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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고승우] 문재인, 김정은, 윤석열의 남북관계 ‘심각한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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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4-05-29 10:21 조회38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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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김정은, 윤석열의 남북관계 ‘심각한 실패’


  •  고승우
  •  
  •  승인 2024.05.28 21:20
 

[기고] 고승우 한미일연구소 상임대표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8년 남북정상회담’ 합의 이행 불발이유 밝혀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대남 극한 발언 취소하라!
윤석열 대통령은 한미일 군사동맹 올인 멈춰라!

한반도는 한미와 북한이 서로 핵무기로 상대방을 공격할 것이라 공언한 상태이다. 미국은 북한을 세계전략 대상의 일부로 편입시켜 전략무기를 수시로 한반도에 전개하는가 하면 북한은 핵보유국임을 헌법에 명시하거나 핵과 미사일 증강을 호언장담하고 있다. 동시에 남북 간에는 일체의 대화나 협상의 움직임조차 없이 무력 증강만이 평화를 보장한다는 논리만을 강조하고 있다.

전쟁은 정치적 목적에 의해 이익을 챙기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지만 자칫 우발적 충돌에 의한 참극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런 측면에서 미국과 중국은 전방위적으로 대립, 대치하면서도 국방, 경제 장관급 협상을 그치지 않고 있다. 과거 모든 전쟁당사국들의 경우 평화적 방법으로 전쟁에 승리하기 위한 목적으로 교전국과 대화라는 수단을 활용한 것은 일반적이었다. 남북한 정부도 이점은 깊이 살펴야 할 것이다.

윤석열, 한반도 전쟁 위기 고조 속 남북한 대화 전무

윤석열 정부의 대북 전략은 무력에 의한 평화 보장, 전쟁 발생 시 북한 정권 붕괴 등을 기조로 참수훈련을 앞세운 강도 높은 한미 연합훈련을 지속하면서, 한미일 군사적 공조를 통한 압도적 군사력 강화 등에 집중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국내 비판세력이나 노동운동에 대해서도 공산집단 세력 운운하거나 홍범도 흉상 이전 논란에서 보듯 국가보안법에 입각한 정책을 중시하는 것으로 비춰진다.

국보법은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북한 주민을 그 구성원으로 규정하면서 민족보다 이념을 앞세우는 것은 물론 대화와 협상을 원천적으로 금하면서 자국민의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훙준표 대구시장은 대통령의 통치권조차도 국보법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힐 정도로 이 법의 구속력은 그 문제가 심각하다. 지난해 헌법재판소가 이 법에 대해 합헌 결정을 한 바 있지만 윤석열 정부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특성상 전쟁이 발생할 경우 남한 주민도 엄청난 참화를 피할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국보법의 상위법인 헌법에 의한 평화통일 노력을 멈춰서는 안 될 것이다.

이런 점에 입각해서 윤석열 정부는 박정희 정권 이래 남북접촉과 협상, 선언 등을 통해 전쟁을 방지하려 했던 점을 주목해야 한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에서는 남북정상회담과 선언을 통해 평화통일의 로드맵까지 만든 바 있다. 윤석열 정부도 전쟁을 방지해 남북이 상호 윈윈하거나 그 이상의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정부의 헌법적 책무이기도 하다.

오늘날 남북한의 경우 대화나 협상에 의한 위기 해결, 상호 평화공존의 움직임이 전혀 없다. 현재 한반도 사태에 대해 미국은 외교와 협상이 해법이라는 점을 공개적으로 앞세우고 있지만 북한은 응하지 않고 있다. 이런 교착상태의 원인은 여러 각도에서 접근할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지피지기의 태도라 하겠다.

상대의 입장에서 상황을 분석해서 상대가 받아들일 수 있는, 즉 상대를 대화와 협상 테이블로 나오게 하는 것이 정치가 할 일이라는 점이다. 군은 전쟁과 관련해 물샐 틈 없이 대비하고 전쟁 발생 시 승리를 목표로 하는 것이 책무이지만 정치는 전쟁 전후를 책임지는 역할이 중요하다. 윤석열 정권이 미국과 함께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면 북한 정권 붕괴’라고 합창만 하고 있는데, 이는 정치의 역할이 배제되어 있어 큰 문제다.

즉 윤석열 정권은 북한 핵무기가 사용될 조건을 관리해서 그것을 예방하고 북한 정권 붕괴 전후 예상되는 한반도 전면전쟁과 그 이후에 대한 대책을 국민 앞에 소상히 밝혀야 하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군사령관 같은 역할만 할 뿐 대통령이라는 헌법적 책무를 이행하지 않고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 할 것이다. 정부는 전쟁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 피해를 크게 한다는 점에서 전쟁을 하지 않고 사태를 수습하거나 상호 윈윈, 승리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작업을 한시도 멈춰서는 안 된다.

윤석열 정부가 집권 이래 북한에 대해 대화 제의를 어떤 식으로 어떻게 했는지 알 수 없으나 지금으로부터 6년 전인 2018년 남북한은 세 차례의 정상회담을 하면서 남북의 상호 위윈할 청사진을 대내외에 발표했다. 오늘날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을 점검하는 것이 생뚱맞다고 할지 모르지만 현재 한반도 상황은 가까운 과거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구조적 특성상 이를 외면할 수는 없다.

바둑을 둘 때 경기가 끝나면 복기를 하면서 전체 상황을 살피는 순서가 따르는 것처럼, 오늘날 한반도 상황도 그렇게 할 필요가 있다. 수년전 전 세계가 주목했던 남북정상회담이 한반도 평화공존, 공동발전의 청사진을 내놓았지만 그 후 한반도 상황이 핵전쟁 발생 가능지역으로 전락한 과정을 점검해 보자는 것이다. 그렇게 할 경우 향후 남북정상회담이나, 실무급 대화를 통해 전쟁을 피할 방법에 대한 방안이 파악될 수도 있을 것이다.

2018년 남북정상회담 3차례 열렸지만 합의사항 이행 안 돼

2018년 1년 동안 남북 정상회담이 세 차례나 열렸다. 남북 정상이 짧은 기간에 세 차례나 만난 사례는 그동안 없었으며 당시 남북은 공동선언도 채택해 비무장지대(DMZ)의 비무장화 조치를 포함해 주요 분야의 남북관계와 관련된 내용에 합의했다.

당시 4월 채택된 판문점선언에는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절박한 요구”라는 내용이 첫머리에 명시됐고. 9월 채택된 평양선언도 판문점선언을 바탕으로 남북의 교류협력을 증대시킬 것을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평양을 방문해 채택한 평양선언의 경우 한국 내에서 법적인 효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비준 절차도 거쳤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합의를 이행하겠다는 한국 정부의 의지가 강한 상황이었다.

남북은 2018년 정상회담을 통해 교류협력과 평화통일을 위한 고속도로를 놓는 식의 파격적 합의를 했지만 그것이 이행되지 못했다. 여러 가지 이유가 거론되지만 남북정상회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포위 전략인 쿼드(Quad; 미국, 인도, 일본, 호주 등 4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비공식 안보회의체)를 추진하면서 이를 전면 중단시켰다는 주장이 유력하다. 미국이 중국과 각을 세워야 하는데 남북한이 화해무드가 되는 것은 미국에 도움이 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 결과였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나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태에 대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침묵했고 오늘날에도 국민은 여전히 그에 대해 알지 못하고 있다. 북한은 2019년부터 남한에 대해 극도의 불신감과 적대감을 드러내다가 2020년 개성공단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건물을 폭파했다. 북한의 태도는 문 대통령을 평양에 초청해 북한 주민들에게 직접 연설할 정도의 배려를 했으나 남한이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 정상화에 소극적이면서 여타의 남북정상합의사항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데 대한 대응으로 추정된다.

오늘날 북한의 태도는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사항은 그 이행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한 것과 같은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다. 북한은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대북 전략을 미국, 일본과의 공조를 통해 강화하자 남한 주민조차 핵무기로 살상할 것이라는 점을 공언할 지경에 다다랐다. 남한도 미국 핵무기로 북한을 공격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어 만에 하나 남북 전면전쟁이 발생할 경우 민족공멸의 참화를 피하기 어렵게 되어 있다.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할 것인가? 여러 방안이 있겠지만 해법 모색이 가능한 주요한 키를 쥐고 있는 당사자의 한 사람은 문 전 대통령으로 보인다. 문 전 대통령이 2018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미관계 전반에 대해 설명하고 남북합의가 이행되지 못했던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향후 남북정상회담은 불가능할 지 모른다. 북한에서 유사한 시행착오를 반복하려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 전 대통령은 4월 총선이 끝나고 야권이 압승한 상황에서 전격적으로 회고록을 발표해 2018년 남북정상회담 이후의 사태 전개에 대해 몽땅 ‘네 탓이요’라고만 이야기했다. 대단히 실망스럽다. 2018년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남북합의 이행을 못하도록 했는지 밝히는 것이 국민의 세금으로 급여를 받은 대통령의 책무라 점에서 그러하다.

지금과 같은 엄중한 상황에서 일견 무책임한 소리만 한 것은 5년간 재임기간 동안 무능력, 무소신으로 촛불시민이 원하던 개혁을 외면하다가 윤석열과 같은 함량미달 인물에게 검찰총장이라는 중책을 주고 결국 대통령이 되게 한 원인을 제공한 과오조차 인식치 못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남북 평화공존을 두 정상이 한 입으로 강조했던 2018년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구입한 무기는 사상 최대 액수였고 한국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의 경우 2018년은 그 이전보다 크게 늘어난 1조 400억 원에 달했다. 이는 한미 두 정부가 남북정상회담 개최 전에 물밑 작업으로 합의한 것인데 한반도 군비증강을 촉발하는 미국 무기 구입에 대한 북한의 반응은 2020년 개성공단 남북연락사무소 건물 폭발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한미 두 나라 정부는 남북간 교류협력 추진이 군사안보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 한국이 미국산 무기 수입을 늘리거나 미국의 대북 봉쇄압박을 약화시키지 않는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2018년 남북정상회담 합의 이행 못한 이유 설명해야

박정희 정권 이래 남북문제는 정상 간에 큰 원칙에 합의하고 실무진의 협상이 이뤄지는 위에서 아래로의 논의 과정을 거쳤다는 점에서 향후 남북 간 협상도 비슷한 방식을 취할 가능성이 크다. 북한 체제의 특성상 다른 협상방식은 실현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

이런 점에서 2018년 남북정상회담 이후에 대한 정확한 설명과 유사한 문제가 재발할 가능성을 배제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남북정상회담 뒤 트럼프 대통령이 왜 입장을 바꿨고 한국 정부가 그것을 수용해 남북 정상 간 합의가 이행되지 못한 것이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이는 문 전 대통령이 직접 설명해야 하고 민주당이 집권 당시의 과정에 대해 같이 책임을 지고 국민 앞에 나서야 할 것이다.

윤석열 정부도 진영논리에서 탈피한 대승적 자세로 문제에 접근하고 해법을 모색하는 태도를 지녀야 한다. 남북관계에서 핵심요인의 하나인 미국은 빼고 남남 간에 삿대질하는 식은 국제사회를 볼 때 낯뜨거운 일이다. 정치 큰 머슴 대통령들은 국민에게 무한 봉사하는 큰 원칙을 항상 실천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인 것은 물론 헌법에 명시된 평화통일에 역행하는 처사라 할 것이다.

윤석열 정부가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의 대북관계를 퍼주기, 전쟁 위기 고조라는 식으로 비판하는 것은 사실 과거의 한미관계에 대한 문제제기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남북관계에 관여한 미국의 존재는 배제된 채 정치권 등에서 남남갈등으로만 치닫고 있는 것은 부적절해 보인다.

그것은 국민의 입장에서 볼 때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다. 전체 사안 중에 일부만을 떼어내 그것이 전체인양 공언하는 것은 가짜뉴스이거나 국민기만 행위일 수 있다. 향후 바람직한 남북관계 구상이나 실천을 위해서라고 국민은 그 진실을 정확히 알아야 할 권리가 있고 정치권은 그것을 알릴 책무가 있다. 이런 점이 충족되지 못할 경우 생산적인 미래를 상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향후 남북정상이 만나 대내외를 향해 악수하고 평화의 로드맵을 내놓아도 외세가 개입해서 어깃장을 놓을 가능성이 방치된다? 이런 위험성이 존속될 경우 남북관계는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 될 것이기 때문에 이를 공론화해서 재발을 방지해야 할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이는 문 전 대통령이 나설 경우 쉽게 달성될 수 있으리라 본다. 만약 문 전 대통령이 결단을 해서 민족 재통합, 한미관계 정상화에 기여한다면 한반도 평화와 안정 달성은 물론 평화통일도 수십 년 앞당겨질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이 미국에 군사, 외교적으로 예속, 종속되어 있고 미국 대통령의 판단만으로 대북 선제타격이 가능하고 그것이 한반도 전면전으로 비화할 수 있는 끔찍한 미국의 한반도 전략이 존속하는 한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평화와 안전은 보장되지 않는다. 더욱이 한국의 대미종속, 예속 현상이 심화되는 것은 미국에게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미국식 합리주의의 생산성이 높아지기 위해서는 한미동맹이 국제법과 상식에 맞는 쪽으로 정상화되어야 것이다.

이를 위해 문 전 대통령이 반드시 2018년 남북정상회담 이후의 한미관계에 대해 자세히 국민에게 밝혀야 한다. 이는 전직 국가원수의 국민에 대한 책무라 할 것이다. 민주당도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기 이전에 정부 전반에 걸쳐 경험한 한미관계에 대해 철저한 자기 고백과 성찰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여권과 함께 침묵하는 것은 전쟁 위기에 봉착한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시켜 줄 정치적 대안이 될 수 없을 것이다.

문 전 대통령은 현재의 한반도 상황을 직시해서 국가와 민족을 위해 한미관계와 남북관계의 정상화를 위해 발벗고 나서야 한다. 윤 대통령도 문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발탁했다는 점에서 윤 대통령 정부의 실정에 대한 책임에서 문 전 대통령도 자유로울 수 없다.

김정은, ‘남한 핵무기 사용, 적화통일 대비’ 등 밝히며 신형무기 계속 공개

남북관계는 1972년 7.4남북공동선언을 발표한 뒤 냉탕과 온탕을 오고가는 과정이었으나 북한이 오늘날과 같이 극단적인 대남 적대감을 표시한 적은 없었다. 북한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한 2년 뒤인 2020년 6월 개성공단에 있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했고 그후 각종 미사일 실험 발사에 대한 한미 대응이 반복되면서 대남 발언 수위가 급격하게 험악해졌다.

북한은 2023년 당중앙위 전원회의에서도 남한을 제1의 적대국이자 불변의 주적으로 지목하며 핵무력을 통한 남한의 전 영토 평정 준비를 지시했다.(중앙일보 2023.12.31)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1월 남한은 화해 협력이나 통일의 대상이 아니라며 북한 공조직을 폐지하고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에는 대한민국을 완전히 점령·평정·수복하고 공화국 영역에 편입시키는 문제”를 헌법에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연합뉴스 2023.1.16) 북한은 이후 김일성, 김정일 집권 당시 평양 등지에 세운 평화통일 추진 관련 기념탑 등 시설물을 철거하고 남북을 연결하는 도로, 철로에 지뢰를 매설한 것으로 보도됐다.

북한의 한미에 대한 대응은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육성으로 언급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는 북한 TV를 통해 남한에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 적화통일 대비 등을 밝히면서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 등 신형무기를 계속 공개하면서 미국을 압박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은 북한 내부의 체제 결속을 강화하면서 경제난과 내부 불만을 통제하고 외부로는 강경한 대외정책을 통해 국제사회에 대한 압박을 유지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같은 민족이면서 분단이후 줄곧 평화통일의 대상으로 지칭되던 남한에 대해 핵무기 사용 가능성, 무력통일까지 언급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정도가 지나쳤다는 비판을 자초하고 있어 즉각 철회하고 사과해야 할 것이다.

△북한이 평화통일의 상대라 하던 남한을 핵무기 사용으로 깡그리 전멸의 대상으로 삼는다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설명 불가능하고 △남한을 핵무기로 공격한다면 북한도 미국 핵 보복을 받는 구조고 결국 한민족 전체가 전멸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 △사상과 이념은 역사적으로 볼 때 유한하다는 점에서 북한체제만을 앞세우는 것은 설득력이 약하고, △정치는 전쟁을 관리, 통제해야 한다는 점에서 김정은의 대남전략이 북한 주민 전체의 이익과 상반된 것일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점, △남북한 주민 대다수는 자신의 적극적 선택이 아닌 분단 상황에 의해 태어나거나 거주하게 되면서 양쪽 지역으로 나눠지게 되었고 친인척들이 이산가족이 된 경우가 많다는 점, △남북교류협력이나 통일 노력은 1972년 7·4남북공동선언 이래 지속적으로 추진되어 왔으며 그런 과정에서 남북 지도자들이 자신의 정치적 필요에 의해 약속 이행을 하지 않거나 악용한 사례가 적지 않았고, △평화통일을 지향하는 남북정상회담에 임하는 남한은 한미동맹의 존속을 주장하는 미국의 요구를 수용해왔다는 점 등을 북한이 몰랐을 리 없음을 고려할 때 2018년 남북정상회담 합의가 이행되지 않은 뒤 북한이 남북한 주민의 상호전멸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식의 논리를 내세우는 것은 너무 과도하고, △남한의 대미 종속이 유엔헌장에 저촉될 만큼 심각한 것에 주목하면서 북한의 자주노선을 주시하던 해외동포 등에게 큰 실망과 충격을 주고 있으며, △모택동이 미국과 전쟁불사를 공언하는 불편한 관계일 때 미국 권력층과 일반시민을 구분하는 방식의 전략전술을 흔히 써온 것에 비춰 매우 거칠고 부적절하며, △미국을 군축협상 쪽으로 끌어내기 위해 한반도의 긴장 수위를 높이기 위한 성동격서의 성격이라 해도 지구촌의 지지나 공감을 얻기 힘들고, △남한을 향해 핵공격하고 점령한다고 공개 발언하는 것은 유엔헌장과 국제법에 위배될 수 있고, △남북관계가 모든 대화 통로가 차단된 채 전쟁 직전의 상황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북일접촉과 대화가 이뤄지는 것을 국제사회가 긍정적으로 볼 가능성이 낮았다는 점 등이다.

미 상원의원들, 청문회서 “대북 정책 실패...한반도 비핵화 불가능”

김정은 위원장이 2018년 이후 6년 만에 최악의 대남 적대감을 표시한 원인은 여러 각도에서 평가할 수 있지만 한미공조 속에서 대북정책을 주도해 온 미국의 대북정책이 실패했다는 점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그것은 한반도가 위기로 치닫고 있던 지난해 10월 미 상원이 개최한 한반도 안보사태에 대한 청문회에서 구체적으로 아래와 같이 제시됐다.

당시 청문회에 참석한 공화당의 외교위 동아태소위 간사 밋 롬니 상원의원은 북한 문제와 관련해 “우리가 그동안 한 일은 효과가 없었다”고 지적하면서 “지난 수십 년 동안 북한과의 관계를 생각해 보면 정말 중구난방이었다. 우리에게 북한과 관련해 일관된 전략이나 정책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VOA 2023.10.6)

상원 코리아코커스 공동의장인 민주당의 브라이언 샤츠 의원도 미국의 대북 정책을 실패로 규정하며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북한은 무기 프로그램을 계속 향상하고 있는데 어떤 구애도 받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는 새로운 경로가 필요하다.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는 실현 불가능하다고 본다. 우리는 이런 현실을 외면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상원 외교위 동아태 담당 소위원장인 민주당의 크리스 밴 홀런 의원도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 달성은 불가능하다는 지적에 동의한다며 “미국은 현실을 반영한 대북 전략을 마련할 때다. 미국의 한반도 비핵화 목표에 대해 매우 가치 있는 목표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달성할 수 없었다. 우리가 다른 종류의 장기적인 접근법을 생각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고 강조했다.

이 미국 청문회는 미국의 여야 모두 미국의 대북정책을 실패로 규정하며 변화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는데 미국의 한반도 정책에 편승 또는 절대적으로 협조한 한국에서는 미국의 책임론에 대해 발언을 한 적이 없다. 한반도 사태는 어떤 면에서 미국이 주도하는데도 한국의 여야 정치권은 미국이라는 실체에 대해 침묵하는 공통점을 보이고 있는데 이를 국제사회가 어떤 시각으로 볼지 생각해 볼 일이다.

한국의 일부 정치인들이 안보문제도 당리당략 차원에서 이용할 뿐 정작 국가와 국민에 대해 최대한 봉사한다는 태도를 찾아보기 힘든 것은 서글픈 일이다. 한국은 한반도 문제를 평화적으로 푸는데 기여하기 위해서 선진국 대열에 올라선 경제, 군사적 국격에 맞는 외교, 군사적 주권을 확보해야 한다. 그래야 미국이 합리적인 한반도 정책을 고민할 수 있게 만들어 동북아 평화 증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우리 사회는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 대립이 한반도로 번지지 않을까 두려워한다. 전쟁은 국민이 결코 원치 않는다. 국민은 정치가 전쟁을 방지하고 전쟁을 하지 않고 승리하면서 평화를 정착시키기를 원한다. 정치가 이를 외면한 채 전쟁이나 전쟁 가능성을 정치에 이용하려 해서는 안 된다. 그럴 경우 대가를 치른다.

여의도 정치의 모순과 4월 총선의 교훈

얼마 전 ‘윤석열 심판’으로 끝난 4월 총선에서는 남북관계와 결부된 한미관계나 한반도 전쟁위기에 대해 어느 정당도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 거대 여야 정당은 물론 기타의 진보정당도 마찬가지였다. 주권자인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위협받는, 자칫 한반도에서 핵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국민의 정치 머슴을 뽑는 선거에서 최대의 이슈가 다뤄지지 않았다. 기이한 침묵의 카르텔이었다.

총선은 유권자인 국민이 머슴을 뽑는 최대의 행사다. 그런데 현 정치권은 양당에 의해 장악된 해괴한 논리가 지배하면서 정치머슴들이 유권자 위에 군림하는, 군사정권 시절에 횡행했던 작태가 재연되고 있다. 정치가 국민의 관심사, 불편함을 해결하는 역할 대신 정치참여 세력들이 집권을 향해 무한경쟁을 벌이면서 민주주의 발전에 역행하고 민생을 외면하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거대 두 정당은 남북문제에 대해 침묵하는 공통점을 보이면서 다당제의 폐해를 시정하자는 법을 악용해 위성정당을 만드는 식의 민주주의 발전을 후퇴시키는데 동참했다. 총선이 끝난 뒤 위성정당은 해산되어 거대 정당에 편입되는 말도 안 되는 작태가 연출됐다. 정치권은 집권과 다수당이 누리는 잿밥에 눈이 멀어 정작 국민의 머슴 역할에 대한 최대 책무를 망각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개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것과 마찬가지다.

총선이 끝난 뒤 거대 양당은 대통령 탄핵 가능성, 다음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한 싸움을 시작했다. 두 정당은 분단과 통일문제에서 국민을 완벽하게 배제하거나 격리하는 국가보안법을 21대 국회 마지막 회기에 다루기로 2021년 11월 합의했지만 침묵하고 있다. 주권자인 국민을 개돼지로 만들고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짓밟는 국보법을 없애는 당위성보다 정치권력 장악이라는 진영 논리에 함몰된 막가파 정상배의 모습과 다를 바 없다.

현재의 거대 양당은 주한미군방위비 분담이 주한미군의 한국 주둔을 미국의 권리(right)로 규정한 한미상호방위조약 4조에 의해 이뤄져 국민의 혈세가 엉뚱하게 쓰이고 있다는 사실을 밝힌 적이 없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되면 분담금 상향조정이 우려된다느니, 주한미군 철수가 검토될 것이라느니 하는 식으로 현재의 불평등한 한미동맹을 유지하는 것이 최상인 양 주장하는 논리만을 이야기할 뿐이다.

한국은 21세기 국제사회에서 군사주권을 외국에 넘겨준 유일한 국가다. 이에 대해 일부 인공지능 AI는 한국이 주권국가가 아니라고 답변하고 있다. 심각하게 국치스런 일이다. 하지만 정치권은 정권이라는 과실에만 눈독을 들일 뿐 민족과 국가의 대외 경쟁력에는 아무 관심이 없다. 한반도 핵전쟁을 호언하고 ‘2 국가’를 말하면서 단군민족의 정체성까지 부인하는 김정은 위원장이나 한미동맹으로 한국에 엄청난 시혜를 베풀고 있는 듯 거드름을 피우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맞장떠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정치인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우물 안 개구리정치인들만 들끓는다고 할까?

총선 이후 정국은 박근혜 탄핵 전후의 분위기와 흡사하다. 2017년은 촛불혁명 속 시민들의 총궐기로 야당이 승리했고 4월 총선도 윤석열 폭주와 잘한 것 없는 야당에 대해 유권자가 윤석열 심판 쪽의 선택을 한 결과다. 그런데 총선이후 거대 야당은 국보법 심의 약속에 침묵하고 2018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악화된 남북관계, 트럼프의 한국 비하 발언 등에 대해 모르쇠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는 안 된다.

그 이유는 명백하다. 윤석열과 같은 무자격자를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문재인식 정치가 재연될까 두렵고 그에 따라 민주주치의 발전은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군사주권 회복을 통한 한반도 사태 개선 가능성은 희박해질 질 것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윤석열 같이 법치를 멀리했을 것 같은 행태를 반복하던 법 기술자를 중용해 대통령이 되게 만들어준 과오와 함께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이 오늘날과 같은 극한적 남북대치로 이어진 경과에 대해 상세히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 그것은 빠를수록 이 나라 민주주의와 분단해소, 평화통일의 목표 달성을 앞당길 것이다.

 

고승우 (언론사회학 박사)

전 한겨레신문 부국장

전 한성대 겸임교수

민주언론시민연합 고문

제2회 조용수언론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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