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4차 남북 정상회담 공식 제안.."장소·형식 상관없이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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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9-04-15 16:53 조회14,883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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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4차 남북 정상회담 공식 제안.."장소·형식 상관없이 만나자"
임성호 입력 2019.04.15 15:21
지난주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여건이 되는 대로 장소와 형식에 구애받지 말고 4차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자고 공식 제안했습니다.
문 대통령의 말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이제 남북정상회담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추진할 시점입니다. 북한도 대화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습니다. 최고인민회의에서 국무위원장으로 재추대된 김정은 위원장은 시정연설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구축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안팎으로 거듭 천명했습니다.
또한 북미대화 재개와 제3차 북미정상회담 의사를 밝혔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변함없는 의지 높이 평가하며 크게 환영합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또한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 공동선언을 철저히 이행함으로써 남북이 함께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 점에서 남북이 다를 수 없습니다, 우리 정부는 어떤 어려움 있더라도 남북공동선언을 차근차근 이행하겠다는 분명하고도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습니다. 서로의 뜻이 확인된 만큼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할 여건이 마련됐습니다.
북한의 형편이 되는 대로 장소와 형식에 구애되지 않고, 남과 북이 마주 앉아 두 차례의 북미정상회담을 넘어서는 진전될 결실을 맺을 방안에 대해 구체적이고 실질적 논의를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文대통령, 남북회담 추진 공식화…'구체적·실질적' 核중재 시동
- 기사입력2019/04/15 16:28 송고
金 시정연설 '오지랖' 발언 언급 없어…대승적인 대화 의지 천명
"진전된 결실 볼 방안 논의 기대"…'굿 이너프 딜' 등으로 北설득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일 한미정상회담의 후속조치로서 남북대화 추진을 공식화하고 나섰다.
비핵화 해법을 놓고 뚜렷한 간극을 표출하고 있는 북미 양국 사이에서 남북대화를 '마중물' 삼아 다시금 핵(核)중재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15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이제 남북정상회담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추진할 시점"이라면서 "북한의 여건이 되는대로 장소와 형식에 구애받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나 자신의 평양 방문을 위해서는 의전·보도·경호 등에 상당한 준비가 있어야 하는 만큼 이를 배제하고 지난해 5·26 정상회담처럼 판문점에서 '원포인트' 회담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문 대통령의 이런 인식은 김 위원장이 지난 12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미국이 요구하는 비핵화 '빅딜'에 부정적 입장을 내비치면서도 대화의 문은 여전히 열어놓고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연설에서 "미국이 올바른 자세를 가지고 우리와 공유할 방법론을 찾은 조건에서 제3차 조미(북미) 수뇌회담을 하자고 하면 한 번은 더 해볼 용의가 있다"고 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이를 두고 "북한도 대화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며 "김 위원장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구축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안팎으로 거듭 천명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회의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김 위원장의 '오지랖' 발언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것도 이런 맥락으로 볼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연설에서 3차 북미회담 개최 용의를 밝히면서도 "(남측은)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할 것이 아니라 민족의 이익을 옹호하는 당사자가 돼야 한다"며 우리 정부를 압박하는 태도를 보였다.
자칫 비핵화 대화 재개를 위해 동분서주하는 남측의 노력을 깎아내리는 언사로 해석될 수 있음에도 이와 관련한 언급을 삼간 것은 단어 하나, 문구 하나에 일일이 의미를 두지 않고 큰 틀에서 김 위원장의 대승적 대화 의지를 높이 평가하겠다는 뜻으로 분석된다.
김 위원장이 시정연설에서 미국을 향해 비핵화 대화 시한을 연말로 못 박으면서 사소한 것에 발목을 잡혀 북미 간 대화 재개가 지연돼서는 곤란하다는 판단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대목은 문 대통령이 지난 세차례의 남북정상회담 때와는 달리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논의'를 강조한 것이다.
이는 북미 정상간 만남을 주선하는 '가교' 역할에 그치지 않고 북핵 협상에 돌파구를 마련하는 '내용상'의 딜 메이커(deal maker)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남과 북이 마주 앉아 두 차례의 북미정상회담을 넘어서는 진전된 결실을 볼 방안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논의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의중을 확인하고 싶다며 핵 협상을 사실상 '아웃소싱'한 측면이 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중재의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할 부담감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으로서는 북미 정상이 비핵화 로드맵에 합의할 수 있는 수준의 협상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현재의 워싱턴 기류를 주시하고 있는 북한이 남북간 핵(核)대화에 선뜻 응할 지 미지수이고 남북간 채널이 가동되더라도 김 위원장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낼 수 있는 확실한 '묘수'를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애초 1차 정상회담에서 북미가 완전한 비핵화 원칙에 합의한 데 이어 2차 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비핵화 로드맵에 합의할 것으로 기대됐던 만큼 문 대통령으로서는 북미가 모두 수용할 만한 '카드'를 내놓는 게 필요한 상황이라 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이 4차 남북정상회담에서 '포괄적 합의와 단계적 이행' 원칙에 입각한 영변 핵시설 폐기나 풍계리 핵실험장 검증 등 연속적인 '굿 이너프 딜'(충분히 괜찮은 거래)을 제안할 수 있다는 관측이 일각에서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한미정상회담에서 '빅딜' 원칙을 고수하면서도 "다양한 스몰 딜이 이뤄질 수 있다"는 말로 협상의 여지를 둔 만큼 문 대통령이 이를 바탕으로 김 위원장을 설득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문 대통령으로서는 김 위원장을 상대할 대북특사 카드를 어떤 식으로 활용할 것인지가 긴요해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kj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