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수석부의장]경제실패 인정.. 김여정 권한 확대 / 北 국정운영 변화의 배경과 전망은? (2020. 8.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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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08-25 09:18 조회3,533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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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실패 인정.. 김여정 권한 확대 / 北 국정운영 변화의 배경과 전망은?
- 정세현 수석부의장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TBS뉴스공장 2020. 8. 24.
https://youtu.be/dZ1nbfbJOys (*영상 8분 이후 정세현 수석부의장 인터뷰 시작)
▶ 김어준 : 코로나 상황이 심각한 가운데 지난주에 눈길을 끄는 북한 관련 소식이 하나 있었습니다. “북한의 김여정 제1부부장이 김정은 위원장의 권한을 나눠서 위임통치를 하고 있다” 이런 보도가 크게 있었죠. 이 상황 어떤 상황인지 짚어 보겠습니다. 평화통일자문회의 정세현 수석부의장 오랜만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정세현 : 예, 안녕하십니까.
▶ 김어준 : 자, 위임통치라는 단어가 북한에서, 북한 관련해서 튀어나와서. 굉장히 북한 관련해서는 생소한 단어인데 이게 어떤 의미로 해석해야 되는 겁니까?
▷ 정세현 : 어떤 단어의 개념은 사실은 사전에 쓰여 있는 것보다는 훨씬 더 다양하게 사람들이 머릿속에 넣고 있습니다.
▶ 김어준 : 그렇죠. 위임통치 하면 ‘어? 김정은 위원장이 지금 현실적으로 통치를 못 하고 있나?’ 이런.
▷ 정세현 : 그렇게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있고, 소위 상하의 권한 위임, 횡적인 권한 위임은 어떻게 보면 이제 뒤로 물러난다는 거지만 상하의 권한 배분, 이걸 위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죠. 국정원에서 그런 용어를 쓸 때 그 단어가 사람마다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는 걸 별로 생각하지 않고 아마 상하의, 김정은 위원장과 김여정 또는 김여정 혼자만이 아니에요. 박봉주, 최부일, 군대 쪽은. 이런 식으로 권한을 좀 나눠 주고 최종 결정권은 계속 김정은이 행사하는 것을 그걸 어떻게 표현하느냐. 긴 설명보다는 그냥 위임이라고 쓰면 되지 않겠는가, 라고 생각했더니 그걸 가지고 무슨 김정은 위원장이 건강이 나쁘다, 김여정이 사실상 후계자가 됐다는 식으로 해석을 하면서 심지어 그걸 가지고 국정원장이 정치인 출신이다 보니까 또 국내 정치에 개입하려고 한다는 식으로 해석을 하던데 그런 건 아니죠.
▶ 김어준 : 그런 게 아니라 그러면 아랫사람들한테 일부 권한을 그러면 이건 너에게 전결권을 줄게.
▷ 정세현 : 그렇죠.
▶ 김어준 : 하지만 최종 사인은 김정은 위원장이 여전히.
▷ 정세현 : 시켜 보니까 김여정도 대남 대외 부문에서 그런대로 야무지게 잘하더라, 일을. 또 경제는 역시 총리를 오래 했던 박봉주 당 부위원장한테 맡기니까 잘 돌아가더라. 또 새로 생긴 군정지도부라는 게 있는데 거기에 최부일 부장도 과거에 총정치국에서 하던 일을 하면서 군대의 조직 관리라든가 인사 문제 같은 것을 잘 관리를 하더라. 그러면 일단 거기 맡기고 최종적으로 결정은 내가 하겠다, 그걸 그런 식으로 해석을 해서.
▶ 김어준 : 아, 그러니까 거꾸로 통치 체제가 안정되어 있다.
▷ 정세현 : 그렇죠.
▶ 김어준 : 정반대로들 해석을 했네요, 국내 언론에서.
▷ 정세현 : 그렇죠.
▶ 김어준 : 그러니까 김정은 위원장이 본인의 통치 권력이 확고하고 시스템이 잘 돌아가니까 그럼 일부는 너희들이 전결권을 가지고 잘해 봐, 이런 의미로.
▷ 정세현 : 그렇죠. 그러니까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 때는 당도 필요 없고 소위 군대만 믿을 수 있다 해서 선군정치를 표방하고 국방위원회 위원장이라는 자리를 새로 만들어서 만기친람을 했는데 그 세월이 지난 뒤에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하고 나서 보니까 역시 당 중심으로 가야 되겠다. 그래서 이제 군대 힘을 빼는 중입니다.
▶ 김어준 : 아, 그렇습니까?
▷ 정세현 : 군대 힘을 빼는 중이고. 직함도 국무위원장 아니에요?
▶ 김어준 : 예, 국방위원장이 아니라.
▷ 정세현 : 국방위원장이 아니라 국무위원장이고. 내년 초에 지금 당대회를 열기로 결정을 했는데, 지난 19일 날 발표를 했죠. 거기 결정선을 보니까 의제가 지금 이렇게 나와 있어요. 당중앙위원회 사후 총화 보고, 중앙검사위원회 사후 총화 보고, 이건 지나가는 것을 쭉 정리하고 앞으로 새로운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거지만 세 번째가 조금 눈여겨볼 만해요. 세 번째, 당 규약 개정에 대해서, 네 번째가 당중앙지도기관 선거. 아마도 지금 이번에 전원회의에서 대남·대외는 김여정한테, 경제는 박봉주한테, 군대는 최부일한테, 그리고 핵과 미사일은 리병철한테 이렇게 나눠 주고 최종 결정권은 계속 자기가 틀어쥐고 있겠다는 식으로.
▶ 김어준 : 군대의 힘을 뺐다는 건 이전에는 김정일 위원장이 국방을 바로 쥐고 있었는데 그 국방도 큰 네 개 분야의 하나로 격화된 거군요, 말하자면.
▷ 정세현 : 그렇죠. 실질적으로 군복을 입은 군의 최고 높은 사람이 북한 전체에서 넘버 투였어요. 그런데 그걸 변화시킨 거고.
▶ 김어준 : n분의 1로 바꿔 놨다.
▷ 정세현 : 그렇죠. n분의 1 정도로 바꿔 놓은 거죠, 지금. 그걸 내년 초에는 당 규약에다가 정식으로 반영하지 않겠는가.
▶ 김어준 : 내년에 당대회를 한다는 건 혹시 미국 대선 이후로 잡았다?
▷ 정세현 : 1월을 잡았다는 점에서 대선 결과까지 지켜보고 새로운 정책 방향을 발표하겠다는 거죠. 그러니까 이번에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금년 말에 끝나게 되어 있었던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이 사실상 실패했다는 걸 인정을 했습니다.
▶ 김어준 : 아, 그랬습니까?
▷ 정세현 : 예, 이유는 이거예요. 국제 정세라고 핑계를 대지만 결국은 제재 문제 때문에. 또 하나 지금 코로나 때문에 1월 29일 날 국경을 폐쇄했단 말이에요. 국경을 폐쇄하다 보니까 거기 국경이라는 게 어디 있어요? 중국하고 북한 사이의 국경인데 그동안 조정 국경을 통해서 여러 가지 생활 물자들이 조달이 됐었는데 일체 막히니까 소위 북한 주민들의 생활이 굉장히 어려워졌어요.
▶ 김어준 : 그렇겠죠, 당연히.
▷ 정세현 : 바로 코로나 때문에 그런 거죠. 코로나 때문에 그런 겁니다. 그다음에 또 하나는 이제 우리도 지금 피해를 많이 봤지만 수해.
▶ 김어준 : 아, 수해도 있었죠, 참.
▷ 정세현 : 같은 비가 내려도 우리는 복구 능력이 빵빵한 데 비해서 저쪽은 복구 능력이 허약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제재, 코로나, 수해 때문에 도저히 지금 금년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서 성대하게 행사를 치르고 인민들한테도, 주민들한테도 경제적인 성과를 쥐어 주고 싶었는데, 5년 전에. 이 세 가지 이유로 못 하게 됐다는 것을 인정을 했단 말이에요. 이게 전례가 없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러면서 내년 1월달에 당대회를 열겠다고 하는 것 보면,
▶ 김어준 : 그러니까 당이 잘못했다는 걸 인정했다는 거죠?
▷ 정세현 : 그렇죠. 그게 쉬운 일이 아니에요. 그야말로 북한에서는 수령의 오류성이라는 게 있습니다. 수령께서 결정하신 건 모두 가 다 옳고 틀림이 없다, 틀릴 수가 없다, 하는 그런 철학으로 인민들을 끌고 가는데 이렇게 나도 틀릴 수 있다. 김정은이 결정한 거니까.
▶ 김어준 : 김정은 위원장은 이전의 스타일과는 확실히 다르긴 다르네요.
▷ 정세현 : 아버지 때하고는 좀 다르죠. 아버지하고 김일성 주석 때하고도 좀 다른 것 같아요.
▶ 김어준 : 어쨌든 이건 잘못했다, 달성 못 했다고 인정하고.
▷ 정세현 : 그렇죠. 그전에도 경제 계획이 잘 안 됐을 때 5개년 계획을 슬그머니 7개년 계획으로 연장해 가지고 밀고 나간 적은 있었어요.
▶ 김어준 : 올해 성과를 냈어야 되는데.
▷ 정세현 : 그런데 이번처럼 결론이 나기 전에, 연말이 되기 전에 미리 8월 중순쯤 잘못됐다, 내년부터 새로운 시작을 하겠다, 예고를 한 것은 좀 우리가 눈여겨봐야 될 변화고.
▶ 김어준 : 그러면 지금은 그렇게 잘못을 인정한 상황에서도 통치 시스템을 좀 시스템화했다.
▷ 정세현 : 그렇죠. 내년도에 그걸 이번에 한 몇 달 동안 시험을 해 보고 내년도 당대회를 열리면 미국의 대선 결과까지 지켜보고 열릴 테니까 아마도 취임식 이후가 될 겁니다. 그럼 1월 중순 이후가 될 텐데 그때 가서는 대외 정책 방향도 분명히 하지만 대내 경제 운영 방식도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몇 년 연장할 것인지, 새로운 판을 짤 것인지 그건 이제 결정을 해야 되는데 그걸 시험하기 위해서도 일단 부문별로 책임을 넘겨 주고, 그다음에 일을 열심히 하도록 독려하고, 최종 결정권은 계속 김정은 위원장이 행사하고.
▶ 김어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