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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외교 초점은 인도·태평양”…시진핑 “소그룹 지양 다자주의로” (2021.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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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1-09-23 09:30 조회1,94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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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외교 초점은 인도·태평양”…시진핑 “소그룹 지양 다자주의로”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미·중, 유엔총회 연설 신경전상대국 거론 안 했지만 견제양국 ‘신냉전’ 해석엔 경계코로나·기후 대응 협력 공감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6차 유엔총회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 사진)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연설하고 있다. 두 정상은 서로를 직접 거론하지 않으면서도 날선 신경전을 펼쳤다. 뉴욕 | AP연합뉴스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6차 유엔총회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 사진)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연설하고 있다. 두 정상은 서로를 직접 거론하지 않으면서도 날선 신경전을 펼쳤다. 뉴욕 |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1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다자외교 무대인 유엔총회 공개 연설에서 또다시 신경전을 펼쳤다. 상대국을 직접적으로 거론하진 않았지만, 두 정상의 연설 기조는 서로를 견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6차 유엔총회 연설에서 “우리는 아프가니스탄에서 20년간의 전쟁을 끝내고 미국의 초점을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옮기고 있다”고 밝혔다. 아프간전 종료 이후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인도·태평양에 외교적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을 재천명한 것이다. 그는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라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유럽연합(EU),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쿼드 등 미국의 동맹 사례를 일일이 설명하기도 했다. 

이어 “약자를 지배하려는 강대국의 시도에 반대한다”며 무력에 의한 영토 변경, 경제적 강압 등을 사례로 제시했다. 중국의 대만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나 호주와의 무역 갈등 등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 신장위구르 자치구를 언급하며 “인종이나 민족, 종교적 소수자를 억압하는 일이 발생했을 때는 이를 지적하고 규탄해야 한다”고도 했다. 

반면 시 주석은 이날 화상으로 진행한 연설에서 “민주주의는 어느 나라의 전매특허가 아니라 각국 국민의 권리”라며 민주주의를 앞세워 자국에 대한 포위망을 강화하는 미국을 겨냥했다. 아프간 사태를 두고서는 “외부의 군사적 간섭과 이른바 민주 개조라는 것이 큰 후환을 남긴다는 것을 재차 증명한 것”이라고 미국을 비판했다. 그는 또 “소그룹과 제로섬 게임을 지양해야 한다. 진정한 다자주의를 실천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이 최근 영국·호주와 함께 새로운 안보협력체인 ‘오커스(AUKUS)’를 발족한 데 대한 비판으로 해석된다. 

다만 두 정상은 상대를 향해 날을 세우면서도 양국 관계가 ‘신냉전’으로 비춰지는 것에는 경계심을 나타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블록으로 나눠진 세계를 추구하지 않는다”며 “미국은 공동의 도전에 대한 평화적 해결을 추구하는 어떤 나라와도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시 주석도 “국가 간 갈등과 모순을 피할 수는 없지만 평등과 상호 존중을 기초로 이익의 접점을 넓히면서 최대의 동심원을 그려야 한다”고 말했다. 

AP통신은 양국 관계의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서도 두 정상이 차분한 언어를 선택했다며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언급에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전날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중 간 신냉전을 경고하며 양국 문제가 세계로 확산하기 전에 망가진 관계 회복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두 정상은 코로나19와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서는 국제사회의 협력 필요성에 공감하며 경쟁적인 약속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개발도상국이 기후위기에 대처하는 것을 돕기 위한 금융지원을 두 배로 늘리겠다고 했고, 시 주석은 해외에 석탄화력발전소를 신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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