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북 개별관광에 대해 다시 추진할 뜻을 밝힌 가운데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한 지금 시점에서는 보건의료 협력이 효과적일 것이란 분석이 나왔습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정세현 수석부의장은 오늘(20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총선 결과를 언급하며 "남북 관계를 좀 더 용기 있게 풀어나갈 좋은 동력을 얻게 됐다"고 말한 뒤 "북한에 가장 절실하게 다가갈 수 있는 것은 보건의료 협력"이라고 말했습니다.
정 수석부의장은 "북한에서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코로나19 환자가 상당히 있을 것"이라며 "유엔의 제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산소호흡기, 진단키트, 마스크 등을 빨리 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띄우고 행동에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박근혜 정부가 일방적으로 중단한 개성공단의 재가동 문제 또한 이러한 보건의료 협력의 일환으로 물꼬를 틀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정 수석부의장은 "개성공단에 진출한 기업 중 봉제 업체가 많다"며 "개성공단에서 방호복, 마스크 등을 만들어 필요로 하는 국가에 팔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개성공단기업인협회 등에 따르면 개성공단에는 보건용 마스크 제조업체 1곳과 방진복 제조업체 3~4곳, 면 마스크 생산이 가능한 의류봉제업체 73곳이 있습니다.
개성공단 재개가 코로나19로 침체한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습니다.
개성에 직접 들어가 있는 기업은 124개지만 그 기업에 납품했던 협력 업체는 5천 곳이 넘고, 대부분이 소상공인이기 때문에 개성공단이 재가동된다면 그에 딸린 소규모 협력업체 또한 일거리가 생긴다는 설명입니다.
개성공단에서 마스크를 생산하자는 주장은 이전부터 제기돼 왔지만 지난달 통일부는 북한 측 근로자 방역, 시설 점검, 유엔 제재 위반 여부 등 현실적인 제약을 들어 '당장은 힘들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했고, 미국을 포함한 세계 곳곳에서 마스크, 방호복 등이 부족해진 현 상황에서는 개성공단의 마스크 생산은 어느 정도 실현 가능하다는 것이 정 수석부의장의 주장입니다.
정 수석부의장은 "개성공단 재개한다고 하면 미국에서 돈이 가는 문제라고 해서 또 견제를 할 것"이라면서 "미국이 가장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것부터, 마스크를 만들어 보내주면 미국도 입막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세현 "북측에 정상회담 제안해야..김정은 서울 와야"
문대현 기자입력 2020.04.20 16:59
"北, 코로나19 상황 심각..한반도 평화 절호의 기회"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전 통일부 장관)은 20일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스스로 극복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하며 남북 보건협력을 위해 정상회담을 개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부의장은 이날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주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 어떻게 할 것인가' 특별대담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재가동함에 있어서 이것(코로나19)이 남북간의 절호의 기회"라며 이렇게 밝혔다.
정 부의장은 "보건의료 협력과 식량지원 안건을 전부 묶을 수 있는 게 정상회담"이라며 "보건분야 회담보다는 그런(정상회담) 방향으로 정부가 정책 방향을 설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정서를 생각해서 이번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울로 오는 모양새를 갖추면서 정상회담을 해야 한다"며 "물밑대화를 통해 김 위원장이 내려오는 게 좋겠다고 (북측에 얘기하면) 알아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부의장은 "2000년 6·15 남북 공동선언이 곧 20주년이 되는데 이전까지 남북 정상회담을 해야 한다"며 "오는 27일쯤 통일부가 구체적으로 계획을 짜서 정상회담을 북측에 제안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 부의장은 북한이 오는 10월10일 노동당 창건일에 맞춰 완공을 준비하고 있는 '평양종합병원'에 대해 "북한의 코로나19 상황을 우리가 정확하게 진단할 수 없으나 지금 평양종합병원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을 보면 확실히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이 또 올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둔 것"이라면서 "그 상황을 대비해서 올해 내로 평양종합병원을 완공하겠다고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가 빨리 손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3월17일 평양종합병원 착공식에 참석해 평양종합병원을 올해 1순위로 건설할 것을 지시했다. 평양종합병원은 오는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일인 10월10일까지 완공을 목표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