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뉴스 기고- 김광수 정치학 박사> 태구민과 남북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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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04-21 09:55 조회3,577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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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구민과 남북관계 | ||||
<기고> 김광수 정치학 박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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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정치학(북한정치) 박사/‘수령국가’ 저자/평화통일센터 하나 이사장
태구민(본명, 태영호)은 3만 5천여 명의 탈북민 가운데서 대한민국 지역구 국회의원 당선 첫 사례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정치적 후폭풍이 만만치 않음을 예고한다.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이다. 물론 지금의 대한민국 체제하에서 그의 당선에 대해 시비를 걸 수는 없다.(이후 법적인 처리문제가 나오면 그 절차에 따라 처리하면 된다.) 하지만, 문제가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다. 태구민으로 인해 대한민국 사회는 또 다른 의미에서 남남ㆍ남북 갈등의 한 연결고리가 형성되어진다. 당장 일각에서는 그의 신분에서 확인받듯이 남북관계 전문가로 활용해야 된다(탈북자면 다 남북관계 전문가인지라는 의문은 남지만)는 둥, 탈북자들의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며 반기는가 하면, 다른 쪽에서는 태구민의 당선이 오히려 탈북민 정책을 더 정치화 시킬 수 있는 그런 우려와 남북관계를 더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이 그것이다.
결론적으로 태구민의 국회의원 당선은 ‘남북관계에 영향은 없다. 하지만, 남북관계를 풀어 가는데 심대한 장애가 생긴 것은 맞다’. 그렇게 정의할 수 있다. 이유 첫째, 태구민을 북의 입장에서 보자면 그는 국가자금 횡령죄, 미성년 강간죄와 같은 중대 범죄자이다. 그런 범죄자가 남북관계를 함께 풀어가야 할 상대국가에서 그 면죄부에 해당되는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분명 북이 반발할 것이 충분히 예상된다.
이유 둘째, 첫째 문제의식의 연장선상에서 태영호의 당선은 탈북을 꿈꾸는 체제이탈자들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어, 그러면 결과적으로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대한민국(정부)은 북 체제에 내정 간섭하는 그런 행위가 이뤄지게 된다. 이유 셋째, 둘째 문제의식의 연장선상에서 미통당이 태영호 등 탈북자 국회의원을 앞세워 남북관계를 정치이슈화 하려한다면, 이는 북의 입장에서 볼 때 중대한 범죄자를 내세워 자신들의 체제를 정면 부정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어 북의 반발이 충분히 예상된다. 아니나 다를까. 북은 당장 반발하고 나섰다. “북한 선전매체는 지난 2월 태 후보를 공천한 미래통합당을 향해 ‘인간쓰레기를 북남 대결의 돌격대로 내몰려는 것은 민족의 통일 지향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도전’이라고 날을 세운 바 있다.(<뉴시스>, 2020.4.17.에서 재인용) 또 <메아리>(2020.4.17.)는 태구민 후보가 서울 강남갑에서 당선된 것에 대해 17일 “강남구는 부패와 마약, 도박의 소굴”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그럼 어떻게 할 것인가? 첫째는, 이참에 정상적인 체제이탈자들과 범죄자를 구분하는 탈북민 정책이 절실해졌다. 즉, 이제까지의 탈북민 정책 제반 재검토를 통해 남북관계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합리적으로 해결해 들어가야 한다. 둘째는, 결과론적으로 태구민이 당선무효 처리되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다면 태구민의 발언과 의견, 정책제언 등에 대해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 이는 태구민 개인에 대한 과도한 의미부여(남북관계 전문가, 북에 대한 고급정보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인물 등등)를 하지 말아야 하고, 동시적으로 그의 북 체제에 대한 비난과 험담을 통일부, 북 전문가, 언론 등에서 진실성 있게 검증해내어야 한다.
셋째는, 대북정책, 혹은 ‘북 바로알기’에 대해 대한민국 사회가 너무 과도하게 북 체제 이탈자들에게 의존하지 않아야 한다. 이는 이제까지 우리들의 인식이 북으로부터 이탈해온 탈북자들이 자신들이 살았던 북 체제에 대해 너무나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는 가정에서부터 출발하고 있는데, 반드시 이 가설이 참일 수만은 없다. 그럼으로 이참에 북 체제에 대한 이해 (접근)방식이 그들에 대한 증언이나 구술에만 의존하지 말고, 남북관계의 다양한 교류협력, 인적교류, 내재적 접근 등등 좀 더 체계적이고 학술적인 접근, 나아가 우리의 북 인식 발목을 잡고 있는 종북·반북의 시각에서 벗어난 ‘있는 그대로의 이해’가 필요하다. 그런 전환을 반드시 해내어야 한다. 180석 이상의 의석수는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정치적 환경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