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도 장군에 ‘건국훈장 대한민국장’ 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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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1-08-17 15:08 조회2,141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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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범도 장군에 ‘건국훈장 대한민국장’ 추서
- 이광길 기자
- 승인 2021.08.17 10:36
카자흐 대통령, 고려극장 수위장 사임서·사망진단서 전달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고(故) 홍범도 장군에게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추가 서훈했다.
‘건국훈장’은 대한민국의 건국에 공로가 뚜렷하거나, 국가의 기초를 공고히 하는 데에 이바지한 공적이 뚜렷한 사람에게 수여된다. 건국훈장은 5등급(대한민국장, 대통령장, 독립장, 애국장, 애족장)으로 나뉜다.
홍범도 장군은 이미 1962년 항일무장투쟁 공적을 인정받아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받았으나, 이번 유해 봉환 계기에 추가 서훈된 것이다.
△봉오동·청산리 전투의 주역이자 항일무장투쟁을 상징하는 인물로 민족자긍심 고취와 민족정기 선양과 국민통합에 기여하고, △중앙아시아 고려인 사회에서 영원한 항일무장투쟁의 영웅으로 기억되어 한민족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이를 공고히 하는데 기여했으며, △“국제 평화와 화합의 상징”으로 대한민국과 카자흐스탄 공화국 간 교류와 우호 협력 증진한 공적을 인정받았다.
훈장 수여식은 17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열렸다.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우원식 이사장에게 직접 수여했다.
이날 토카예프 대통령은 홍범도 장군과 관련된 2건의 사료를 전달했다. 1943년 서거한 장군의 사망진단서와 장군이 말년에 수위장으로 근무했던 고려극장의 사임서이다.
고려극장은 1932년 9월 9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고려인 예술인들에 의해 창설됐다. 1937년 강제이주 이후 크즐오르다, 우슈토베를 거쳐, 1968년 알마티로 옮겨오면서 국립 고려극장으로 승격되었다.
이 극장은 강제이주 직후부터 카자흐스탄뿐만 아니라 우즈베키스탄을 포함한 소련 내 고려인 정착 지역 순회공연으로 동포들의 애환을 달래 왔다. 1942년 홍범도 장군의 구술을 바탕으로 홍 장군의 항일 투쟁을 그린 연극 ‘의병들’이 크즐오르다 고려극장에서 최초로 상연됐다.
1868년 8월 평안남도 평양에서 태어난 홍범도 장군은 1907년 함경도와 평안도 일대의 포수들을 중심으로 의병을 조직하고 일본군과 여러 전투를 치렀으며, 1919년 북간도에서 대한독립군을 조직하고 국내진공작전을 전개했다.
1920년 6월 군무도독부 및 국민회 독립군부대와 연합하여 중국 왕청현 봉오동에서 일본군 1개 대대를 섬멸하는 승리를 거뒀다. 그해 10월에는 북로군정서와 연합하여 제1연대장으로 김좌진 장군 등과 함께 일본군을 공격하여 대규모 승전을 일궈냈다. 항일무장투쟁사에 빛나는 봉오동전투와 청산리대첩이다.
장군은 1922년 1월 극동민족대회에 고려혁명군 대표자로 참석하여 레닌과 회견하고 권총을 선물 받았다. 그해 고려혁명군 제대 후 1923년부터 독립군 동지들과 동포사회의 경제적 안정을 도모하는 등 한인동포사회의 권익보호에 앞장섰다.
‘간도참변’, ‘자유시참변’ 이후 연해주에 머물던 장군은 스탈린이 통치하던 1937년 카자흐스탄 지역으로 강제 이주 당했다. 1938년 4월초 크즐오르다 도시구역으로 옮겨 1943년 10월 이역 땅에서 눈을 감았다.
76주년 광복절인 지난 15일, 장군을 태운 특별수송기가 방공식별구역(KADIZ)에 들어오자 공군은 전투기 6대를 보내 엄호했다. 성남 서울공항에서는 문재인 대통령과 특사단(박기철 국가보훈처장, 우원식 의원, 조진웅 배우), 서욱 국방장관 등이 맞이했다.
장군의 유해는 대전 현충원에 임시 안치됐다. 16~17일 이틀간 온·오프라인으로 참배객을 맞은 뒤 18일 정식 안장될 예정이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7일 오전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은 “30년에 걸친 노력의 결실”이라고 말했다.
30년이나 걸린 이유에 대해서는 “카자흐스탄은 남북 모두와의 수교 국가”이고 “홍범도 장군께선 고향이 평양이시기 때문에 우리 입장에서 보면 대한민국으로 귀국하시는 것이 중요하지만 또 다른 의미의 고향으로 돌아가셔야 되는 의미도 있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북측에서도 봉환을 요구했다는 말이냐’는 질문에 “당연한 일”이라고 확인했다.
‘유해 봉환’ 과정에 관여한 김대식 전 카자흐스탄 주재 대사는 “홍범도 장군은 민족 전체가 추앙하는 분이기 때문에 남북이 공동으로 의미 있는 장소에 모셨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운 마음 한 자락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