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핵추진 항모 칼빈슨함 등 7척 참가
미국, 중국 견제 위해 3국 협력 유지 해석
국방부 “북한 핵·미사일 위협 억제·대응”

한국 및 미국의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가 17~20일 제주 남방 공해상에서 해상훈련을 실시했다. 국방부 제공
한·미·일 3국이 20일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이 참가한 해상훈련을 진행했다.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첫 3국 훈련이다. 트럼프 행정부도 중국 견제를 위해 한·미·일 군사협력 기조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한국 및 미국의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는 17~20일 제주 남방 공해상에서 해상훈련을 실시했다고 국방부가 이날 밝혔다. 한·미·일 함정 총 7척이 동원됐다.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리는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함(CVN-70)을 비롯해 미국 함정은 4척이 참가했다. 한국 세종대왕함(이지스구축함) 등 2척, 일본 이카즈치함(구축함) 1척이 함께했다. 이번 훈련은 지난해 12월 한·미·일 국방당국이 공동 수립한 다년 간의 3자 훈련 계획에 따라 실시한 정례 훈련이라고 국방부는 밝혔다.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한·미·일 3국 훈련은 이번이 처음이다. 훈련이 진행된 제주 남방 공해는 동중국해이다. 중국 입장에서 동중국해는 태평양으로 진출하는 길목이자, 미국의 접근을 차단하는 방어선에 해당한다. 이번 훈련 진행은 트럼프 행정부가 대중국 압박 및 견제 목적으로 한·미·일 군사협력 틀을 활용하겠다는 뜻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지난 2월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의 공동성명에도 “3자 훈련 시행 및 한국군, 미군, 일본 자위대의 역량 강화를 포함해 방위 및 억제를 제고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국방부는 이번 한·미·일 해상훈련의 목적은 북핵 대응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북한의 핵·미사일과 수중 위협에 대한 한·미·일의 억제·대응 능력을 향상하고, 대량살상무기 해상운송에 대한 해양차단 등 해양안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3자 간 협력을 증진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북한은 그간 한·미·일 훈련과 미국 핵항모의 전개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북한이 이번 훈련을 계기로 비난 논평이나 담화를 내놓거나 무력시위를 벌일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또 이날까지 진행된 한·미의 대규모 연합연습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FS)도 빌미로 삼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