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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모내기철 맞아 비료·물 확보 비상…“비료값 2~3배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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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05-18 15:18 조회3,95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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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모내기철 맞아 비료·물 확보 비상…“비료값 2~3배 급등”

기자 김환용
2020.5.14 오전 2:50

지난 5월 북한 삼봉협동농장에서 농민들이 모내기를 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지난 5월 북한 삼봉협동농장에서 농민들이 모내기를 하고 있다.

북한이 본격적인 모내기철을 맞았지만 비료와 물 확보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비료의 경우 지난해보다 2~3배 가량 가격이 급등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1일 사설을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국 등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맞서겠다며 천명한 `정면돌파전’이 농업전선에서 얼마나 많은 수확을 거두느냐에 성패가 달렸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설은 특히 모내기가 한 해 농사의 운명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영농공정이라며 알곡증산에 모든 것을 바치는 애국자가 돼야 한다고 주민들을 독려했습니다.

선전매체 ‘메아리’도 12일 전국 각지에서 관개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며 수로와 지하수 시설, 양수장 건설 또는 보수 작업 현황을 대대적으로 보도했습니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가뭄 조짐까지 겹치면서 식량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북한 당국이 식량 증산을 위한 노력 동원을 연일 호소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주요 식량인 쌀과 옥수수 모내기철을 맞아 필수적인 비료와 농업용수 확보에 비상이 걸린 때문이라는 관측입니다.

비료의 경우 북한이 필요로 하는 화학비료들이 대북 제재 대상인데다 신종 코로나 사태로 중국과의 무역이 쪼그라들면서 장마당 가격이 크게 오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 내 저개발국 농축산 지원사업을 펼치는 민간단체 ‘굿파머스’의 조충희 연구소장은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 북한 내부의 비료 사정이 신종 코로나 사태로 지난해 보다 올해 더 어려워졌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조충희 소장]  “국제사회 제재가 있기 때문에 ‘국가밀수’라고 해서 군 경비대 동원해서 중국에서 밀수 방식으로 비료를 수입해서 시장에 풀었는데 올해는 아마 그것도 (신종 코로나 때문에) 불가능하니까 비료 가격이 거의 두 배, 세 배 시장에서 뛴다고 했거든요.”

조 소장에 따르면 평안남도 평성시장에서 지난 3월 기준 복합비료의 가격은 북한 돈으로 킬로그램 당 약 9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00원의 세 배까지 올랐습니다. 

요소비료는 지난해 3월 400원에서 올해 1천500원으로 4배 가까이 급등했고, 북한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질소비료는 1천원에서 2천원으로 두 배 가량 상승했습니다. 

평성시장은 북한 최대 도매시장으로, 이 곳에서 3월에 형성되는 비료 가격은 그 해 모내기철 비료 가격을 결정한다고 조 소장은 설명했습니다.

북한 농업 전문가인 GS&J 인스티튜트 권태진 박사는 모내기철인 5월 한 달 간 쓰이는 비료의 양이 연중 사용량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이 시기 비료 투입은 한 해 농사를 결정지을 만큼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 사태로 중국 내 비료 생산량이 감소했고 북한의 대중 교역 급감으로 외화소득이 줄어든 탓에 중국산 비료를 수입하거나 지원받는 일이 모두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와 함께 지난 겨울부터 지금까지 가뭄이 지속되면서 최근 수 년 간 이어진 가뭄 피해가 올해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조충희 굿파머스 연구소장은 물이 특히 많이 필요한 모내기철을 맞았지만 관개시설과 수로의 노후화, 전력난 등 고질적 문제로 농업용수 공급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조충희 소장] “겨울에 눈이 많이 안 와서 물을 많이 잡아놓지 못했고 관개수로가 있기는 하지만 수로 노후화로 물이 허실되는 양이 많고 그 다음에 전력 상태가 원만하지 못해서 양수기로 물을 퍼서 공급해야 되는데 양수기 가동이 제대로 안 되면 모내기에 엄청난 지장이 생기거든요. 물 부족 현상이 상당히 심각하게 제기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거든요.”

GS&J 인스티튜트 권태진 박사는 북한 매체들이 최근 유난히 농업 용수 확보를 독려하는 것은 대외 교역이나 외부 지원이 크게 위축된 현실에서 북한 당국이 재촉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권태진 박사] “북한이 지금 할 수 있는 것. 인력을 동원해서 할 수 있는 것은 물을 공급하는 것 밖에 없습니다. 그게 북한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인 거죠. 그러니까 거기다가 올인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한국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018년 전년 대비 3.4% 감소한 455만t 곡물을 생산했고 지난해엔 466만t의 생산량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한 해 필요 곡물생산량을 약 570만t 가량으로 잡고 있어 북한의 식량난이 해를 거듭하면서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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