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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북한 라진항서 ‘석탄 수출’ 선박 수배…“중국으로 1만t 운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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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4-06-11 12:21 조회9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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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북한 라진항서 ‘석탄 수출’ 선박 수배…“중국으로 1만t 운송”


2024.6.11
 

라진항의 지난 4월 변화 모습. 4일(왼쪽)까지 맨 바닥을 드러내던 곳에 7일과 14일 석탄이 점차 쌓인 장면을 볼 수 있다. 사진=Planet Labs
라진항의 지난 4월 변화 모습. 4일(왼쪽)까지 맨 바닥을 드러내던 곳에 7일과 14일 석탄이 점차 쌓인 장면을 볼 수 있다. 사진=Planet Labs

러시아 회사가 북한 라진항에서 중국으로 1만t의 석탄을 운송해 줄 선박을 수배하고 있습니다. 과거엔 북한에서 석탄을 싣고 나온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해 실제로 입찰에 나서는 선박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성사될 지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선박 업계에 북한에서 중국으로 석탄을 운송할 선박을 찾는다는 ‘선박 수배 공고문’이 배포됐습니다.

화주인 러시아 회사의 의뢰를 받은 선박 브로커가 이메일과 왓스앱(WhatsApp) 메시지 등을 통해 선박 회사 관계자 등에게 공고문을 뿌린 것입니다.

VOA가 확인한 선박 수배 공고문에 따르면 운송 대상 석탄은 총 1만t으로, 선적지는 북한 라진항, 하역지는 중국 다롄항입니다.

공고문에는 라진항과 다롄항에서의 일일 선적량이 각각 5천t과 8천t이라는 문구가 선박 업계 용어로 표기됐습니다.

이는 석탄 1만t에 대한 선적과 하역 작업이 라진항에선 이틀, 다롄항에선 하루 반나절 정도 소요된다는 의미입니다. 그만큼 라진항의 석탄 처리 속도가 다롄항보다는 다소 느리다는 것을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날씨가 허용하는 선에서 주말에도 선적과 하역 작업이 모두 이뤄질 수 있다는 내용과 함께, ‘ppt’ 즉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운송을 희망한다는 문구도 공고문에 담겼습니다.

따라서 해당 석탄 1만t은 이미 라진항에서 선적 대기 상태에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 밖에 브로커의 중계 수수료가 2.5%라는 구체적인 내용도 공고문에 표기됐습니다.

일반적으로 이 같은 공고문이 배포되면 전 세계 선박 회사나 선박을 빌려 운항하는 용선업자들은 해당 브로커에게 입찰하고, 이후 조건이 가장 좋은 선박에게 운송 기회가 돌아갑니다.

이번 공고문은 다량의 석탄이 쌓이고 있는 라진항의 최근 모습과도 어느 정도 일치합니다.

라진항을 촬영한 지난 2일 자 위성사진에 190m 길이의 대형 선박이 보인다. 바로 옆 부두에선 북러 무기거래 의혹 제기 당시 불거진 컨테이너 더미(화살표)도 볼 수 있다. 사진=Planet Labs
라진항을 촬영한 지난 2일 자 위성사진에 190m 길이의 대형 선박이 보인다. 바로 옆 부두에선 북러 무기거래 의혹 제기 당시 불거진 컨테이너 더미(화살표)도 볼 수 있다. 사진=Planet Labs

앞서 VOA는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 자료를 분석해 지난 4월 7일부터 라진항과 인근 공터에 석탄이 쌓이기 시작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해당 지점에 이처럼 많은 양의 석탄이 포착된 건 약 5년 만이었습니다.

이곳에선 2번에 걸쳐 대형 선박의 정박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지난달 17일 190m 길이의 초대형 선박이 ‘러시아 전용’으로 분류된 라진항 서쪽 부두에 선체를 바짝 밀착시켰으며, 약 보름 만인 지난 2일에도 같은 크기의 선박이 정박한 것입니다.

이들 선박의 적재함에는 이미 검은색 물체가 자리하고 있는 점으로 볼 때 부두에 놓인 석탄을 선적 중인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라진항에서 석탄 거래가 활발한 정황이 위성사진 자료뿐 아니라 선박 업계 공고문을 통해서도 확인된 것입니다.

앞서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북한산 석탄 수출 금지를 담은 결의를 채택하면서, 북한과 러시아가 합작으로 운영하는 ‘라진-하산’ 일대에서 선적되는 러시아산 석탄에 대해선 제재 ‘예외’가 인정된다고 명시했습니다.

따라서 공고문이 명시한 석탄 1만t이 실제로 러시아산이라면 이는 유엔의 제재 대상은 아닙니다.

문제는 선박 업계가 이 공고문에 반응을 보이겠느냐는 것입니다.

과거엔 북한에서 석탄을 싣고 나온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해 실제로 입찰에 나서는 선박이 없었습니다.

특히 미국 등 일부 나라의 독자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선박 업계 내 팽배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한국과 일본 등 일부 국가들은 북한에 기항한 선박의 자국 입항을 일정 기간 금지하고 있는데, 이는 선주들이 북한발 화물을 맡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로 이어졌다는 게 선박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었습니다.

실제로 VOA는 2019년과 2020년 여러 차례에 걸쳐 라진항에서 러시아 석탄을 선적해 중국과 베트남 등으로 운송해줄 선박을 찾는다는 내용을 담은 ‘선박 수배 공고문’을 확보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후 취재 결과 이들 러시아 석탄은 어떤 배에도 실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선박들이 나서지 않으면서 수출 자체가 무산된 것입니다.

하지만 최근엔 북한 항구로 직접 입항하는 러시아와 중국 선박이 포착되는 등 이전과는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엔 러시아 화주가 선박 수배에 성공할지 주목됩니다.

당초 라진항을 통한 러시아 석탄 수출은 한국과 러시아의 합의로 시작됐습니다.

두 나라는 지난 2013년 11월 러시아 광물을 라진항으로 운송한 뒤 다시 한국으로 보내는 ‘라진-하산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한국이 2016년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따른 독자 대북 제재의 일환으로 북한에 정박한 선박에 대한 입항 금지를 결정하면서 이 프로젝트는 중단됐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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