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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올림픽 '외교적 보이콧'…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구상 동력 잃나? (2021.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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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1-11-22 14:29 조회3,03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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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올림픽 '외교적 보이콧'…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구상 동력 잃나?

VOA 2021.11.19
 

지난 3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중국 영사관 앞에서 중국의 인권 탄압과 관련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을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미국이 검토 중인 베이징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이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스포츠 외교’를 통해 미-북과 남북 관계 교착 상태에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구상이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제기됩니다. 안소영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8일, 내년 2월 중국에서 열리는 베이징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바이든 대통령] "Sir, do you support a diplomatic boycott of Beijing Olympic? Yes, that’s something we're considering."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베이징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지금 우리가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동안 미국 내 일각에서는 중국의 홍콩과 신장 내 인권 유린을 이유로 베이징올림픽에 불참해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돼 왔습니다.

그러던 중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베이징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검토하고 있는 사실을 직접 밝힌 겁니다.

외교적 보이콧이란, 베이징동계올림픽에 고위급 정부 대표단 없이 선수들만 보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미국이 실제 외교적 보이콧을 결정할 경우 베이징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장기 정체 상태인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진척시키려는 한국 정부의 구상은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그동안 한국 청와대는 베이징동계올림픽이 미-북과 남북 관계 개선의 전기가 되고, 동북아와 세계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혀 왔습니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절 미-북 양측이 `화염과 분노' ‘늙다리 미치광이’ 등으로 상대방 최고 지도자를 비난하며 위기로 치달았던 상황을 극적인 대화 국면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됐던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의 사례를 재현하겠다는 겁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17년 9월 유엔총회 연설입니다.

[녹취: 트럼프 당시 대통령(2017년 9월)] “Rocket Man is on a suicide mission for himself and for his regime.”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연설에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을 ‘로켓맨’으로 지칭하며, 그가 자신과 정권을 자살로 내몰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북한 정권을 완전히 파괴하겠다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리용호 당시 북한 외무성은 같은 연단에 올라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개 짖는 소리’라고 비난했고, 이후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늙다리 미치광이'로 비하하면서 반드시 불로 다스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반년 정도가 지난 뒤 미-북 두 나라는 ‘세기의 만남’으로 불리는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이뤄내는 등 비핵화와 관계 개선의 극적인 돌파구를 마련했습니다.

그 과정에는 평창동계올림픽이 있었습니다.

2018년 1월 1일, 김정은 위원장은 신년사 육성 연설을 통해 평창동계올림픽이 성과적으로 개최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북한 대표단 파견 용의를 밝혔습니다.

[녹취: 김정은 위원장] ”우리는 대표단 파견을 포함해 필요한 조치를 할 용의가 있으며 이를 위해 북남 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후 한국 정부가 남북 고위급 회담을 제의했고, 이틀 만에 2년 동안 끊겼던 판문점 연락채널이 복원되는 등 한반도 정세는 숨가쁘게 돌아갔습니다.

3월에 열린 평창올림픽에서는 ‘남북단일팀’이 구성됐고,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제1부부장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이 북한 대표단으로 한국 땅을 밟았습니다.

결국 평창동계올림픽은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과 두 차례 미-북 정상회담, 그리고 미국과 남북한 세 정상의 사상 첫 판문점 회동까지 만들어 냈습니다.

2018년 4월 27일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위원장은 역사적인 1차 남북정상회담을 열었고,

[녹취: 문재인 한국대통령/ 김정은 위원장] “요기까지 온 것은 위원장님의 아주 큰 용단이었습니다. 반갑습니다. 역사적인 장소에서 만나니까 또 대통령께서 분계선까지 나와서 맞이해주신 데 대해 정말 감동했습니다.”

남북한 정상은 그 해 5월 26일 판문점에서 2차, 9월 18일 평양에서 3차 만남을 이어갔습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새로운 외교관계 수립과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 정착, 한반도 비핵화, 그리고 한국전쟁 실종 미군 유해 송환 등을 담은 공동성명에 합의했습니다.

이듬해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로 끝나면서 결국 비핵화와 미-북 관계에 아무런 진전 없이 현 상태에 이르렀지만, 평창동계올림픽은 미-북과 남북 관계에 극적인 돌파구를 여는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미국의 베이징동계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이 현실화하면 베이징올림픽을 미-북과 남북 관계 교착을 풀 계기로 삼으려는 구상은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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