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전문가 헤커 박사 "완전한 북핵 리스트 제출 요구는 큰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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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8-11-30 10:53 조회12,302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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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전문가 헤커 박사 "완전한 북핵 리스트 제출 요구는 큰 실수"
미국 핵과학자 지그프리드 헤커 미국 스탠퍼드대 명예교수는 북·미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미국 측이 요구하는 ‘완전한 핵리스트 신고’에 대해 ‘큰 실수’라고 비판했다. 북·미 사이의 신뢰가 극히 낮은 상태에서 핵물질과 핵 프로그램의 전체 리스트를 제출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항복’을 요구하는 것이어서 비핵화 협상 진척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재로선 북한의 비핵화와 이에 대한 미국의 상응조치 협상에 주력해 북핵 위협을 실질적으로 줄여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헤커 교수는 주장했다.
북한을 여러차례 방문했고 2010년 영변 핵시설을 둘러봤던 헤커 교수는 28일(현지시간)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의 기고글에서 “(현 상황에서) 북한에 핵 프로그램 관련 신고를 먼저 하라고 요구해 봐야 먹히지 않을 것”이라면서 “선 핵신고 요구는 2020년 미국 대선 이후까지 진행될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필수적인 신뢰를 구축하기보다는 불신을 낳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헤커 교수는 핵·미사일 추가 시험 중지, 풍계리 핵시험장 폐기, 미국의 상응조치를 조건으로 한 영변 핵단지 폐쇄 등 김정은 위원장이 올 들어 취한 조치와 제안을 열거한 뒤 “그러나 미국 정계에서 좌우를 막론하고 김정은의 행위들은 별로 중요하지도, 진실하지도 않은 것으로 취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측은 김 위원장의 진정성 여부가 핵 프로그램의 완벽한 목록을 제출하고 검증 조치에 동의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판단한다는 것이다.
헤커 교수는 “현 단계에서 김정은이 완전한 신고를 할지는 비핵화 의지와 상관이 없다”면서 “미국 측이 지난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동의한 관계정상화 조치를 하지 않고 ‘최대의 압박’을 지속할 경우 (선 핵리스트 신고를 요구하는) 접근법은 통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 상황에서 핵무기와 핵물질, 핵 관련 시설에 대한 완전한 리스트를 미국 측에 넘기는 것은 김 위원장 입장에선 미군에게 폭격 목록을 건네는 것이나 다름 없기 때문에 절대 응할 리 없다는 것이다.
설사 리스트를 제출한다 해도 사찰 및 검증과 관련해 수많은 논란이 야기될 수 있어 북한이 전체 리스트를 먼저 제출하지 않을 것이라고 헤커 교수는 전망했다. 헤커 교수는 사찰·검증이 필요한 북한의 핵 관련 활동 및 시설이 방대하고, 2008년 북한이 1만8000쪽에 달하는 영변 핵시설 관련 기록을 넘겼음에도 미국 측이 더 많은 자료를 요구해 협상이 깨졌던 전례를 지적하면서 “그건 10년 전 일이었고 그 사이 더 많은 일들이 일어났으므로 신고 및 검증과 관련해 문제의 소지가 있는 것들이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헤커 교수는 “지금 북·미 사이엔 북한으로 하여금 완벽하고 검증가능한 신고를 먼저 제출하도록 하기 위해 필요한 신뢰의 수준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단계적 접근을 주문했다. 헤커 교수는 “안타깝게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전략적 돌파구가 만들어졌지만 협상으로 이어지기 위한 전술적 단계로 가지 못하고 있다”며 “핵 리스트 선제출을 두고 줄다리기하기 보다는 북한의 비핵화와 상응조치에 관한 로드맵 도출에 주력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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