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를 하고 에너지 및 인프라 시설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는 ‘제한적 휴전’에 합의하고, 우크라이나의 핵발전소를 포함한 에너지 시설을 미국이 소유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통화가 약 1시간 동안 지속됐으며 “매우 좋았다”고 밝혔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와 마이크 왈츠 국가안보보좌관이 이날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전기 및 공공 서비스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해당 발전소를 운영하는 데 매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대부분 논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요청과 요구사항을 조정하기 위해 어제(18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통화를 바탕으로 이뤄졌다”며 “우리는 매우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의 통화는 지난달 28일 파국으로 끝난 백악관 ‘고성회담’ 이후 약 한 달 만에 이뤄진 것이다.
두 정상은 러시아·우크라이나 간의 격전지인 쿠르스크 상황을 논의했으며, 양측 국방 담당자 간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하기로 합의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에 대해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 방어를 위한 (미국의) 정보 공유는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과 정보 공유를 중단하라고 한 요구를 거부한 것이다.

유럽 최대 규모의 원전인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 위키피디아
두 정상은 통화에서 에너지 분야에 대한 부분 휴전에도 합의하면서, 이러한 부분 휴전이 완전한 전쟁 종식과 안보 보장을 위한 첫걸음이 될 수 있다는 데 동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에서 우크라이나의 전력 공급망과 원자력 발전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와 관련, 루비오 장관 등은 “미국이 (우크라이나) 원전을 소유하는 것이 우크라이나 인프라를 보호하고 에너지 인프라를 지원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원전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국경 사이에 있는 유럽 최대 규모의 자포리자 원전으로 보인다. 자포리자 발전소는 2022년 러시아군이 점령하면서 운영·통제권이 러시아에 넘어갔으며, 3년째 운영이 중단된 채 방치돼 방사능 사고 등 안전 위험성이 우려되고 있다.
또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추가적인 방공 시스템, 특히 패트리엇 미사일 시스템을 요청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에서 이용 가능한 시스템을 찾기 위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루비오 장관 등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중 러시아에 납치되거나 실종된 어린이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물었고, 이들 어린이가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양측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루비오 장관 등은 “양측은 휴전 협정을 유지하기 위해 모든 당사자가 계속 노력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부분 휴전 시행 및 휴전 확대와 관련한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협정을 위한 양측 실무팀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만나 에너지 분야 부분 휴전을 흑해에서의 해상 휴전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레빗 대변인은 “대통령 협상팀과 국가안보 전문가 팀이 이번주 후반 사우디로 가서 세부사항을 계속 검토하고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처럼 평화에 가까워진 적은 없었다. 이건 오직 트럼프 대통령 덕분”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