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중국∙러시아, 이란 핵문제에 대한 공동 성명 발표
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5-03-18 12:35 조회50회관련링크
본문
이란∙중국∙러시아, 이란 핵문제에 대한 공동 성명 발표
이란-중국-러시아 베이징회의를 통해 미국의 일방적 제재 종식 필요성을 강조
기사입력시간 : 2025/03/17 [17:35:00]
신상현 통신원
![]() ▲ 중국, 러시아, 이란 대표들이 14일 이란 핵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베이징에서 만났다. 왼쪽부터 세르게이 럅코프 러시아 외무부 차관, 마자오쉬 중국 외교부 부부장, 카젬 가리브 아바디 이란 외무부 차관. © 중국 외교부 |
중국, 러시아, 이란 대표들이 14일 이란 핵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베이징에서 만났다.
회의는 세르게이 럅코프 러시아 외무부 차관과 카젬 가리브 아바디 이란 외무부 차관이 참석한 가운데 마자오쉬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주재했다. 즉 차관급 회의였다.
이번 회의는 이란 핵문제가 다시 중요한 갈림길에 다다르면서 진행된 것이다.
이 회의에서 3국 대표들은 이란 핵문제와 기타 공통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공동 성명을 발표하여 모든 불법적인 일방적 제재를 종식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상호 존중에 기반한 정치적·외교적 참여와 대화가 유일하게 효과적이고 실행 가능한 방안임을 재확인했다.
1968년 유엔 총회에서 채택한 핵확산금지조약은 1967년 1월 1일 이전에 핵무기 또는 기타 핵폭발 장치를 제조하고 폭발 능력을 보여준 국가만이 ‘핵무기국’으로 인정받을 수 있으며, 그 외 국가는 평화적 목적으로만 핵에너지를 사용할 권리를 갖는다고 규정한 바 있다.
1979년 이란에서 이슬람 혁명이 일어난 후 들어선 이란 정부에 대해 미국은 적대적인 관계로 발전시켰고 이란은 보다 포괄적인 핵개발 프로그램에 착수했다.
이에 대해 미국은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라고 거듭해서 비난했고 이란에 대한 ‘봉쇄’ 정책을 채택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이란 핵문제에 대해 여러 차례 결의안을 채택하고 이란에 제재를 부과했다.
이란이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독일과 공동 포괄적 행동 계획(JCPOA)에 도달한 2015년에 긴장 상황이 해소됐다.
이란은 국제 사회가 이란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는 대가로 핵개발 프로그램을 제한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2018년 미국이 일방적으로 협정을 탈퇴하고 이란에 대한 제재를 재개한 이후 이란 핵문제는 장기적으로 교착 상태에 빠지게 됐다.
이후 최근 몇 년 동안 이해관계 당사국들이 협정을 부활시키고자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미국 때문에 실패하며 한 발도 나아가지 못했다.
2025년 10월 이란 핵협정이 만료됨에 따라 모든 당사국이 실질적인 협상에 참여할 수 있는 기간이 곧 끝나가고 있으며, 상황 전개에 대한 불확실성은 더 커지고 있다.
이런 역사적 배경 하에서 3국은 이번 회의를 통해 상호 존중을 기반으로 한 정치적·외교적 참여와 대화가 유일하고 효과적이며 실행 가능한 선택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3국 모두 관련 당사국들이 현재 상황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고 제재, 압박, 무력 위협을 포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2231호 내용과 그 기간의 중요성을 짚었다.
그리고 관련 당사국들에게 상황을 악화시키는 행동을 피하고 외교적 노력에 유리한 분위기와 조건을 함께 조성할 것을 촉구했다.
3국은 핵확산금지조약(NPT)의 중요성을 거듭 확인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란이 핵개발 프로그램의 평화적 성격을 재확인하고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으려는 것을 환영했다.
그러면서 이란이 국제원자력기구와 지속적으로 협력하는 것을 지지했고 이란이 핵에너지를 평화적으로 사용할 권리를 존중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 ▲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14일 럅코프 차관과 아바디 차관을 만났다. © 중국 외교부 |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번 회의와 관련해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자 이란 핵문제에 관한 포괄적 합의의 당사국으로서, 이란 핵문제를 정치, 외교적 수단을 통해 적절히 해결하고 국제 핵확산 방지 체제를 유지하며, 중동의 평화와 안정을 증진해야 한다고 줄곧 주장해 왔다”라고 말했다.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인 왕이 외교부장은 이날 럅코프 차관과 아바디 차관을 만나 대화를 나눴다.
왕이 외교부장은 “최근 1년여 동안 중동 문제가 지속적으로 격화되고 있고 이 지역의 안보 상황이 심각하게 악화되었으며, 뜨거운 사건들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라고 하면서 “중국은 언제나 중동의 분쟁지역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고 중동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며, 이 지역 국가들의 통일과 자립을 지지하는 데 전념해 왔다”라고 밝혔다.
또한 “중동에는 이미 충분한 문제가 있다. 모든 당사자는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문제에 집중하고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지속되어 온 이 역사적 불의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며, 새로운 긴장이나 위기를 조성해서는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왕이 외교부장은 “이란 핵문제에 대한 포괄적 합의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민감한 문제를 적절히 처리한 중요한 성과”라고 말하며 “이는 다자주의 개념을 구현하는 성공적인 관행이며 지역 안정과 국제 핵확산 방지 체제를 유지하는 데 독특하고 중요한 역할을 했으나, 불행히도 미국이 탈퇴를 고집하면서 이 협정의 이행이 중단되었다”라고 지적했다.
왕이 외교부장은 럅코프 차관과 아바디 차관을 만난 자리에서 이란 핵문제를 적절히 해결하기 위한 다섯 가지 제안을 제시했다.
▲정치·외교적 수단을 통해 평화적으로 분쟁을 해결하고, 무력 행사와 불법 제재에 반대
▲힘의 균형과 책임의 균형을 유지해야 하며, 핵확산 방지와 핵에너지의 평화적 이용이라는 목표를 조율
▲이란 핵문제에 대한 포괄적 합의의 틀에서 새로운 합의에 도달하고, 가능한 한 빨리 대화와 협상을 재개
▲대화를 통한 협력을 촉진하는 것을 주장해야 하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개입을 강요하는 것에 반대하고 제재를 신속히 회복하는 행동
▲단계적, 평등적 진전의 원칙을 견지하고, 협의를 통한 합의 조성
럅코프 차관은 베이징회의를 주최한 중국에 감사를 표하고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을 높이 평가했다.
그리고 회의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이란 핵문제에 대한 정치적, 외교적 해결책을 찾기 위해 대화와 협력을 계속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럅코프 차관과 아바디 차관은 “브릭스(BRICS), 상하이협력기구(SCO) 등 국제 다자간 협력체에서 중국과의 소통과 협력을 유지하고 강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라고 표명했다.
![]() © 중국 외교부 |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이란의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에게 서한을 보내 핵 관련 협상을 재개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란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하는 협상에 나서지 않으면 미국의 군사적 조치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미국 정부가 이란에 대해 취한 ‘최대 압박’ 조치를 비난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란은) 위협이나 강압 하에서 미국과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란이 누구와도 소외되거나 다투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란이 무릎을 꿇을 것이라는 뜻은 아니다”라고 역설했다.
하메네이는 “미국의 위협은 현명하지 못한 일이며 만약 미국이 전쟁을 일으킨다면 일방적으로 공격을 당하고 있지 않을 것이다. 이란 역시 보복할 능력이 있으며 확실히 반격할 것이다. 전쟁은 좋은 일이 아니며 이란은 전쟁을 추구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또한 미국이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고자 한다면 미국은 이란을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하메네이는 “우리는 핵무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만약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미국은 우리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