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북한이 '세계 인도주의의 날'(8월 19일)을 맞아 난민이나 빈곤과 같은 인도적 위기가 서방국가에서 초래되고 있다고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외무성은 19일 홈페이지에 '인도주의 위기는 과연 어디서 초래되는 것인가' 글을 싣고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빈민과 난민 수가 급증하고 있다며 "(이 같은 위기를 초래한) 나라들이 다름 아닌 서방 나라들"이라고 지목했다.

이어 "해마다 늘어만 가는 피난민 행렬은 서방이 조작한 사회적 동란과 유혈 분쟁의 산물"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죄인 취급하면서 부보와 아이들을 분리해 구금하는가 하면 인신매매, 성폭행, 노예노동, 고문 행위 등을 묵인·조장하고 있어 세상 사람들을 경악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서방국이 수시로 북한의 인권 문제를 걸고넘어지는 것에 대한 불만도 표출했다.

외무성은 서방국가를 "주권 침해와 내정간섭을 일삼으며 끝없는 인도주의 재난을 빚어내는 나라들"이라고 표현하며 "서방 나라들은 저들에게는 도저히 어울리지 않는 '인권'과 '민주주의'의 간판을 버젓이 내들고 다른 주권국들에 대한 침해와 간섭 행위들을 공공연히 감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재난의 근원을 명백히 찾고 철저한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인류가 절실히 바라는 문제"라며 "국제사회는 인도주의 위기를 몰아오는 장본인이 누구인가 똑바로 보고 인류에게 헤아릴 수 없는 불행과 재난을 들씌우는 서방의 비인도주의적 행위들을 반대해 견결히 투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간 국제사회로부터 인권상황 개선을 요구받아온 북한은 최근 미국이나 영국 등 서방국가를 향해 역으로 인권 문제를 지적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22일에는 최현도 조선-유럽협회 연구사 명의 글에서 영국의 '유로2020'발 인종차별 사태를 언급하며 "남을 걸고들 한 쪼박의 체면이나 자격이 있는지 자기를 심중히 반성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달 13일에는 외무성이 미국의 세입자 퇴거 유예조치 종료 논란을 두고 "미국은 푼수 없이 다른 나라의 인권 문제를 논하기 전에 저들의 반인민적 정책으로 해 날로 악화하고 있는 인권 문제부터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