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란 25년 협정, 중국의 중동정책에 중대한 변화"/미국의 '공백' 틈타 중동 내 영향력 키우려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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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1-03-29 10:45 조회2,741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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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란 25년 협정, 중국의 중동정책에 중대한 변화"
송고시간2021-03-29 09:39
전 이란 주재 중국 대사 홍콩매체에 "중국, 미국 덜 신경쓰게 돼"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과 이란이 25년간 협력을 약속하는 장기협정에 서명한 것은 중국의 중동정책에 있어서 중대한 변화를 상징한다고 전 중국 외교관이 밝혔다.
화리밍(華黎明) 전 이란 주재 중국대사는 2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중국은 1979년 미국과 수교한 이래 미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이란과의 거래에 신중을 기해왔지만, 중미 관계가 악화하는 가운데 이란과 협정을 체결한 것은 중동정책의 변화를 뜻한다고 말했다.
SCMP는 지난 27일(현지시간)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테헤란에서 향후 25년간 에너지·경제·안보 분야에서 협력한다는 협정에 서명했다고 전했다.
화 전 대사는 "해당 협정과 왕이의 (테헤란) 여행은 이란, 해당 지역과 중국의 관계에 중대한 변화를 상징한다"고 말했다.
그는 1991년부터 1995년까지 이란 대사를 지냈으며, 아랍에미리트(UAE)와 네덜란드 대사도 역임했다.
그는 "카터 행정부 시절부터 미국은 중국에 미국-이란 관계에 대해 종종 상기시켰다"며 "미국인의 입장에서는 (중국-이란 관계가) 미중 관계의 장애가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최근 몇달간 중미 관계에 근본적인 변화가 생기면서 그런 시대는 사라졌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왕 부장은 현지에서 "국제적, 지역적 상황이 어떻게 바뀌더라도 중국은 이란을 향한 우호적인 정책을 확고하게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자리프 장관은 중국을 "어려운 시기의 친구"라고 강조하며 "우리는 이란을 상대로 한 잔혹한 제재의 시기에 중국의 소중한 입장과 행동에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다만 SCMP는 이번 협정 체결까지 5년 가까이 걸렸지만, 자세한 사항은 아직까지 발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화 전 대사는 이번 협정이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계획 아래 경제, 문화, 안보와 석유·가스·핵에너지를 포함한 군사 분야까지 폭넓은 범위의 여러 프로젝트로 구성돼 있다고 확인했다.
그는 미국의 제재 속에서도 최근 몇달 간 중국의 이란 석유 수입은 꾸준히 증가해왔다고 밝혔다.
화 전 대사는 "중국과 이란 모두 상호 긴밀한 관계를 공개적으로 알리는 데 관심이 있다"며 "이는 바뀐 현실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미국의 생각에 신경을 덜 쓰게 되면서 우리는 이란과 관계 증진에 있어 더 이상 자체적으로 가해왔던 제약에 제한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SCMP는 우시케(吳思科) 전 사우디아라비아 주재 중국 대사를 인용, 왕이 외교부장의 중동 6개국 순방은 이란과 사우디 사이 중재자 역할을 포함해 중동에서 중국의 역할을 확대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pretty@yna.co.kr
미국의 '공백' 틈타 중동 내 영향력 키우려는 중국
송고시간2021-03-28 22:51
中 외교부장, 중동 국가 순방하며 백신 공급·인프라 투자 약속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중재할 것"…예멘 내전에도 목소리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미국과 중동 국가들의 관계가 이전 같지 않은 틈을 타 중국이 중동 지역 내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과는 달리 조 바이든 행정부는 중동 문제에 있어서 적극적이지 않은 모습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었다.
트럼프는 재임 당시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의 국교 수립을 적극적으로 중재해 '아브라함 협정'을 끌어냈다.
이에 반해 바이든 대통령은 전통적 우방인 사우디, 이스라엘과도 어느 정도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달 언론 브리핑에서 "사우디와 관계를 재조정할 의향이 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상대는 실권자로 통하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아니라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이라고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근 한 달 만에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첫 통화를 해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불편한 마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기도 했다.
격화하는 미중 갈등 속에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 시기 약해진 대서양 동맹 복원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이런 미국의 '공백'을 틈타 중동 국가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공급·경제 인프라 투자를 약속했고, 예멘 내전·팔레스타인 문제 등 지역 현안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왕이(王毅)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 24일부터 사우디, 터키, 이란, UAE, 바레인을 잇따라 방문했다.
미국의 최대 적성국인 이란에서는 향후 25년간 포괄적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협정에 서명했다.
2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중국은 향후 25년간 이란으로부터 안정적으로 원유를 공급받는 대신 4천억 달러(약 452조원)를 이란에 투자하기로 했다.
이 협정에 대해 NYT는 중동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고, 이란을 고립하려는 미국의 노력은 약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8년 탈퇴한 이란 핵합의(JCPOA) 복귀를 놓고 이란과 거센 힘겨루기 중인 바이든 행정부로서는 달갑지 않은 일이다.
사우디 방문에서 왕이 부장은 알아라비아TV를 통해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인사를 중국으로 초청하겠다"면서 양국의 대화를 주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예멘 내전과 관련해서는 최근 사우디의 휴전 제의를 지지한다면서 "최대한 빠른 예멘 내전 중단을 촉구한다"고 왕이 부장은 강조했다.
이번 순방에서 왕이 부장은 UAE를 방문해 코로나19 백신 개발 및 공급에 있어서 포괄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이날 걸프제약산업(GPI)은 중국의 시노팜 백신을 내달부터 UAE에서도 생산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베이징 소식통은 "왕이 부장의 이번 중동 순방은 미국이 유럽과 나토 동맹을 강화하려는 가운데 중국은 이란 등과 밀착해 중동에서 미국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