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소식


소식

홈 > 소식 > 새소식
새소식

[기고] 김련희 ‘평양시민’이 갈 곳은 감옥이 아니라 그의 ‘조국’이고 가족품이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1-01-19 10:51 조회1,779회

본문

김련희 ‘평양시민’이 갈 곳은 감옥이 아니라 그의 ‘조국’이고 가족품이다

  •  권오헌
  •  
  •  승인 2021.01.18 23:58
 

[기고] 권오헌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

탈북출신 공무원을 간첩으로 조작했던 검찰이 이번에는 억지로 끌려와 국적취득까지 강제당하며 감시와 통제를 받고 있는 ‘조선 국적’ 평양시민을 감옥에 보내려 하고 있다. 하루아침에 생이별되어 오직 가족품으로 보내달라는 피눈물의 호소에 남북이 합의한 인도주의 실천 대신 공안검찰은 단 한번의 당사자 면담도 없이 자의적 판단만으로 없는 죄를 씌우려하고 있다.

대구지방검찰청은 지난해 12월 29일, 탈북 브로커에 속아 강제로 남쪽에 끌려와서 11년째 억류당한 채 하루같이 가족이 살고 있는 조국으로의 송환을 요구해온 김련희 평양시민(이하 김련희씨)을 그 무슨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와 잠입·탈출 그리고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대구지방법원에 공소제기했다.

검찰이 김련희씨를 국가보안법 법망에 옭아매는 데는 그들이 상투적으로 써먹는 북(조선)에 대한 이른바 ‘반국가단체성’을 전제로 하고 있다.

바로 공소장에서는 ‘북한은 대한민국 정부를 참칭하고 국가변란을 목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반국가단체’라고 규정한다. 또한 ‘한반도 적화통일을 기본목표로 설정’하고 ‘남한의 억압받는 민중을 해방하고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하여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NLPDR) 사업을 완수하여야 한다’며 ‘반미자주화투쟁’과 ‘자주적인 민주정부를 수립’하여 ‘북한의 연방제통일론’에 따라 ‘소위 자주적인 평화통일’을 이룩해야 한다고 ‘선전·선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참으로 대꾸할 가치조차 없는 냉전·대결시대의 공안논리다. 언제 북에서 ‘대한민국 정부를 참칭’한 일이 있었던가! 평화애호국만이 가입할 수 있는 유엔회원국이 어찌 ‘국가변란을 목적으로 활동하는 반국가단체’가 될 수 있단 말인가! 남북이 합의한 7.4남북공동성명의 조국통일 3대원칙을 비롯한 북의 조국통일 3대헌장 어느 항목에도 적화통일을 목표로 한 내용은 없다.

또한 남과 북은 각기 상대를(통치형태 등) 인정하고 존중하기로 했으며(남북기본합의서) 어떠한 외세 간섭 없는 우리 민족끼리 자주통일 하기로 하지 않았던가!(6.15공동선언) 특히, 최근년 남북정상이 직접 만나 민족자주와 민족자결 원칙으로 평화와 번영 자주통일로의 합의(판문점선언)까지 하지 않았던가. 어찌하여 ‘대한민국 정부를 참칭하는 반국가단체’가 될 수 있으며 ‘적화통일을 목표로 활동하는 불법단체’가 될 수 있단 말인가.

이같이 북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한 것을 전제로 하는 김련희씨에게 씌운 이른바 국가보안법 위반 행위라는 것 또한 가관이다.

먼저, 이른바 국가보안법상 잠입·탈출 예비음모 혐의이다.

공소장에 일부 기재한 대로 김련희씨는 이번 공소 이전에 오직 자신이 태어나 자란, 가족들이 기다리는 조국으로 돌아가려는 일념으로 ‘위조여권’, ‘가짜 간첩행위’를 시도한 바 있다. ‘간첩행위가 인정되면 강제출국’ 당할 수 있을 것이란 순진한 생각에 탈북자들 주소를 모아 경찰에 자진신고 했던 것이다. 그러나 법원은 그 속내를 인정 집행을 유예했다.

김련희씨가 베트남대사관에 들어간 것은 ‘오직 가족품으로 돌아가겠다’는 일념의 연장이었다. 북과 우호국가인 베트남대사관에서는 자신의 인도주의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을 것이란 실낱같은 희망에서였다. 그런데 검찰은 이를 두고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 반국가단체인 북한의 지배하에 있는 지역으로 탈출하기 위해 예비음모 했다”고 억지논리를 폈다.

참으로 소도 웃을 비상식의 극치다. 김련희씨가 자기 나라와 ‘우호국가’로 생각하여 이 절실한 인도주의 문제를 호소하면 국제정의 차원에서 풀어줄 것이란 실낱같은 희망에서였지 그 무슨 반국가단체가 지배하는 지역으로 탈출하기 위한 예비 음모라니 터무니없는 공안논리가 아닐 수 없다. 또한 김련희씨는 가족과의 재결합, 조국으로의 돌아감 외에 그 무슨 어느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 따위는 알 턱이 없고 ‘반국가단체인 북한의 지배하에 있는 지역’이 아니라 자신이 태어나 자라고 가족이 기다리는 조국으로 돌아가려는 일념이었을 뿐이다.

이와 관련 검찰에 묻고 싶다. 지난 시기 일부 탈북자들이 제3국의 대사관에 들어가거나 국경을 몇 개씩 넘어가면서 입국했는데 그들의 대사관 진입과 국경침입에 대해 검찰은 기소한 일이 있는가?

다음으로, 이른바 찬양·고무 혐의이다.

검찰은 김련희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북의 ‘미래과학자거리’ 조성을 보도한 <조선의 오늘> 기사 내용을 링크한 것을 두고 “이를 비롯한 2015. 10. 9.경부터 2020. 4. 14.경까지 별지 기재와 같이 총 50여 회에 걸쳐 같은 방법으로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 또는 동조할 목적으로 이적표현물을 각각 제작반포”했다고 찬양·고무죄를 씌웠다.

사람은 누구라도 자신의 존재감을 느끼고 자부한다. 사회의 기본단위로서 가족과 가정에 대한 일체감, 책임감, 자긍심을 갖는다. 또한 더 큰 사회구성체인 국가에 대한 구성원으로서의 권리와 의무뿐만 아니라 좋은 일에 대한 자긍심, 궂은일에 대한 염려를 하게 된다. 인종과 국경을 넘어 어느 누구도 품고 있는 정서이다.

강제로 끌려와 생이별당하고 있는 처지에서 가족들과 자신이 태어나 자란 조국에 대한 그리움과 자긍심은 김련희씨가 아니어도 누구라도 갖게 된다. 김련희씨가 못내 기다리는 가족들이 살고 있는 조국 현실을 페이스북에 담은 것이 어떻게 그 어떤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할 턱이 있으며 그 어떤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 그 지령을 받은 자를 찬양·고무·선전 또는 동조할 목적이 될 수 있단 말인가.

오히려 김련희씨를 키워 교육시킨 자랑스런 조국이 있을 뿐이고 그 조국 땅에서 꿈에도 잊지 못하는 가족들이 기다리고 있음을 철석같이 믿고 그러한 조국과 가족들을 그리고 사랑하는 마음만 있을 뿐일 터였다.

다음으로, 또 다른 찬양·고무 혐의점이다.

검찰은 김련희씨가 2016. 1. 11.경 네이버 받은메일함에 안영봉이 보낸 ‘낙성대 김영식 선생님이 가족에게 쓰는 편지’라는 제목의 글을 수신 보관했다며 이를 비롯한 16회에 걸쳐 같은 방법으로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 또는 동조할 목적으로” 인터넷, 이메일 등에 이적표현물을 제작·소지·반포·취득했다며 찬양·고무죄를 조작했다.

여기서 검찰이 말하는 이적표현물로 ‘낙성대 김영식 선생님의 가족들에게 쓰는 편지’는 비전향장기수 2차 송환 희망자 김영식 노인이 가족들과 수십 년 헤어진 채 남쪽에 묶여 지내면서 하루하루의 고된 삶을 표현하는 글 중 어느 날 50년 전 어린 자녀를 떼어놓고 집나온 뒤 생사조차 알 수 없는 어버이의 심정을 혼자 기록한 편지글을 말한다.

김영식 노인의 이 편지글은 ‘통일조국에서 화목하게 삽시다’란 책으로 엮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적으로 읽히고 있는 가족과 고향 조국에 대한 향수를 담은 내용이다. 김련희씨나 김영식 노인 다 같이 가족과 고향을 그리는 동병상련의 처지에서 이런 글을 갖고 있다 해서 그 무슨 위법행위가 된단 말인가?

앞서의 찬양·고무 혐의의 부당함처럼 그 어떤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 턱이 없고 그 어떤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 또는 동조할 목적이 아니라 가족과 고향을 그리는 안타까운 마음이 있을 터였다.

강제로 끌려와 억류상태이기에 가족들과 조국에 대한 신심을 표현할 권리조차 없단 말인가? 대통령을 간첩이라고 말한 한 성직자는 무죄가 될 수 있어도 고향을 그리는 내면의 양심을 간직한 것은 죄가 된단 말인가? 아니 휴전선을 넘어 검찰이 말하는 반국가단체가 지배하는 지역으로 들어가 그곳 구성원들을 만나 회합을 하며 남쪽 사정을 말하고 숙박을 하면서 결의를 다진 대통령을 비롯한 수백 명 고위인사에 검찰은 언제 이들에게 목적수행, 자진지원, 금품수수, 잠입·탈출, 찬양·고무, 회합·통신, 편의제공 등 혐의로 입건한 바 있었나?

어떠한 법률체계도 고정불변하지 않는다. 시대의 요구와 사회적 조건에 따라 법과 제도도 현실에 맞게 없애거나 고쳐야 한다. 대통령의 평양방문 일정이 국가보안법 위반 행위가 될 수 없듯이 김련희씨의 ‘가족품으로의 일념’도 죄가 될 수 없다. 검찰은 당장 김련희씨에 대한 공소를 취하하고 사과해야 한다.

오히려 문재인 정부는 본인의사에 반하여 강제로 끌려와 억류돼 있는 김련희씨를 ‘대한민국 국민’인 것처럼 붙잡아둘 게 아니라 그의 가족과 그의 조국으로 조건 없이 돌려보내야 한다. 헌법과 국제인권협약은 자국으로 돌아갈 권리와 가족들과의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따라서 김련희씨를 반인권, 반통일 악법인 국가보안법에 걸어 감옥에 보낼 것이 아니라 11년 넘게 외쳐오고 있는 그의 조국과 가족품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그것이 바로 남북이 합의한 인도주의문제 실천이고 인륜도덕을 살리는 길이다. 

 

권오헌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


브라우저 최상단으로 이동합니다 브라우저 최하단으로 이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