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뒤 기내 간담회
“알찬 내용 담기면 더 좋겠지만
답방 자체가 이뤄지는 게 중요
경호·안전, 철저하게 보장해야”
트럼프 “1월이나 2월, 2차 북미회담”
“알찬 내용 담기면 더 좋겠지만
답방 자체가 이뤄지는 게 중요
경호·안전, 철저하게 보장해야”
트럼프 “1월이나 2월, 2차 북미회담”
문재인 대통령이 1일(현지시각)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마치고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떠나 국빈방문국인 뉴질랜드 오클랜드로 향하는 공군1호기 안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클랜드/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일(현지시각)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답방은 그 자체로 세계에 보내는 평화의 메시지와 비핵화, 남북 관계 발전에 대한 의지를 모두 다 담고 있는 것”이라며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을 강하게 촉구했다. 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지난달 30일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 필요성과 관련해 형성한 긍정적인 공감대를 바탕으로 답방 추진을 공식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의 최종 결단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12월 서울 답방’ 뒤 ‘내년 초 북-미 2차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한반도 정세의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문 대통령은 이날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마치고 다음 방문지인 뉴질랜드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렇게 밝힌 뒤 “김 위원장의 답방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가 이뤄지고, 남북 평화가 이뤄진다면 모든 국민들이 정말 쌍수로 환영해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기내 간담회를 한 것은 지난해 6월 미국 워싱턴 정상회담과 같은 해 9월 뉴욕 유엔총회 때에 이어 세번째다.
문 대통령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70년 만에 이뤄진 엄청난 역사적인 사변이듯이 북한 지도자가 서울을 방문한 적은 한번도 없었기 때문에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답방에서) 좀 더 알찬 내용들이 담길 수 있으면 더 좋겠지만 우선은 답방 자체가 이뤄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달 안으로 예상되는 남북 철도연결 착공식 때 두 정상이 만나는 것 아니냐는 일부의 관측에 대해선 “(그런) 구상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문 대통령은 답방할 경우 김 위원장의 안전이나 극보수단체의 반대 등에 관해서도 북한의 우려를 불식하려 했다. 그는 “북한이 가장 신경 쓸 부분이 경호라든지 안전 문제일 텐데, 그 부분들은 우리가 철저하게 보장을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혹시라도 교통 등 국민들께 불편을 초래하는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은 국민들께서 조금 양해해주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김 위원장의 답방을 두고 국론 분열이 있을 수 없다고 본다. 진보, 보수가 따로 있고, 여야가 따로 있겠느냐”고 말했다.
청와대가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김 위원장의 답방을 강하게 추진하는 것은 북-미 간 협상 분위기가 호전되고 있다는 신호가 미국 쪽에서 잇따라 나오는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 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마친 뒤 귀국하는 전용 비행기에서 김 위원장과의 2차 정상회담에 대한 질문을 받고 “곧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1월이나 2월쯤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고 외신들이 2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군데 장소를 검토 중”이라고 구체적인 계획도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일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회견으로 북-미 정상회담이 분명하게 가시권에 들어왔다”고 진단했다.
대통령 전용기/성연철 기자,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sych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