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희 "대북 적대 정책 계속되면 북미 정상회담에도 흥미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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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9-11-21 09:46 조회2,672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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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희 "대북 적대 정책 계속되면 북미 정상회담에도 흥미없어"(종합3보)
- 기사입력2019/11/21 01:30 송고
"美, 北 적으로 대하는 모든 조치 해제하는 전략적 결정해야"
"러와는 전략적 협력 강화 논의"…러 외무차관·장관과 연쇄회담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북미 비핵화 협상에 깊숙이 참여해온 핵심인사인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20일(현지시간)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이 계속되는 한 핵 문제와 관련한 논의는 협상테이블에서 내려졌다고 본다고 밝혔다.
러시아를 방문 중인 최 제1부상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등 러시아 외무부 인사들과 회담한 뒤 회담 결과에 대한 연합뉴스 등의 질문을 받고 이같이 소개했다.
최 부상은 '미국 쪽에 전할 메시지가 있느냐'는 질문에 "메시지는 없고 이제는 아마 핵문제와 관련한 논의는 앞으로 협상탁(협상테이블)에서 내려지지 않았나 하는 게 제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앞으로 협상하자면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을 다 철회해야 핵 문제를 다시 논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 부상은 '올해 안에 북미 협상 재개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냐'는 추가 질문에 "그것이 미국 쪽에서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철회한다는 중대한 전략적 결정을 내린 이후라면 모르겠지만 그전에는 지금까지 놓여있던 핵 문제가 협상탁에서 이젠 내려졌다고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한다"고 거듭 밝혔다.
최 부상은 북한과 미국 간 정상회담 전망에 대해 "그것은 정상들의 문제니까 제가 여기서 정상들이 어떻게 하는 거까지는 얘기할 위치에 있지는 않다"면서도 "미국이 적대시 정책을 계속하면서 이런 식으로 나가는 것은 앞으로 좀 불가능하지 않을까"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런 의미에서는 정상회담도, 수뇌급 회담도 그렇게까지 우리에게 흥미 있는 사안이 아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든다"고 부연했다.
최 부상은 '구체적으로 미국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보나'라는 질문에는 "그것은 미국 측이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제가 여기서 강의할 수도 없다"면서도 "미국 측이 우리를 적으로 대하는 모든 조치를 해제하면 될 것이고 그러한 전략적 결정을 우리에게 통보하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에 체류하는 동안 미국 측과 접촉할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최 부상은 러시아 측과의 논의 결과에 대해선 "조러(북러) 사이의 전략적 협력 관계를 한단계 높이는 데 대한 심도 있는 의견 교환이 있었고 많은 문제에 대한 합의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러시아 측과 북미 협상에 대해서도 논의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논의한 게 없다. 북미 협상에 대해 러시아와 우리가 (논의)한 것은 없고, 조미 관계가 어디까지 와있나에 대해 제가 좀 설명을 했다"고 전했다.
최 부상은 러시아와의 전략대화를 위해 전날 모스크바에 도착해 이날 블라디미르 티토프 제1차관 및 올렉 부르미스트로프 북핵담당 특임대사, 라브로프 장관 등 러시아 외무부 인사들과 잇따라 회담했다.
최 부상은 이날 오전 10시 35분께 모스크바 시내 외무부 영빈관에 도착해 티토프 제1차관, 부르미스트로프 북핵담당 특임대사 등과 먼저 회담했다.
북한과 러시아가 국제 및 양자 현안들을 두루 논의하기 위해 처음으로 개최한 양국 전략대화 차원의 회담이었다.
아태 지역을 담당하는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 차관은 전날 기자들에게 최 부상의 방러 목적을 설명하면서 "일련의 국제문제와 지역 문제, 양자 관계 등을 논의하고 전략적 견지에서 국제관계와 지역 현안을 살피고 조율하는 제1차 러북 전략대화를 위해 티토프 제1차관의 초청으로 (최 부상이) 모스크바에 왔다"고 설명한 바 있다.
최 부상은 약 4시간에 걸친 영빈관 전략대화 회담에 이어 곧바로 모스크바 시내 다른 곳에 있는 외무부 본부 청사로 이동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약 1시간 30분 동안 후속 회담을 했다.
최 부상은 앞으로 모스크바에 며칠 더 머물며 러시아 측과 추가 회담을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측근이자 협상 실세인 최 부상이 러시아를 방문해 처음으로 전략대화를 개최한 데 대해 북한이 우방인 러시아와의 밀착 행보를 과시하면서 미국의 태도 변화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동시에 북한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이 완전히 결렬되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우군 확보를 위한 배후 다지기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라브로프 장관과 최 부상의 회담 결과에 대해 "양측이 최고위급(정상급) 합의들에 근거해 양자 관계 발전을 위한 현안들을 논의했고 한반도 및 동북아 지역 정세에 대한 평가를 교환했다"고 전했다.
지난 4월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 정상회담을 염두에 둔 설명이었다.
외무부는 이어 최 제1부상과 티토프 제1차관 간 전략대화 결과에 대해선 "양측이 (러북 간)정치적 접촉의 높은 역동성에 대해 확인하고, 양자 협력 발전 현황과 전망에 대해 상세히 논의했다"고 소개했다.
또한 "한반도 및 동북아 정세, 국제 현안의 핵심 문제들에 대해서도 견해를 교환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