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에 모든 힘…대외사업 활성화 호소”
제재 맞서 ‘자력갱생’ 거듭 확인
제재 맞서 ‘자력갱생’ 거듭 확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이 12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 회의에 참석해 시정연설을 마친 뒤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상(가운데 머리 숙인 인물)과 악수하는 모습을 <조선중앙텔레비전>이 13일 방영했다. 연합뉴스
미국·유엔의 고강도 제재에 맞서 ‘자력갱생’을 동력으로 ‘경제집중’ 노선의 실천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확인하는 한편으로, 꽉 막힌 대외경제관계의 출로도 모색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는 김 위원장의 대미 협상, 남북관계 개선 의지가 쉽사리 바뀌지 않으리라는 관측을 낳는다.
북한 최고지도자의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은, 1990년 김일성 주석 이후 29년 만이다. ‘은둔의 지도자’로 불린 아버지(김정일 국방위원장)보다 할아버지의 스타일을 좇는 행보다.
13일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국무위원장 (재)추대 경축 중앙군중대회’에서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국무위원장’을 “전체 조선인민을 대표하고 나라의 전반 사업을 지도하는 국가의 최고직책”이라 묘사했다. <노동신문>도 ‘국무위원장’을 “전체 조선인민의 최고대표자이며 공화국의 최고령도자”라고 칭했다. 김 위원장의 수식어로 기존의 ‘최고 영도자’와 함께 “조선인민의 최고대표자”가 새로 추가된 것이다. 김 위원장이 대외 국가수반직도 겸하는 쪽으로 최고인민회의에서 개헌이 이뤄졌으리라는 관측에 힘을 싣는 변화다.
중앙군중대회에서 최룡해는 ‘노동당 중앙위 정치국 상무위원+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내각 총리에서 물러난 박봉주는 ‘정치국 상무위원+당부위원장’ 자격으로 주석단에 앉았다. ‘4인 체제’(김정은·김영남·최룡해·박봉주)이던 노동당 상무위원회는 김영남이 빠지고 3인 체제로 정비된 듯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