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남북평화영화제(문성근 이사장) 북한 영화·프로그램 관객 시선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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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9-08-19 14:44 조회6,907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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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간 : 2019.08.16(금) ~ 2019.08.20(화)
- 장소 : 평창올림픽스타디움 , CGV 강릉점 ,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
평창남북평화영화제 북한 영화·프로그램 관객 시선 집중
- 기사입력2019/08/19 11:34 송고
(춘천=연합뉴스) 임보연 기자 = 16∼20일 일정으로 강원도 평창과 강릉 일원에서 열리고 있는 평창남북평화영화제에서 북한 영화와 프로그램이 관객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개막작 '새'를 비롯해 '봄날의 눈석이', '산 너머 마을', '왕후 심청' 등 다채로운 작품들이 북한 영화에 대한 선입관을 깨고 있다는 평이다.
이념적인 색채와 거리가 있고, 분단과 이산가족의 아픔을 다룬 휴머니즘 영화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다양한 북한 관련 프로그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수, 이부록, 임흥순 작가의 작품을 박계리 큐레이터와 고혜진 어시스턴트 큐레이터가 소개하는 개성공단전-개성공단 사람들에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남북관계의 특수한 상황과 역사 속에서 미처 하지 못한 말을 전하는 세상의 끝과 부재중 전화-경계선의 목소리들, 최초이자 현재까지도 유일한 남북합작 장편 애니메이션인 왕후 심청의 가치를 조명하는 전시 등에도 시선이 집중됐다.
아람 판 감독이 찍은 북한 영상을 토대로 만든 VR을 비롯해 통일전망대 체험과 북한말 맞추기 퀴즈 게임, DMZ 동물 맞추기 게임 등 다양한 체험을 준비한 KT AR 플레이 존도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은 지난 17일 KT체험존을 방문한 다물연구재단 김자연 회장 등 관계자가 'AR 통일 전망대'를 체험하는 모습. 2019.8.19 [K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앞서 열린 북한 영화 관련 토크 프로그램도 관심을 받았다.
17일 1980년작 '최후의 증인' 상영 후 토크 이벤트로 열린 이두용 감독 마스터 클래스에서는 '평화는 부패 없는 삶'이라는 감독의 제작 의도가 소개됐으며, '영광의 평양 사절단' 상영 이후에는 북한에서 영화 찍기가 진행됐다.
패널로 참가한 영광의 평양 사절단 페피 로마뇰리 감독은 평양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담고자 했으며 완성된 작품이 아니라 계속 진행될 예정인 현재 진행형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또 피에르 올리비에 프랑수아 감독은 한반도, 백 년의 전쟁을 찍게 된 계기에 대해 건축 관련 VR을 만드는 회사에 근무하던 중 비공개 자료들만 즐비하던 북한을 합법적으로 허가 받으며 촬영해 보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아람 판 북한 VR 작가는 뉴스 저널리스트로 일하며 제3자의 입장으로 분단과 통일에 대한 영상을 만들고 싶어 북한에서 영상을 찍기 시작했다고 계기를 밝혔다.
패널들은 모두 북한과 남한의 소통이 중요한 것 같다며 소통의 장이 더 많아지기를 바란다는 견해를 전했다.
또 북한 영화 제작 참여자와 한국 프로듀서, 학계 등 관계자들은 평창남북평화영화제가 남북 문화 교류의 허브로 이어지길 기대했다.
'평화·공존·번영'을 주제로 북한의 과거와 현재를 비롯해 난민, 인권, 전쟁 등 세계적 이슈를 담은 장편 51편, 단편 34편 등 33개국 85편의 영화를 선보이는 영화제는 20일 시상식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문성근 "평창남북평화영화제, 자신 있게 내놓을 수 있다"
CBS노컷뉴스 김수정 기자 입력 2019.08.17 07:36
지난해 2월 9일부터 25일까지 강원도 평창~강릉~정선에서 열린 제23회 평창 동계올림픽은 개최 전 우려와는 달리 성황리에 끝났다. 그해 4월 27일 판문점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졌고, '남북 평화 협력 기원 평양 공연'이 열리는 등 문화예술계 교류도 재개됐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치른 후 '남북 협력'이 가진 힘을 실감한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이 기운을 국제무대로 확산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했고, 문성근 평창남북평화영화제 이사장은 이에 동의했다. 1990년부터 30년 가까이 영화인으로 살아온 그는, 누구보다 '영화의 힘'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영화제 개막 한 달 전인 지난달 16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의 한 카페에서 문성근 이사장을 만났다. 남북 관계의 흐름에 따라 영화제가 영향을 받는 구조여서 어느 정도의 긴장감을 안고 가야 할 수밖에 없으나, 문 이사장은 프로그램이 워낙 잘 짜였다며 적극적으로 영화제를 추천했다.
◇ 평창남북평화영화제의 출발
문화예술의 종류가 다양한데 왜 그중에서 영화였을까. 문 이사장은 영화가 이성적인 내용을 담으면서도 사람의 정서를 건드린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 그는 "문화·예술 자체가 정서적 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데다가, 서사 구조를 따라가니까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라며 "동서독 국민 간 이질감을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독일 지성계가 합의한 건 '문화예술'이었다.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이었다. 영화인들도 이 점을 잘 알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이사장은 "프로야구가 1년에 300만 명 관중이 드는데, 영화는 잘되면 한 편을 천만 명이 본다. 천만 명이 보면 그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우리는 경험으로 너무나 잘 안다"라고 말했다.
문 이사장은 "남북이 풀리면 (그에 맞는) 영화제가 필요하다는 건 다 알고 있었다. 부산영화제를 만들 때도 그랬다. 1987년 6월 항쟁 이후에 검열이 풀리면서 코리안 뉴 웨이브가 왔고, 영화제가 필요하다고 했을 때 부산에서 하겠다고 하자 그쪽에 확 집중해서 도왔다. 2003년에 강우석 감독, 임권택 감독, 김동현, 이용관 씨 등 영화인들이 평양에 가기도 했고, 남북 영화 교류 협력에는 늘 관심이 있었다"라고 전했다.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을 모으는 건 어렵지 않았다.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을 비롯해 임권택 감독, 정지영 감독, 배우 안성기 등 한국영화계의 내로라하는 이들이 뭉쳤다. 지자체인 강원도하고도 호흡이 잘 맞았다. 문 이사장은 "집행단위와 관공서가 의견이 안 맞아 다투는 경우도 많은데, 평창남북평화영화제는 그런 게 전혀 없었다"라고 답했다.
◇ 북한의 작품 출품과 금강산 폐막식 원했지만…
강원영상위원회가 한국영화 100년을 맞아 기념사업으로 추진하기 시작한 '평창남북평화영화제'는 △북한에서 영화 출품 및 제작 관계자 참석 △북한 영화 전국 순회 상영 △남북 영화 역사 토론회 개최 △금강산 폐막식 등의 청사진을 안고 시작했다. 하지만 정세가 변함에 따라 다음번 영화제의 몫이 됐다.
지난달 15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남북관계가 나빠졌는데 영화제가 영향받는 건 없냐는 궁금증이 높았다고, 문 이사장은 전했다. 그는 "많이들 오셨다. 민간인 교류가 전면 중단된 상태인데 어떻게 영화제를 하느냐, 앞으로 어떤 계획을 세울 수 있냐 등을 물으셨다"라고 말했다.
"평화·공존·번영. 그건 남북관계 개선의 기본적인 목표이기도 해요. 영화적으로 보자면, '평화'와 '공동체'죠. 공동체의 평화가 이뤄져야 그 구성원들의 평균 행복지수가 높아져요. (…) 처음에는 평창평화영화제라고만 이름을 붙였어요. 사실 평화라고만 해도 할 수 있는 게 많죠. 평화가 달성되지 않았거나, 되다가 깨져버린 경우가 있으니까요. 이를테면 난민, 인권침해, 남녀차별, 인종차별, 전쟁 이런 게 다 평화가 깨진 거잖아요. 그렇게만 해도 영화제가 진행되긴 하는데, 사실 '남북'에 특화된 영화제가 되고 싶었어요. 평화를 다루되, 남북을 전담하는 영화제라는 의미로 붙인 거죠. 영화제의 근본 취지는 '공동체 회복'입니다."
비록 첫 번째 영화제에서 북한의 참가를 끌어내진 못했지만, 영화제 쪽은 계속해서 문을 두드리고 응답을 기다릴 예정이다. 문 이사장은 "요즘 (남북관계가) 경색 국면이라, 우리가 제안한 여러 가지 사안에 북쪽이 응답하지 않아서 집행위가 걱정이 많았다"면서도 "어려울수록 계속해야 한다. 소통의 끈을 놓지 않고 노력해야 꽃이 필 거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 평창남북평화영화제에서만 볼 수 있는 '평양시네마'
16일부터 오는 20일까지 5일 동안 강원도 평창군과 강릉시 일대에서 열리는 평창남북평화영화제에는 총 33개국 85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이 중 개막작 '새'를 포함해 북한 작품은 5편이다.
평창남북평화영화제는 평화와 관련된 작품을 선보이는 테마 영화제다. 이 평화에는 '남북의 평화'도 들어있다. 북한에서 만든 작품, 남북 합작, 북한의 이야기를 담아낸 최신작 등을 모은 '평양시네마'는 평창남북평화영화제에서만 볼 수 있는 고유한 섹션이라고 할 수 있다.
문 이사장은 "'새'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극영화다. 분단으로 헤어진 남북의 부자(父子) 이야기"라며 "일본이 필름을 보관하고 있어서 아주 화질이 좋다. 그래서 개막작으로 선정했다"라고 말했다.
북한이 공식적으로 참여하지 않아 북한 영화 수급은 어렵지 않냐는 질문에, 문 이사장은 "유튜브에 '조선 영화'라고 치면 수백 편이 올라와 있다"며 웃었다. 다만, 영화제에서 상영할 만큼의 화질이 보장되지 않는 점이 문제다.
그는 "중국에 가면 북한 영화 DVD를 판다. 당국의 허가를 받아서 틀고, 북쪽 콘텐츠 저작권을 관리하는 단체에 상영료를 내면 되기에, 상영을 하려면 할 수는 있다. 부천영화제가 그렇게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그러지 말고 필름으로 상영하자 해서, 확보할 수 있는 것 중 의미 있는 작품을 찾은 거다. 그래서 개막작이 '새'가 된 것이다. '왕후 심청'도 미국에서 보관 중이어서 화질이 좋았다. 물론 북쪽이 영화제 참가에 합의해 직접 출품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 휴가철 마지막을 장식할 알찬 영화제
심사위원대상과 심사위원상 트로피 및 상금이 걸린 '한국 경쟁' 부문에는 무려 580여 편이 출품됐다. 영화제에서는 장편 2편과 단편 17편 총 19편이 걸린다. 문 이사장은 "제가 심사에 참여하지 못해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긴 뭐하지만, 의외로 발랄한 이야기가 많이 있었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파노라마' 부문에도 정말 좋은 작품이 많다. 작품에 대해서는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좋을 것 같다. 현재 세계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분쟁을 다룬 최신작이 대거 포함돼 있으니, 좋은 작품을 많이 볼 수 있으실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도민께서 '우리 영화제다'라고 인식하고 참여할 수 있게 하는 게, 영화제로서의 1차 목표죠. 프로그램이 매우 잘돼 있는 만큼, 휴가철 마지막에 강원도에서 영화를 즐기셨으면 합니다.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이 즐기기에도 얼마든지 괜찮은 영화제이니까 많이 보러 와 주세요." <끝>
[CBS노컷뉴스 김수정 기자] eyesonyou@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