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북한은 23일 법과 질서를 지키는 데 있어서 특권을 바라는 현상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국가의 법과 규정을 철저히 지키자' 제목의 사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사설은 "만일 법을 지키는 사람이 따로 있고 지키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 따로 있다면 국가의 존립과 발전에 엄중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법을 존중하고 철저히 지키는 것은 어길 수 없는 공민적 의무"라고 강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선 "모든 사람이 국가 비상 방역체계 안에서 제정된 제도와 질서를 철저히 지키는 것은 중요한 정치적 문제"라고 역설했다.

이어 "모든 부문, 모든 단위, 매 공민이 중앙과 지방의 각급 비상방역지휘부들의 지휘와 통제에 무조건 절대복종하고 제정된 질서를 철저히 준수하도록 법적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신문은 특히 간부들에게 모범을 보이라며 "자기 부문, 자기 단위에 해당된 법규범들뿐 아니라 도로법, 건설법 등 모든 분야의 법들을 환히 꿰들고 엄격히 지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가의 법은 우리의 주권이 행사되는 모든 지역, 모든 부문과 단위, 공화국 공민들에게 동일하게 적용된다"며 "국가의 법을 어기거나 특권을 바라는 현상이 절대로 나타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법 기관과 종사자들을 향해 "국가의 법 밖에 있는 특수란 있을 수 없다"며 "법 집행에서 이중 규율을 절대로 허용하지 말며 과학성·객관성·공정성·신중성을 견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모든 주민이 보는 노동당 기관지가 공개적으로 지도층의 특권 문제를 꼬집은 것은 실제로 그런 현상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앞서 노동신문은 지난 21일 자 기사에서 강원도 천내군 인민위원장이 코로나19 방역 조치 불응과 방탕한 행동거지를 이유로 출당 처벌한 사실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두 달 넘게 장기화하는 가운데 '일벌백계'를 통해 간부 사회의 기강을 다잡고, 경제난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생활고에 지친 주민들을 다독이려는 의도로 보인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법질서 확립을 언급한 이후 연일 준법정신을 강조하며 사회 기강 다잡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은 지난 21일 국가컴퓨터망 홈페이지 '법무생활'이 사용자들의 준법정신을 기르는 데 적극 활용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버전으로도 개발된 이 홈페이지에는 부문별 법 규범과 법 해설자료, 법 상식, 법률 유래, 법률 관련 유머와 일화 등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