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도 줄여주겠다는 북한, 경제 개발 강한 의지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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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8-11-28 11:22 조회12,082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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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도 줄여주겠다는 북한, 경제 개발 강한 의지 보여”
세계한인상공인총연합회 ‘3박4일 평양 방문기’
봉제·식료품 제조 공장 참관, 예전과 달리 많은 장소 공개
“인력비용 월 70~100달러, 야근 얼마든지 할 수 있어”…투자 위해 ‘법·제도’ 지원도
“해외 기업인들의 첫걸음이 2차, 3차로 이어지고 민족 공동번영으로 이어지도록 하자. 여러분들이 제기할 사업에 대해 성의껏 협조하겠다. 제재 국면에서 난관이 있지만 인민을 더 각성하고 자력갱생의 길로 갈 수 있도록 총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지난 15~18일 평양을 방문한 해외동포 상공인들 모임인 ‘세계한인상공인총연합회’(이하 세계한상총회) 관계자들에게 리용남 북한 내각부총리가 한 말이다. 북한에서 외자유치와 대외경제협력을 총괄하는 리 부총리는 지난 9월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단으로 북한을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 재계 총수들과도 면담했던 인사다. 리 부총리는 해외동포 상공인들에게 “해외에서, 힘든 조건에서 민족 공동번영 사업에 기여하는 게 쉬운 게 아니다”라며 “북측 실태에 대해 정확히 이해해주길 바란다”고도 말했다.
세계한상총회의 평양 방문은 당초 예정된 10월 중순(경향신문 9월27일자 1·5면 보도)보다 한 달가량 늦게 이뤄졌다. 일정이 연기되면서 참여 인원도 당초 계획(100~150명)보다 줄어 최종 96명이 평양을 찾았다. 하지만 방북했던 인사들은 북측의 환대와 예상외의 적극적인 태도에 놀라워하면서도 만족스러워했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26일 당시 참석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방북 기간 해외동포 상공인들은 봉제, 식료품 등 북한의 제조공장 여러 곳을 둘러봤다. 이번 방북단에 해외에서 봉제·신발, 식품·농업 등 제조업체를 운영하거나 문화·관광, 부동산개발 사업을 하는 상공인들이 많다는 점을 반영한 일정이다. 이들은 김정숙평양제사공장, 대동강식료공장, 대동강맥주공장, 평양류원신발공장, 금컵체육인종합식료공장 등을 참관했다. 또 북한의 백화점인 ‘미래상점’도 둘러봤다.
방북 실무를 준비한 한 인사는 “이곳들은 모두 상공인들이 보고 싶어 했던 장소로, 우리가 요구한 일정이 다 반영됐다”며 “예전 같으면 공개하지 않았을 장소를 많이 공개하는 것을 보고 경제에 대한 북한의 의지가 확실하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문화·관광지로는 개선문과 주체탑, 만수대창작사 등을 참관했고, 승마장인 미림승마구락부를 찾아 직접 승마 체험을 하기도 했다.
18일 경제실무면담 일정에는 방강수 북한 민족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 등 관련 인사들이 대거 나와 북한의 법·제도와 경제 실태에 대해 설명하고 질의응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북측은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라선경제무역지대’ ‘황금평·위화도경제지대’ ‘신의주국제경제지대’ ‘강남경제개발구’ ‘은정첨단기술개발구’ 등 10개의 복합형 경제개발구의 위치와 주요 업종들을 소개하고 관련 법·제도를 상세히 설명했다.
특히 북한은 경제개발구에 대해 “경제개발구 법규에 따라 모든 활동이 진행된다. 지대 밖에 적용되는 법과 규정을 지대 안에 내려먹이지(적용하지) 않는다”고 소개했다. 경제개발구 내에서는 투자 촉진을 위해 일종의 특례 규정을 두고 있다는 취지다. 실제로 북측은 ‘장려 및 특혜조치’들을 소개했다. 그중에는 ‘하부구조 건설과 공공시설, 장려 부문 투자가에게 토지위치선택우선권, 일정한 기간 세금 면제, 재투자분에 해당한 소득세 50% 반환’ ‘기업소득세율 14%(지대 밖에서는 25%)’ ‘외국투자자들에게 입출국, 거주, 통신, 수출입 활동에서 우대조치 제공’ 등의 내용도 있었다.
방강수 위원장은 “북측은 남측과 달리 노동유연성이 높아 야근 등도 필요하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양질의 노동력을 월 70~100달러에 쓸 수 있는 곳”이라고 홍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북 일정에 참가한 통일부 산하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 이승환 회장은 “북측은 갖고 있는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관광산업과 노동력의 수준을 높이기 위한 과학기술 교육을 강조했다”면서 “제조업을 하는 상공인들이 공장에 가서 생산 능력, 제품 수준을 다 보고 왔기 때문에 북한의 실태에 대해 이해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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