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베트남과 '교류 정상화' 일성..북미교착속 안전판 확대(2019.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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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9-03-04 13:40 조회7,353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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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베트남과 '교류 정상화' 일성..북미교착속 안전판 확대
입력 2019.03.03 14:48김정은, 경제·국방교류 희망 구체적 언급..'도이머이 전수' 본격화 주목
(하노이=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1∼2일 베트남 공식친선방문을 통해 그간 우여곡절을 겪었던 양국 교류·협력의 전면적 '정상화'를 추구하고 있다.
북한 최고지도자의 베트남 방문은 김 위원장의 조부인 김일성 주석(1964년) 이후 55년 만으로, 그동안 사회주의 이념에 근거한 '전통적 우호'를 주로 유지해온 양국이 새로운 차원으로 관계를 발전시킬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일 김 위원장이 전날 베트남에서 출발한 소식을 전하면서 이번 방문을 "유대를 가일층 강화 발전시키는 데서 중대한 의의를 가지는 획기적인 사변"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이번 베트남 방문 기간에 베트남과 실질적 교류를 확대하고 싶다는 뜻을 강하게 나타냈다.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과의 지난 1일 정상회담에서 "경제, 과학기술, 국방, 체육문화예술, 출판보도 부문 등 모든 분야에서 협조와 교류를 정상화하고 새로운 높은 단계에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분야는 '경제'와 '국방'이다.
경제 분야에서 북측은 베트남의 개혁·개방정책인 '도이머이(쇄신)' 경험 전수를 희망했을 것으로 보여 후속 움직임이 본격화될지 주목된다.
김 위원장이 쫑 주석에게 "베트남과 국가 건설, 사회·경제 발전 경험을 공유하고 교류를 강화하고 싶다"고 말한 사실이 베트남 현지 언론에 보도됐다.
김 위원장은 리수용·오수용 노동당 부위원장 등 수행 간부들을 관광지인 할롱 베이와 자동차·스마트폰 제조공장이 있는 하이퐁시, 통신회사 비엣텔, 농업과학원 등에 보내 베트남의 산업 발전상을 직접 경험하게 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등 현행 대북제재 체제에서 민감한 분야인 국방교류를 김 위원장이 직접 거론한 대목도 눈길을 끈다.
김 위원장은 쫑 주석과의 회담에 군복을 입은 노광철 인민무력상을 배석시켜 국방교류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으며, 베트남 측에서도 또 럼 공안부 장관이 참석했다.
대북제재 속에서 위축됐던 베트남과의 관계를 경제·국방까지 포괄하는 전면적 밀월 관계로 다시 복원시키고자 하는 뜻을 표명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베트남은 최근 안보리 제재 대상과 관계된 북한인들을 출국시키는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동참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측은 "선대수령들의 뜻을 받들어 피로써 맺어진 두 나라, 두 당사이의 친선협조"라는 양국관계의 '뿌리'를 상기시키면서, 이를 "새 시대의 요구에 맞게 더욱 공고 발전"시켜야 한다고 요구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북미정상회담이 결국 성과를 내지 못하고, 제재도 여전한 상황에서 사회주의 전통 우방국인 베트남을 상대로 외교적 안전판 확대를 꾀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런 북한의 속내는 김 위원장이 환영 만찬에서 베트남과의 친선에 대해 "격변하는 세계 정치정세 하의 고귀한 유산"이라고 언급한 데서도 엿볼 수 있다.
양국은 김 위원장의 이번 공식친선방문을 모멘텀으로 삼아 내년 수교 70주년도 성대하게 기념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김 위원장은 쫑 주석에게 "편리한 시간에 북한을 방문해달라"고 요청해 정상 간 상호 방문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아울러 김 위원장의 이번 베트남 방문은 중국이나 남한 등 직접적 관계로 얽힌 주변국을 제외한 외국을 집권 후 공식 양자방문한 첫 사례라고도 할 수 있다.
앞으로 북한은 이번 베트남과 외교관계 정상화처럼 외교적 지형을 확장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작년 11월 쿠바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을 평양으로 초청하는 등 사회주의 전통을 가진 국가들과 관계 복원에 힘을 쏟는 모양새다.
따라서 북미관계 교착 속에서 김 위원장이 앞으로 러시아 방문 등을 통해 '외교 다변화' 행보를 계속해 나갈 가능성도 점쳐진다.
kimhyo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