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명길 “트럼프 언급 ‘새 방법’ 흥미···협상결과 낙관하고 싶어” (2019. 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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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9-09-23 10:24 조회7,084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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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김명길 “트럼프 언급 ‘새 방법’ 흥미···협상결과 낙관하고 싶어”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북·미 실무협상의 북측 수석대표로 알려진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전 베트남 주재 북한대사)는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리비아식 모델’을 대체할 ‘새로운 방법’을 언급한 것을 환영하며 향후 진행될 협상 결과에 낙관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김명길 순회대사는 이날 발표한 담화에서 “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리비아식 핵포기’ 방식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조미관계 개선을 위한 ‘새로운 방법’을 주장하였다는 보도를 흥미롭게 읽어보았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그러면서 “나는 미국 측이 이제 진행되게 될 조미협상에 제대로 된 계산법을 가지고 나오리라고 기대하며 그 결과에 대하여 락관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새로운 방법’에 어떤 의미가 함축되어 있는지 그 내용을 나로서는 다 알 수 없지만, 조미 쌍방이 서로에 대한 신뢰를 쌓으며 실현가능한 것부터 하나씩 단계적으로 풀어나가는 것이 최상의 선택이라는 취지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 “발언 내용의 깊이를 떠나서 낡은 방법으로는 분명히 안 된다는것을 알고 새로운 대안으로 해보려는 정치적 결단은 이전 미국 집권자들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고 또 할 수도 없었던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정치감각과 기질의 발현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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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 협상’ 북측 수석대표 김명길은 누구?
1차 북핵 위기 때부터 20년 넘게 대미 협상 참여
핵·미사일 협상에 정통…재량권 발휘는 어려울 듯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60·사진)가 지난 20일 발표한 담화에서 자신을 “조미(북·미) 실무협상 수석대표”라고 밝혔다. 김 대사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카운터파트임을 북한이 공식적으로 발표한 셈이다.
김 대사는 20년 이상 미국과의 핵·미사일 협상에 참여해온 베테랑 외교관이다. 1990년대 초 1차 북핵 위기 때부터 대미 협상에 참여했으며, 북한 핵·미사일 협상의 역사와 대응 전략 전술에 정통한 인물로 꼽힌다. 그는 북한이 1차 북핵 위기 때 미국과의 핵 협상에 대비해 극비리에 조직했던 외무성 ‘핵 상무조(태스크포스)’ 창립 멤버로 알려졌다. 핵 상무조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이 조직했고, 당시 국제기구국에 근무하던 리용호 현 외무상도 선발됐다. 이 조직은 1994년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가 채택될 때까지 핵 외교 전략의 수립과 집행을 전담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임을 받고 있는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도 1990년대 중반 통역으로 상무조에 참여했다.
김 대사가 대미 외교에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것은 1995년 경수로 공급 협상에 참여하면서다. 2000년 10월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의 미국 방문 대표단원에 공식 포함됐다. 2007년 북·미 핵 협상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 문제 해결 협상에도 참여했다. 그는 이후 2009년 유엔대표부 차석대사를 마치고 귀환해 아시아·태평양국장을 맡았으며 최근까지 주베트남 대사를 지냈다. 이 같은 경력은 실무협상 수석대표로 발탁되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김 대사는 평범한 노동자 가정 출신으로 김일성종합대학 영문과에 입학하고 재학 중 영어권인 남미 가이아나에서 유학한 전형적인 ‘자수성가형 인물’이다. 이 때문에 김 대사가 북·미 협상에서 재량권을 갖고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협상가 역할을 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한 당국자는 “김 대사는 상부의 명령을 충실히 이행하는 것으로 인정받은 인물”이라며 “미국과의 협상에서도 철저하게 부여받은 임무를 수행하는 역할만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