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아프가니스탄 장악 후 승리 선언 "국제사회가 폭압 종식·인권 개선 압박해야" (이희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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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1-08-17 10:13 조회3,324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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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아프가니스탄 장악 후 승리 선언
"국제사회가 폭압 종식·인권 개선 압박해야"
- 이희수 석좌교수 (성공회대)
[동영상] https://youtu.be/sGesOsdPp_s (시작후 20분 이후부터 관련 인터뷰)
▶ 김어준 :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고 그리고 탈레반이 다시 아프가니스탄을 통치하게 됐습니다. 중동 전문가 성공회대 이희수 석좌교수 전화 연결 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교수님.
▷ 이희수 : 네, 안녕하세요.
▶ 김어준 : 미국은 한 3개월 정도는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버틸 거라고 했는데 3개월은커녕 3주도 못 버텼습니다.
▷ 이희수 : 네, 그게 기대였겠죠.
▶ 김어준 : 미국은 그렇게 기대했는데 왜 이렇게 빨리 무너졌을까요?
▷ 이희수 : 제가 보기에는 빠른 게 아니라 굉장히 정상이다. 충분히 예상되었던 자연스러운 결과로 보입니다. 왜냐하면 아프가니스탄 정부 우리가 말이 정부라고 하지만 국민의 지지 기반을 갖고 있지 않은 그다음에 정부 운영이라는 게 미국의 돈과 지원을 먹고 사는 군무원 정도에 불과했기 때문에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손을 떼겠다는 순간 주군이 물러나는데 이미 그 정권은 이미 끝났다고 보면 되고요. 결정적으로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의 미래를 논의하면서 탈레반과 협상을 시작하지 않았습니까? 그때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그 자리에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결국 이미 그때 정부도 아니죠, 아니, 아프가니스탄의 미래를 논의하는 자리에 정부는 협상 대상자로 끼지도 않았는데. 그래서 이미 그 정권이 존재하는 의미는 찾을 수 없었고, 따라서 미국의 보호 아래 있었던 아프가니스탄 정부 권력자들이 미국의 보호막이 걷히자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고 그냥 어떻게 하면 재산을 챙겨서 빨리 미국이나 다른 데로 도망갈 것만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이게 껍질만 아프가니스탄 경찰이고 군이었지 속은 완전히 썩어 있었기 때문에 탈레반의 승리가 눈앞에 있는데 그것을 싸울 어떤 국가관이나 기본적인 충성심도 없었다. 국민을 생각하는 마음을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정부였으니까 제가 보기에는 빠르지도 늦지도, 무너질 게 그냥 자연스럽게 무너졌다고 보는 게 합리적인 게 아닐까 싶어요.
▶ 김어준 : 교수님 말씀대로 하자면 미군 부대가 거기 주둔하고 있는데 그 주둔한 미군 부대에 종속된 군무원 정도에 불과했지 독립적인 정부라고 볼 수도 없었다는 거네요, 애초부터.
▷ 이희수 : 국민의 지지 기반이 전혀 없었고요. 지난번 선거를 통해서 대통령이 당선되기는 했지만 그때 탈레반은 아예 선거에 참여하지도 않았고요. 그다음에 카불 일대만 사실은 했지 카불 정권 정도였지 카불 바깥에는 국토의 거의 대부분을 오랫동안 탈레반이 실질적으로 정부 역할을 해 왔었죠.
▶ 김어준 : 그렇군요. 그러니까 카불 수도를 상대로 투표를 했고 그러니까 친미국 성향의 사람들 그리고 또는 미군 부대의 이익이 연결된 사람들만 그 안에서 투표를 한 결과고 그 외의 지역은 이미 탈레반이 접수하고 있었다, 오래전부터?
▷ 이희수 : 국민의 지지 기반이 전혀 없었다고 보는 게 더 합리적이겠죠.
▶ 김어준 : 알겠습니다. 그리고 미국이 그래서 떠나기 전에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빼고 탈레반하고 협상을 했다고 하는데 무슨 협상을 했다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까?
▷ 이희수 : 앞으로 미군이 철군하겠다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선언을 하고 철군 이후에 권력을 어떻게 분점하고 경제적 이권을 배분하고 또 특히 민주화 절차를 거칠 것인지에 대한 오랫동안 평화협상을 카타르 수도 도하를 중심으로 해 왔죠.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정부로 인정하지 못하기 때문에 나의 협상 파트너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하게 요구를 해서 미국과 탈레반 사이에 직접 협상이 지금까지 진행되어 왔죠. 아프가니스탄 미래를 결정하는 평화협상이었죠.
▶ 김어준 : 그러니까 미국은 자신들이 떠나면 바로 탈레반이 집권할 걸 알고 있었고 그러다 보니까 미국은 떠나기 전에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아니라 탈레반과 협력해서 앞으로는 어떻게 지내자, 그 관계를 정리하고 떠난 거군요.
▷ 이희수 : 그렇습니다.
▶ 김어준 : 그러면 미국은 사실 처음 침공할 때는 명분이 빈 라덴도 있었지만 탈레반이 워낙 인권 침해가 심해서 탈레반을 쳐부순다는 명분으로 들어갔는데 떠날 때는 다시 탈레반을 파트너로 인정하고 떠나는 것 아닙니까?
▷ 이희수 : 에, 그렇습니다. 원래 미국이 대테러전쟁을 하기 전까지 5년 동안 실제로 아프가니스탄을 통치하던 집권 정치 세력이 탈레반이었습니다. 그런데 20년 만에 전쟁에 실패하고 다시 탈레반이 집권하니까 원래 자리로 되돌아온 거죠. 좋은 정권이다, 나쁜 정권이다는 나쁜 정권이죠, 분명히. 그러나 어떤 일이 있어도 나쁜 정권이라 하더라도 국민의 지지 기반, 민심을 등지고 계속 전쟁할 수는 없었던 게 미국의 큰 딜레마였고, 전쟁하자마자 미국은 이길 수 없다는 것을 금방 알았습니다. 왜냐하면 그건 산악 지대에 탈레반을 궤멸할 수 없고 중앙정부의 통제가 미치지 않는 곳에 실제로 물과 빵과 안전을 유지해 주는 역할을 탈레반이 해 왔고 실질적인 정부 역할을 20년 동안 해 왔기 때문에 탈레반을 민심과 이반시켜서 궤멸한다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했고요. 그건 모든 전문가들이 일치된 견해였습니다. 그런데 20년 동안 생각보다는 너무 오래 끌어 왔던 거죠.
▶ 김어준 : 그럼 탈레반은 언론에 보도되기로는 과거와는 다르게 조금 더 개방적이고 그리고 조금 더 인권 친화적인 그런 정부가 되겠다고 표방하는데 어떻게 보세요?
▷ 이희수 : 두 가지입니다. 우선 그 사람들은 내전 상태에서 여러 가지 반대 부족을 잔혹하게 처형하고 진압하면서 정권을 잡아서 거의 탈레반이라는 사람이 원래 강성 신학도였기 때문에 자기의 정권의 정체성이 강성 이슬람입니다. 그래서 굉장히 폭압적인 정치를 써 왔던 것은 분명한데, 이게 20년이 지났잖아요. 그 당시에 태어났던 사람들이 지금 20대예요. 세상이 이렇게 변했는데 그걸 가지고 민심이나 지역 주민들을 끌고 갈 수 없다는 것도 잘 알고 그래서 아마 바뀔 거예요. 그리고 두 번째는 저항하는 자세에서의 탈레반과 지금 아프가니스탄을 책임지는 집권 정당으로서의 탈레반은 상황이 바뀌었잖아요. 그런 면에서 변화가 있을 거고 나머지는 결국 탈레반이 국가 건설을 하기 위해서는 전후 복구 사업이나 미국이나 유럽의 경제적 지원 없이는 한 발자국도 못 나가요. 그러니까 이게 이런 상태에서는 외부 세계 지원을 기대할 수가 없기 때문에. 물론 태생적으로 강성 이슬람이기 때문에 본질이 어디 가겠어요? 그러나 기본적으로 과거와 같은 그런 극악한 방식은 상당히 유순해지지 않을까 기대할 수 있는 거죠.
▶ 김어준 : 미국이 군사적으로 진압하고 제압하는데 실패했지만 어쩌면 경제 복구를 해야 되니까 미국이 이번에는 돈을 가지고 탈레반과 거래해서 미국이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려고 할 수도 있겠군요.
▷ 이희수 : 그게 미국이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경제 지원과 전후 복구 사업을 하면서 이런 여성 인권 개선이나 민주화 이행에 대한 반드시 연계를 해야 됩니다. 그래야 탈레반이 약간이라도 소위 말하는 인권 문제를 개선할 수 있고 글로벌 스탠다드로 갈 수 있는 길이지 그냥 막연한 지원은 오히려 폭압 정권을 강화해 줄 위험도 있죠. 그게 아마 미국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딜레마일 겁니다.
▶ 김어준 : 그러니까요. 그게 극단적으로 되면 다시 미국을 위협하는 테러 집단이 거기서 발호할 수도 있고. 그런 걸 두려워하겠죠, 미국은.
▷ 이희수 : 그렇습니다.
▶ 김어준 : 또 한 가지 거론되는 이야기가 권력에 공백이 생겼으니까 여기에 중국이 일대일로를 비롯해서 자기 이익을 관철시키기 위해 들어갈 것이다, 이런 전망도 있지 않습니까?
▷ 이희수 : 네.
▶ 김어준 : 이건 어떻게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