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협상 시한인 연말을 앞두고 연일 ‘담화 외교’ 공세를 펴고 있는 북한이 19일 북미 실무협상 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의 입을 통해 제3국을 통하지 말고 미국이 직접 대화제의를 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조선중앙통신>은 19일 북미대화 문제와 관련해 조선중앙통신사 기자가 제기한 질문에 대한 김명길 순회대사의 ‘대답’을 전재했다. 김명길 대사는 ‘얼마전 미국언론들이 12월에 조미실무협상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하였는데 이에 대해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이미 여러차례 강조한바와 같이 미국이 대조선적대시정책을 철회할 결단을 내리지 않는 한 조미대화는 언제가도 열리기 힘들게 되어있다”고 답했다. 북측은 대북 제재와 한미합동군사연습,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투사 등 ‘대북 적대시 정책’의 철회를 여러 차례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앞서, 김명길 순회대사는 14일자 담화를 통해서도 “최근 미국무성 대조선정책특별대표 비건은 제3국을 통하여 조미쌍방이 12월중에 다시 만나 협상하기를 바란다는 의사를 전달해왔다”고 공개하고 “미국측이 우리에게 제시할 해결책을 마련하였다면 그에 대해 우리에게 직접 설명하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나아가 “미국이 우리의 생존권과 발전권을 저해하는 대조선적대시정책을 철회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고 정세변화에 따라 순간에 휴지장으로 변할수 있는 종전선언이나 련락사무소개설과 같은 부차적인 문제들을 가지고 우리를 협상에로 유도할수 있다고 타산한다면 문제해결은 언제 가도 가망이 없다”고 북측의 입장을 분명하게 제시하기도 했다. 김명길 순회대사는 비건 특별대표가 ‘제3국을 통해 12월중에’ 다시 만나 협상하자고 제안한데 대해 “스웨리예(스웨덴)를 두고 한 말”이라고 확인하고 “내가 보기에는 미국측이 우리에게 빌붙는다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스웨리예를 리용해먹은것 같다”고 답했다. 지난달 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스티브 비건과 김명길을 대표로 하는 북미 실무협상이 진행됐지만 북측은 미국이 준비해온 것이 없다며 결렬을 선언했고 미측은 스웨덴을 통해 후속회담을 제안한 바 있다. 김명길 순회대사는 “우리는 스웨리예측이 지난 10월초 조미실무협상장소를 제공하고 편의를 보장해준데 대하여 평가한다”면서도 “조미가 서로의 립장을 너무도 명백히 알고있는 실정에서 스웨리예가 더이상 조미대화문제를 들고다닐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조미관계개선에 관심이 있어서 그러는지 아니면 미국의 끈질긴 부탁을 받아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당사자인 미국은 잠자코 있는데 스웨리예측이 곁가마끓는 격으로 처신한다면 오히려 푼수없는 행동으로 비쳐질수 있다”는 것. 김 대사는 특히 “지금 조미사이에 협상이 이루어지지 못하고있는것은 련락통로나 그 누구의 중재가 없어서가 아니다”며 “미국은 더이상 3국을 내세우면서 조미대화에 관심이 있는듯이 냄새를 피우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 김영철 "미, 적대정책 철회 전 비핵화협상 꿈도 꾸지 말아야"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입력 : 2019.11.19 07:33 김영철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은 19일 미국을 향해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기 전에는 비핵화 협상에 대하여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의 한미 연합공중훈련 연기 결정과 북한인권결의 참여 등을 거론하며 “미국이 말끝마다 비핵화협상에 대하여 운운하고 있는데 조선반도 핵문제의 근원인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정책이 완전하고도 되돌릴수 없게 철회되기 전에는 그에 대해 논의할 여지도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이어 “비핵화 협상의 틀거리 내에서 조미관계 개선과 평화체제 수립을 위한 문제들을 함께 토의하는 것이 아니라 조미사이에 신뢰구축이 먼저 선행되고 우리의 안전과 발전을 저해하는 온갖 위협들이 깨끗이 제거된 다음에야 비핵화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변화된 입장을 가지고 북측에 직접 대화를 제의하라는 압박인 셈이다. 북, 트럼프 트윗 “수뇌회담 하자는 의미로 해석”등록 :2019-11-18 17:57수정 :2019-11-19 02:45 김계관 외무성 고문 담화 김계관 외무성 고문. 연합뉴스. 한겨레 자료사진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이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윗 내용에 대해 “새로운 조(북)미 수뇌회담을 시사하는 의미로 해석했다”는 반응을 내놨다. 김 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18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자기 이름으로 담화를 내어 17일(현지시각) 트위터에 올린 글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이렇게 밝혔다. 이어 김 고문은 담화에서 “미국이 진정으로 우리와의 대화의 끈을 놓고싶지 않다면 우리를 적으로 보는 적대시정책부터 철회할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도 언급했다. 물밑 접촉을 통해 연내 추가 실무협상을 타진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김 고문은 담화를 통해 “지난해 6월부터 조미사이에 세 차례의 수뇌상봉과 회담들이 진행되였지만 조미관계에서 별로 나아진 것은 없”다면서 “지금도 미국은 조선반도문제에서 그 무슨 진전이 있는듯한 냄새만 피우며 저들에게 유리한 시간벌이만을 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우리에게 무익한 그러한 회담에 더이상 흥미를 가지지 않는다”며 “우리는 아무것도 돌려받지 못한 채 더이상 미국 대통령에게 자랑할 거리를 주지 않을 것이며 이미 트럼프 대통령이 자기의 치적으로 자부하는 성과들에 해당한 값도 다시 받아야 한다”고 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나는 당신이 있어야 할 곳에 데려다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며 “당신은 빨리 행동해야 하며 합의를 이뤄야 한다. 곧 보자!”라고 썼다. 이날 한·미 국방장관이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라는 외교적 노력을 군사적으로도 뒷받침한다는 취지로 올해 한·미 연합공중훈련 연기를 전격 발표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한테 협상에 나설 것을 직접 촉구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에서 시기를 특정하지 않았지만, “곧 보자”라고 하면서 3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 고문의 이날 담화는 미국이 북-미 협상, 나아가 3차 정상회담을 원한다면 기존의 태도를 바꿔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 고문은 북-미 대화를 위해서 “적대시 정책부터 철회”하라면서도 담화에 그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 언급하지는 않았다. 북한이 규정하는 “대조선 적대시 정책”은 국제사회 및 미국의 대북 제재가 대표적이다. 그외에 한-미 연합군사훈련과 나아가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채택도 포함된다. 전날인 17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담화를 내어 유엔의 북한 인권결의안 채택을 맹비난하며 “미국이 적대시정책을 철회하는 문제가 대화 의제에 오른다면 몰라도 그 전에 핵문제가 논의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며 연내 추가 북-미 실무협상을 앞두고 신경전을 예고한 바 있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