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9일 베이징(北京) 올림픽에 정부 인사 참석 문제와 관련 "직전 (올림픽) 주최국의 역할을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최 차관은 이날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평창, 동경 그리고 북경으로 이어지는 동북아 릴레이 올림픽이고 상당히 의미가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는 한국 정부가 사실상 베이징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에 동참하지 않는 쪽으로 기울어 있는 것 아니냐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다만 최 차관은 "저희는 어떤 결정도 하고 있지 않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정부로서는 현재 베이징 올림픽의 외교적 보이콧에 관해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정부 대표 참석 문제와 관련해서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현재 미국이 중국의 신장(新疆)지역 종족 학살과 인권 유린을 문제 삼아 베이징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을 공식화했고 뉴질랜드와 호주, 캐나다, 영국 등이 동참 의사를 속속 밝히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각료급 인사 파견 보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에 문무과학성 산하 스포츠청 무로후시 고지 장관이나 일본올림픽위원회(JOC) 야마시타 야스히로 회장을 보내는 방안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중국의 인권 문제가 보이콧 결정의 고려 요소냐는 물음에 "현 단계에서 아직 (보이콧을) 검토를 하지 않고 있다. 검토를 안 하는 상황에서 어떤 요소가 고려사항이다, 아니다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현재 검토하지 않는다'는 답변 안에 입장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또한 최 차관은 미국과 호주 등 이른바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국가들이 선수단만 보내고 정부 관료는 참석하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을 속속 선언하는 것을 두고는 우스개로 "(참가하는) 선수들이 참 외로울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 차관은 문재인 대통령의 호주 방문과 관련해 오커스 동조나 중국 견제 의도가 없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그런 (중국 견제) 의도는 전혀 없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영국을 방문하면 중국 견제고, 미국을 방문하면 중국 견제냐. 우리의 필요에 따라 주요 파트너와 언제든 협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오는 12일부터 3박 4일간 호주를 국빈 방문할 예정이다.

이번 방문을 계기로 양국 정상은 핵심 광물과 원료 공급망, 미래경제, 인적교류 관련 협력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나 전기자동차 배터리 등 첨단산업을 육성하는 한국에는 호주의 광물자원이, 수소 산업을 중시하는 호주에는 한국의 기술력이 필요한 만큼 미래경제 분야에서 양국이 협력할 여지가 많다는 설명이다.

한편, 최 차관은 종전선언이 얼마나 진척됐냐는 물음에는 "결과가 과정보다 중요한 사안"이라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