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유미 기자 = 통일부가 올해 들어 민간단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물품 대북 반출을 6차례 승인했지만, 북한의 거부로 실제 반출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이 통일부 등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통일부는 지난 3월 31일부터 8월 12일까지 6차례에 걸쳐 총 17억6천만원 상당의 방역물자 대북 반출을 승인했다.

통일부는 민간단체가 반출을 신청하면 이를 승인하는 방식으로 대북 코로나19 지원 정책을 펴고 있다.

반출 승인을 받은 물자는 주로 소독제, 마스크, 방호복, 진단키트 같은 기본 방역물품으로, 이 중에는 유엔 대북제재위원회의 제재 면제를 받은 열화상 감지기도 포함돼 있었다.

통일부는 그러나 승인 후 반출 현황을 묻는 전 의원실 질의에 '실제 북한에 반출된 물품은 없다'고 답했다.

당국은 북한이 우리측 물자를 받지 않는 이유에 대해 마스크나 손 소독제 같은 물품은 중국, 러시아 등을 통해 이미 비공식 지원을 받는 데다, 물자가 오가는 과정에서 코로나19 발병에 노출되는 상황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유엔아동기금(UNICEF), 국제적십자사연맹(IFRC) 등도 제재 면제를 거쳐 마스크, 진단키트, 체온계 등을 북한에 지원하고 있지만, 이조차 국경 봉쇄 등의 문제로 원활하지는 않다고 당국은 판단했다.

전 의원은 "감염병의 특성상 인접 국가 간의 방역 공조가 필요하고, 남북 간 보건 협력이 절실하다"며 "향후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면 북한의 태도, 인도 협력의 필요성 등 제반 여건을 보면서 북한에 원활히 지원되도록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