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엄중 정세 속 '육성 신년사' 생략…집권 7년만에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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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01-02 10:00 조회4,227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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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엄중 정세 속 '육성 신년사' 생략…집권 7년만에 처음(종합)
- 기사입력2020/01/01 17:56 송고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집권 7년 만에 처음으로 '육성 신년사'를 건너뛰었다.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TV 등 북한 매체들은 1일 오후 6시 현재까지 예년과 달리 김 위원장의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았다.
이들 매체는 김 위원장의 신년사 대신 그가 노동당 7기 5차 전원회의 결과에서 한 보고 내용을 일제히 보도했다.
그간 북한이 김 위원장의 신년사를 발표한 방식을 고려해보면, 올해는 당 전원회의 결과 보고로 신년사를 갈음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김 위원장이 노동당과 국무위원회의 최고 자리에 올라 권력을 장악한 후인 2013년 이후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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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최고지도자의 신년사는 새해 분야별 과업을 제시하면서 통상 대내 정책, 대남메시지, 대외정책 등의 순으로 구성되며 신년사에서 제시된 과업은 북한에선 반드시 집행해야 하는 절대적인 지침으로 여겨진다.
권력투쟁 등의 여파로 신년사 발표를 거른 해가 있기는 하지만, 이때를 시작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거쳐 김정은 위원장에 이르기까지 거의 매년 최고지도자의 신년사가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이 거의 모든 신년사를 육성으로 발표했다면, 김정일 위원장은 1995∼2011년 신년사를 노동신문과 청년전위, 조선인민군 3개지 공동사설 형식으로 게재했다.
김 위원장은 집권 이후인 2013년부터 할아버지를 따라 매년 1월 1일 녹화방송 형식으로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해왔다.
통상 육성 신년사의 TV 녹화 중계가 끝난 직후 노동신문과 중앙통신을 통해 전문이 보도됐다.
한반도에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은 지난해의 경우 여러 개의 마이크가 놓인 단상 위가 아닌 서재를 연상케 하는 장소의 1인용 소파에 앉아 신년사를 낭독하는 파격적인 연출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북미교착과 제재 장기화라는 엄중한 국면이었던 만큼, 카메라 앞 신년사를 하는 대신 간부들을 평양으로 불러들여 이례적인 '마라톤 전원회의'를 연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2일부터는 당 전원회의 결과 내용의 '관철'을 다짐하는 대대적인 군중대회가 본격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 노동당 전원회의 결정서]북, 미 태도 변화 따라 ‘도발 수위’ 조절할 듯
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핵·ICBM 시험이 ‘레드라인’
대화 모색 ‘외교적 노력’ 절실
이도훈·비건 통화, 대응 논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유예 철회’와 ‘새로운 전략무기 공개’를 시사하면서 북·미 비핵화 협상 전망은 한층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 당장 한반도 정세가 북한의 행동 수위에 따라 좌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다만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의 문을 완전히 닫지는 않은 만큼 ‘정면돌파’를 선언한 북한을 다시 협상 테이블에 끌어내려는 노력이 절실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노동당 제7기 5차 전원회의 보고에서 미국과의 협상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특히 북한이 조·미관계 신뢰구축을 위해 행한 ‘선제적 중대조치들’에 대해 미국이 한·미 군사연습, 첨단무기 도입, 추가 제재로 응답했다고 비판하며 핵·ICBM 시험 유예 결정을 재고할 것을 시사했다.
북한의 핵·ICBM 시험 유예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정책 최대 치적으로 내세워온 것이자 레드라인에 속한다. 김 위원장이 이를 넘어선다면 미국이 군사적 대응 등 모든 선택지를 테이블 위에 올릴 것이고 한반도 긴장은 2017년 ‘화염과 분노’ 때처럼 고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통일부는 대변인 논평에서 북한의 ‘새 전략무기’ 언급에 대해 “이를 행동으로 옮길 경우 비핵화 협상과 한반도 평화정착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북한이 협상 중단을 명시적으로 선언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ICBM 발사라는 강수를 두기보다는 미국의 태도 변화에 따라 수위를 조절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미국이 대조선 적대시정책을 끝까지 추구한다면 조선반도 비핵화는 영원히 없을 것” “(핵)억제력 강화의 폭과 심도는 미국의 대북 입장에 따라 상향조정될 것”이라고 한 표현을 볼 때 조건부 위협이라는 것이다. “외교전선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방략들”을 제기한 김 위원장이 중국·러시아 등 우방들과의 관계를 돈독히 해 협상 장기화에 대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은 북한의 새로운 전략무기 공개 위협에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나는 김 위원장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며 “그가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핵화’가 북·미 싱가포르 합의의 첫 문장이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북·미 모두 협상판을 완전히 깨지 않겠다는 입장인 만큼 북한의 도발을 자제시키고 대화 재개를 모색하는 외교적 노력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미국 쪽으로 공을 넘겼지만 대화의 끈을 놓지는 않았다”며 “현재로선 우려할 만한 수준의 ‘새로운 길’은 아니라는 게 한·미의 공통된 인식”이라고 전했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과 전화통화를 갖고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한·미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