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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중국 이어 러시아에서도 설탕 수입 크게 늘려…“외화 부족 속 시장 수요 맞추려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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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09-07 13:21 조회3,63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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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평양 거리의 청량음료 매대.
평양 거리의 청량음료 매대. (자료사진)

북한이 중국에 이어 러시아에서도 설탕 수입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문가들은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다면서도, 북한 당국이 시장의 수요에 맞춰 설탕 수입을 용인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지난 5월과 6월 러시아에서 사들인 설탕은 200만 달러어치가 넘었습니다.

VOA가 최근 국제무역기구(ITC)의 북-러 무역자료를 확인한 결과, 북한은 5월에 116만2천 달러어치의 설탕을 러시아로부터 수입한 데 이어 6월엔 136만 달러어치를 들여왔습니다.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월 100만 달러가 넘는 규모의 설탕을 사들인 건 최근 몇 년간 관측되지 않은 현상입니다.

실제로 올해 1~4월 대러시아 설탕 수입액은 4만3천 달러에 불과했고, 지난 한 해 수입 총액도 7만5천 달러에 그쳤습니다.

이보다 앞선 2017년과 2018년에도 북한의 러시아산 설탕 수입은 각각 9만4천 달러와 5만8천 달러로, 최근 월 수입액의 10%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습니다.

북한은 중국으로부터도 최근 많은 양의 설탕을 수입했습니다.

중국 해관총서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7월 한 달간 흔히 ‘백설탕’으로 불리는 설탕제품(granulated sugar) 1만7천916t, 금액으로는 754만 달러어치를 중국으로부터 수입했습니다.

이는 수입액으로 놓고 볼 때 북한의 7월 한 달 대중 수입품 648개 중 가장 많은 것으로, 전체 수입액 6천586만 달러의 약 11%에 해당하는 액수입니다.

북한은 10년 전까지만 해도 연간 100만 달러대의 설탕을 중국에서 수입했지만, 2018년과 2019년 각각 4천만 달러가 넘는 수입액을 기록하는 등 설탕 수입을 크게 늘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여기에 최근 한국의 한 민간단체는 북한 ‘개성고려인삼무역회사’와 물물교환 형식으로 거래를 추진했었는데, 이 때도 한국 측에서 보내려 했던 품목이 설탕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이 정확히 어떤 배경에서 설탕 수입을 늘리고 있는지에 대해선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다만 최근 일부 언론은 과거 북한 주민들이 사카린을 이용했지만, 점점 설탕을 선호하는 추세라고 보도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보도와 설탕 수입 증가 사실 등을 종합해 볼 때 북한 전역에서 설탕이 ‘생활필수품’으로 자리잡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윌리엄 브라운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6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설탕 수입 증가가 북한 경제가 개방적인 모습을 갖추고 있다는 작은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This increase in sugar imports is actually a very good thing, because it's suggestive that the North Korean consumers…”

북한의 일반 소비자들이 먹고 마시는 부분에서 좀 더 많은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는 매우 긍정적인 현상이라는 겁니다.

브라운 교수는 외화가 부족한 북한 정권 입장에선 외부 수입에 의존해야만 하는 설탕에 돈을 쓰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설탕은 ‘사치스러운 소비재’라고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다른 물품보다 설탕을 더 많이 수입하는 건 그만큼 북한 정권에 대한 소비자들의 힘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브라운 교수는 북한의 설탕 수입이 늘어났다고 해도 다른 나라에 비하면 여전히 매우 적은 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So it's really a tiny amount even the increased amount is 10% of what South Koreans import…”

특히 한국의 설탕 수입량과 비교할 때 10% 수준에 불과하며, 이런 이유 때문에 구체적인 북한의 설탕 사용처를 파악하는 건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설명입니다.

다만 브라운 교수는 설탕이 쿠키 등 과자제품에 사용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도 5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설탕 수입 급증의)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다”면서도, 북한 내 배급 사정이 좋지 않은 점으로 미뤄볼 때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말했습니다.

뱁슨 전 고문은 설탕 수입이 최근 단기간에 급증한 데 대해선 10월 노동당 창건 행사 때 배포할 아이들 선물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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