한의 ICBM이 발사대를 떠난 시각은 지난 20일 오후 2시 34분이었고, 한국군이 맞대응 미사일을 쏘기 시작한 시간은 오후 4시 25분으로, 북이 ICBM을 발사하고 111분이 지난 시점이었다. 이는 5년 전 한미가 6분 만에 대응 사격한 것과 견주면 시간적으로 크게 늦다. 이는 아마도 북한이 5년 전과는 달리 미사일을 고각으로 발사해 ICBM인지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인지를 구분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군은 북의 MRBM 발사일 경우 굳이 맞대응 실사격을 할 이유가 없는 사안으로 판단하고 있다.

 

 


공군 F-15K 전투기가 24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대응해 동해상에서 발사한 합동직격탄이 표적에 명중하고 있다. 국방부

결과적으로 ‘빛샐틈 없다’던 동맹인 미측의 연합훈련 거부는 실사격과 엘리펀트 워크 등 북한에 공개적으로 보낸 강력한 군사적 경고메시지의 효과를 크게 반감시켰다.

 

앞서 미국은 윤석열 당선인이 안보정책과 관련해 주장했던 것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미 의회조사국은 지난 18일 내놓은 ‘한국의 새로운 대통령 선출’ 제목 보고서에서 “(윤 당선인이) 여러 이슈에서 미국과 더 강하게 공조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윤 당선인이 말한) 한국의 선제타격 주장은 미국의 입장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보고서는 “미국은 과거 남북 군사 충돌이 있으면 종종 한국에 군사 대응은 자제하라고 압력을 가했는데 이는 윤 당선인 공약과 상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맞대응 훈련 거절은 미측이 북한과의 협상 여지를 남겨둔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는 조지프 디트라니 전 미 국무부 대북담당 특사가 지난 24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과 가진 인터뷰에서도 읽혀진다. 디트라니 전 특사는 인터뷰에서 북한이 협상에 복귀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제재 완화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미국과 유엔이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중단하겠다고 한 모라토리엄과 맞바꿀 수 있는 로드맵을 제시해야 하고, 대북제재 완화도 준비해야 한다”면서 “긴장이 고조될수록 판단 착오가 발생해 우발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도 커진다”고 경고했다. 윤 대통령 당선인을 향해서는 북한에 “포용성을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ICBM 발사를 모라토리엄 ‘파기’라고 말했으나, 미국 등 외국 언론은 모라토리엄 ‘종료’ 또는 ‘철회’라는 결이 다른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박성진 안보전문기자 longrive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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