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북한 함경도 지역에 폭우로 수해가 발생하면서 유엔과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가 대북 인도적 지원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을 밝혔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대변인은 6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북한 동부에서 홍수가 발생했다는 보도를 우려를 안고 지켜보고 있다"며 "북한 당국과 접촉 중이며 수재민의 인도주의적 요구에 대응하려는 북한의 노력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수 보도가 한 달에 걸친 폭염에 이어 나왔다"며 "북한의 식량 안보 상황에 대한 우려를 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U 인도주의지원국도 이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서면으로 "북한 일부 지역의 가뭄과 대규모 홍수의 복합적인 영향에 따른 식량부족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면서 "국경 폐쇄조치가 완화될 경우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한국과 미국도 대북 인도적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6일 전화 통화에서 인도주의적 협력 등 북한과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북한 수해에 따른 인도지원도 협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달 초 함경남도 지역에 폭우가 쏟아졌다며 제방이 붕괴해 주택 1천170여 세대가 침수되고 주민 5천여명이 긴급 대피했다고 밝혔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한 국경봉쇄와 지난해 장마·태풍 피해 등으로 가뜩이나 불안한 북한의 식량 사정에 악영향을 줄 전망이다.

FAO는 북한의 올해 식량 부족분을 85만8천t으로 추산했고, 미 농무부 산하 경제연구소는 북한 식량 부족분이 104만t으로, 주민 1천630만명이 식량 불안정을 겪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까지 지난 6월 전원회의에서 "현재 인민들의 식량 형편이 긴장해지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북한이 이들의 지원을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북한은 지난해 수해 발생 이후에도 줄곧 '자력갱생'을 강조하며 외부지원을 받지 않겠다는 뜻을 고수하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7일 '새로운 ５개년계획의 기본종자, 주제' 기사에서 "새로운 ５개년 계획 기간 우리 인민이 확고히 틀어쥐고 철저히 구현해나가야 할 원칙은 자력갱생, 자급자족"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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