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회견 발언문 전문] 北최선희 "트럼프, 하노이서 스냅백 전제 제재완화에 긍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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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9-03-26 09:41 조회5,547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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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최선희 "트럼프, 하노이서 스냅백 전제 제재완화에 긍정적"
(서울=연합뉴스) 최선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스냅백'(snapback·제재를 해제하되 위반행위가 있으면 제재를 복원하는 조치)을 전제로 한 제재완화에 긍정적 입장을 보였다고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지난 15일 평양주재 대사관 관계자들에게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뉴스가 25일 입수한 최 부상의 당시 브리핑 '발언문'(모두발언) 전문에 따르면 그는 "회담에서 우리가 현실적인 제안을 제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문에 '제재를 해제했다가도 조선이 핵 활동을 재개하는 경우 제재는 가역적이다'는 내용을 더 포함시킨다면 합의가 가능할 수도 있다는 신축성 있는 입장"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 국무장관 폼페이오나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볼턴은 기존의 적대감과 불신의 감정으로 두 수뇌분 사이의 건설적인 협상 노력에 장애를 조성했으며 결국 이번 수뇌회담에서는 의미 있는 결과물이 나오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외신들에 따르면 설명회 당일 최 부상이 "두 최고지도자 사이의 개인적인 관계는 여전히 좋고 궁합(chemistry)은 신비할 정도로 훌륭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호감을 표시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최 부상의 주장대로라면 당시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측의 영변 핵시설 관련 조치에 상응한 조치로 스냅백을 조건으로 한 제재완화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이를 합의문에 담을 의사가 있었으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의 반대로 합의문을 내놓지 못하고 무산된 셈이다.
스냅백 방안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제재완화에 대한 북측의 요구가 거세지면서 북측의 비핵화 조치를 추동하기 위한 차원에서 논의되기도 했다.
그러나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미국을 다녀온 이동렬 외교부 평화외교기획단장은 지난 20일 서울 성북구 주한스웨덴대사 관저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와 대화, 신뢰 구축 전망' 주제 세미나에서 "그동안 스냅백과 같이, 가능한 제재해제 방안에 대한 많은 담화와 연구가 있었지만, 그것을 생각하기에는 아직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최 부상은 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미 협상의 기회를 만들기 위해 "국내의 많은 반대와 도전과도 맞서오시었다"며 "사실 우리 인민들 특히 우리 군대와 군수공업부문은 우리가 절대로 핵을 포기하면 안 된다고 하면서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께 수천통의 청원 편지를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군과 군수공업, 기득권과 일반 주민들도 북한의 핵 포기를 원하지 않지만, 김정은 위원장의 '결단'으로 북미 비핵화 협상이 가능했다는 주장인 셈이다.
최 부상은 향후 행보와 관련, "이번과 같은 협상은 더더욱 할 의욕도 계획도 없다"며 "나는 우리 최고지도부가 곧 결심을 명백히 밝힐 것으로 보인다"고만 돼 있어 외신 등에서 보도한 핵·미사일 시험유예(모라토리엄) 관련 발언은 질의응답 과정에서 언급된 것으로 보인다.
[단독]최선희 "文대통령, 중재자보다는 촉진자…이해할만 해"
"南, 美와 동맹관계로 당사자 격…중재자보단 촉진자"
문정인 관훈클럽 토론회 발언 인용…최선희 동의 뜻
"문 특보 발언 듣고 '촉진자'적인 역할 이해할만 해"
외신들 "文은 중재자 아닌 '플레이어'라고 했다" 보도
김태규 기자 kyustar@newsis.com
【평양=AP/뉴시스】15일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가운데)과 북측 관계자들이 평양에서 각국 외교관과 외신 기자들을 상대로한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DB). 2019.03.15 |
25일 뉴시스가 입수한 평양 기자회견 질의응답 일부 녹취에 따르면 최 부상의 '플레이어' 발언은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의 발언을 인용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녹취에 따르면 최 부상은 모두 발언 뒤 이어진 외신기자들과의 질의 응답에서 본인이 생각하는 문 대통령의 역할에 대해 언급했다.
최 부상은 "문 특보가 말하듯이 지금 시점에서 남조선(남한)은 중재자 역할을 하기는 힘들다"며 "왜냐하면 중재자는 조미(북미) 회담에서 그 어떤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것이 없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남조선은 미국과 동맹관계에 있고, 그렇기 때문에 문제의 당사자 격으로도 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남조선은 중재자 역할이 힘들고 촉진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발언을 (문 특보가) 했다"고 설명했다.
최 부상은 "저는 (문 특보의) 발언을 듣고 그것이(문 대통령의 역할이) 조금 더 중재자보다는 '촉진자'적인 역할이라는 것은 이해할만 하지 않겠는가 이렇게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현재 처한 위치를 볼 때 중재자보다는 촉진자 역할이 더 어울린다는 것이 최 부상의 설명이다.
문 특보가 지난 12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대화의 동력을 살리고 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설득하기 위한 레버리지가 필요하다"며 "한국은 중재자라기보다 촉진자"라고 언급한 것에 동의의 뜻을 나타낸 것이다.
하지만 러시아 타스, 미국 AP통신은 한미가 동맹관계에 있다는 것을 근거로 최 부상이 "문 대통령은 중재자가 아닌 '플레이어'라고 말했다"고만 보도했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12일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기조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DB). 2019.03.12. dahora83@newsis.com |
워싱턴포스트(WP)도 15일 최 부상의 중재자 관련 발언을 거론하며 "문 대통령의 노력이 북한에서도 완전히 인정받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지난 17일 정확한 내용을 더 파악해야한다는 것을 전제로 "최 부상의 발언은 본인의 말이 아니라 '이런 이야기가 있다'고 인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리 정부 역할을 저평가한 내용은 아니라고 본다"고 밝힌 바 있다.
최 부상이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관계가 훌륭하다고 밝힌 것도 질의응답 과정에서 나왔다.
최 부상은 폼페이오 장관, 볼턴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언을 할수록 회담 분위기가 나빠졌다는 점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최고지도자 사이의 개인적인 관계는 여전히 좋고, 궁합은 신비할 정도로 훌륭하다"고 말했다.
[전문]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3월15일 평양 회견 발언문
김지훈 기자 jikime@newsis.com【평양=AP/뉴시스】15일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가운데)과 북측 관계자들이 평양에서 각국 외교관과 외신 기자들을 상대로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최 부상은 이날 "북한은 미국과의 협상 중단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9.03.15 |
나는 오늘 여기에 모인 우리나라 주재 각국 외교 및 국제기구대표 여러분들에게 현 조선반도정세와 조미관계에 대한 우리의 립장을 통보하려고 한다.
여러분들도 다 아시다시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 김정은 동지의 확고부동한 평화수호 의지와 대용단에 의하여 조선반도에는 불과 불이 오가던 첨예한 대결 분위기는 점차 가셔지고 평화와 화해의 기운이 깃들기 시작하였다.
력사상 처음으로 조미 사이에 두 차례의 수뇌상봉과 회담이 진행되었으며 북남 사이에 긴장 상태를 해소하고 화해와 단합, 협력과 교류를 위한 적극적인 조치들이 취해졌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 2월 윁남(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에서는 조선반도의 평화 지향적인 정세가 지속되고 보다 발전되기를 바라는 전 세계의 기대와 관심 속에 제2차 조미수뇌상봉과 회담이 진행되었다.
우리는 이번 수뇌회담에서 문제 해결의 유일한 출로이며 문제해결 로상에서 반드시 거쳐야 할 필수적인 경로를 쌍방의 리해관계에 맞게 설정하고 보다 진중하고 신뢰적인 조치들을 취할 결심을 피력하였다. 하지만 미국은 정치적 리해관계에 집착하면서 회담에 진정성을 가지고 림하지 않았다.
회담에서 우리가 현실적인 제안을 제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문에 <제재를 해제했다가도 조선이 핵활동을 재개하는 경우 제재는 가역적이다>는 내용을 더 포함시킨다면 합의가 가능할 수도 있다는 신축성 있는 립장을 취하였지만 미 국무장관 폼페오나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볼턴은 기존의 적대감과 불신의 감정으로 두 수뇌분들 사이의 건설적인 협상 노력에 장애를 조성하였으며 결국 이번 수뇌회담에서는 의미 있는 결과물이 나오지 못하였다.
지금에 와서 우리는 이번 협상에서 무엇이 부족했고 무엇이 더 필요했는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았다. 이번에 미국은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쳤다고 생각한다.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께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신 자리에서 싱가포르 회담 이후 260일 간은 그 어느 때보다도 인내와 노력이 필요한 시기였다는 데 대하여 말씀을 하시였는데 이런 기회를 만드시기 위해 국내의 많은 반대와 도전과도 맞서오시였다. 사실 우리 인민들 특히 우리 군대와 군수공업부문은 우리가 절대로 핵을 포기하면 안된다고 하면서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께 수천통의 청원 편지들을 올리고 있다.
이번에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께서는 조미 두 나라 수뇌분들이 공약한 6·12 싱가포르 조미공동성명을 성실히 리행하여 조미 사이에 신뢰를 쌓고 쌍방이 공약한 내용들을 단계적으로 하나하나 실천해 나가시려는 의지를 가담으시며 참으로 쉽지 않은 수뇌상봉의 길에 오르시었다.
우리가 이번에 본데 의하면 미국 측은 조미관계 개선이라든가 그 밖의 다른 6·12 공동성명 조항들의 리행에는 일체 관심이 없고 오직 우리와의 협상 그 자체와 그를 통한 결과를 저들의 정치적으로 만드는데 리용하려고 한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애당초 미국 측은 6·12 공동성명을 리행하려는 의지가 없이 저들의 정치적 리해 관계에 따르는 계산법을 가지고 이번 수뇌회담에 나왔다는 것이 저의 판단이다.
새로운 조미관계수립과 조선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구축, 조선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등 6·12 공동성명에서 합의된 사항들을 리행하기 위한 실천적인 결과물들을 만들기보다는 오직 저들에게 정치적으로 득이 될 수 있는 결과물들을 따내면 그만이라는 것이 미국 측의 계산이었다. 이번 수뇌회담을 통하여 나는 70여년의 적대관계에 있는 조미 두 나라 사이에 한두 장의 문서장을 만들어낸다는 것도 얼마나 힘든 일인가에 대해 다시금 보고 느꼈다.
우리는 이번에 유엔안보리사회가 2016년 이후 우리의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로케트시험발사를 걸고 만들어낸 <제재 결의> 제 2270호, 제2321호, 제2375호, 제2397호 중에서 민수분야와 인민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들을 해제하는 부분적인 제재완화를 요구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매일과 같이 언급하고 있는 것처럼 우리가 지난 15개월 동안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로케트시험발사를 중지하고 있는 조건에서 이러한 제재들이 계속 남아있어야 할 하등의 명분이 없다. 그에 대해서는 유엔안보리사회가 보다 명백히 대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핵시험이나 대륙간탄도로케트시험발사를 걸고 나온 유엔안보리사회 <제재 결의>들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결의들을 준수하는 정도에 따라 제재를 강화, 수정, 보류, 해제할 준비가 되여있다>는 문구가 명백히 새겨져 있다.
이번 회담에서 내가 느낀 것은 미국의 계산법이 참으로 이상하다는 것이다. 미국이 우리가 지난 15개월 동안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로케트시험발사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말은 많이 하면서도 그에 상응하게 해당한 유엔제재들을 해제하는 조치를 취하지는 않고 오히려 여기에 뚱딴지 같이 비핵화 문제까지 꺼들어 넣으면서 비핵화를 하지 않으면 제재를 해제할 수 없다는 얼토당토 않은 궤변을 늘여놓았다. 그렇다면 미국의 계산법은 대체 어디에 기초를 둔 계산법인가 하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제2차 수뇌회담 이후 미국 고위관리들 속에서는 아주 고약한 발언들이 련발되고 있다. 특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볼턴은 대화 상대방인 우리에 대해 말을 가려 하지 못하고 자기 입에서 무슨 말이 나가는지도 모르고 마구 내뱉고 있다. 그런 식으로 우리 최고지도부와 우리 인민의 감정을 상하게 할 때 그 후과가 어떠할 것인지, 과연 감당할 수 있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인지 참으로 우려스럽다.
나는 이미 하노이에서 우리 최고지도부의 립장에 대해 한 번 언급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지금도 나는 명백하게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께서는 미국의 계산법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계시며 이러한 협상을 할 필요가 있겠는가 하는 생각을 하고 계실 것이라고 본다. 귀국하시는 길에 이런 렬차려행을 왜 또 하겠는가고 하시는 말씀을 들으며 우리 위원장 동지의 생각을 읽을 수 있었다.
명백히 하건대 지금과 같은 미국의 강도적 립장은 사태를 분명 위험하게 만들 것이다. 우리는 미국과 그 어떤 타협도 할 생각이 없으며 이번과 같은 협상은 더더욱 할 의욕도 계획도 없다. 나는 우리 최고지도부가 곧 결심을 명백히 할 것으로 보인다.
jikim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