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래원 기자 =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이 지난해 3월을 마지막으로 북한에 식량 지원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12일 WFP가 공개한 북한 보고서에 따르면 WFP는 지난해 1∼3월 식량 4천970t과 영양강화 식품 891.5t을 지원한 이후 현재까지 지원을 중단한 상황이다.

보고서는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국경을 봉쇄하고 지역 간 이동을 금지한 것이 지원물자 반입을 가장 어렵게 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반입된 물자의 배분 및 북한 내 식량 상황 파악은 원격 모니터링 방식으로 진행했다.

지난해 3월 평양에 상주하던 마지막 유엔기구 직원인 WFP 평양사무소장이 복귀하면서 현지에 직원이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국경 봉쇄와 이동 제한 조치에 따라 WFP는 전화 통화나 사진, 동영상 보고 등 원격 모니터링 방식을 적용했다"면서 "지난해 3월 이후에는 이마저도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3월 지원분은 북한 주민 총 56만6천886명에게 돌아간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에도 극소량의 지원 물자가 3개월 이상의 격리 기간을 거쳐 반입되기는 했지만, 통계로 산출할 정도의 규모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한편 WFP는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협조해 위성을 활용한 원격 탐사로 북한의 농업 생산과 기후 패턴 등을 정기적으로 분석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상황과 방역 사업, 기후 문제 등이 북한의 식량 안보 상황을 악화시켰을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북한의 국경이 재개방돼 국제기구 직원들이 복귀하고 식량 지원을 재개할 수 있을 때를 대비해 여러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2019∼2021년까지 3년 계획으로 수립했던 WFP의 대북지원 전략은 지원이 중단된 상황을 반영해 올해까지로 1년 연장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