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소식


소식

홈 > 소식 > 새소식
새소식

김혁철-비건 짝, 김정은-트럼프의 회담 성공 겨냥한 ‘야심작’

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9-02-13 09:41 조회5,947회

본문

 

김혁철-비건 짝, 김정은-트럼프의 회담 성공 겨냥한 ‘야심작’

등록 :2019-02-12 18:24수정 :2019-02-13 07:51

 

톱다운 방식 단점 보완하려 고안
직보 가능한 새 인물들로
상대국 지도자들도 직접 만나
협상에서 불신·오해 회피 가능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릴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성패를 가를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와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협상 짝은 어떻게 뜨거운 주목을 받는 ‘원 톱’ 창구로 떠올랐을까? 세 장의 사진에 실마리가 있다.

 

<사진 1> 지난해 12월24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문제를 다루는 내 팀한테서 크리스마스이브 보고를 받았다”며 트위터에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백악관 집무실 책상에 앉은 트럼프 옆에 비건이 서 있다. 직제상 비건의 상관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부재’가 중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사진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한테 전하려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비건은 폼페이오를 거치지 않고도 나한테 직보(직접 보고)할 수 있는 친구야.”

 

<사진 2> 1월18일 백악관 집무실 책상을 사이에 두고 한쪽엔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쪽엔 폼페이오·비건과 나란히 북한의 ‘제2차 조미 고위급회담 대표단’이 앉았다. 백악관이 공개한 이 사진 속 ‘김혁철’이라는 낯선 인물이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은 김혁철을 비건의 새 협상 파트너인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라고 소개했다. 김혁철·비건 “특별대표”가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와 구상을 한자리에서 들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사진 3> 1월24일 노동당 중앙위 본부청사 김정은 위원장 집무실. 김 위원장한테 방미 결과를 보고하고 추가 지침을 받는 자리에 김영철 부위원장뿐만 아니라 김혁철 특별대표도 앉아 있다.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이 이례적인 사진에 담긴 김정은 위원장의 메시지도 분명하다. “김혁철도 나한테 직보를 할 수 있는 친구야.”

 

세 장의 사진은 ‘김혁철·비건’ 협상 짝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설계한 ‘합작품’임을 드러낸다. 북-미 정상이 직할하는 ‘대리인 창구’다. 사정에 밝은 전직 고위관계자는 “김혁철·비건 협상 짝은 북-미 정상이 1차 회담 때 많은 공격을 받은 ‘톱다운’ 방식의 단점을 보완하려고 고안한 새로운 협상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 고위관계자는 “김영철·폼페이오 고위급 회담 창구에 대한 양쪽의 누적된 신뢰 훼손, 성 김, 최선희 실무협상 창구의 권한 부족과 관료적 접근 문제를 한꺼번에 뛰어넘으려는 포석”이라고 풀이했다. 정부 고위관계자가 12일 “김혁철과 비건은 1차 정상회담을 준비한 성 김, 최선희 실무협상 창구와 격이 완전히 다르다”고 평가하는 이유다.

 

북-미 정상이 ‘김혁철·비건 카드’로 해소하려는 난점은 두가지다. ‘톱다운’ 방식의 ‘실무협상 부족’을 보완하려는 조처이고, “악마는 디테일(세부사항)에 있다”는 외교가의 오랜 격언이 상징하는 ‘관료주의의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는 안전장치다.

 

‘김혁철·비건 협상 짝’엔 세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북-미 협상 전면에 한번도 나선 적이 없는 새 인물이다. 70년 적대의 “낡은 타성”에서 벗어나려는 두 정상의 의지가 담겼다. 둘째, 최고지도자와 직통으로 연결된 협상 창구다. ‘협상의 전권’을 위임받은 비건의 위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12·24 사진이, 김영철을 거치지 않아도 되는 김혁철의 ‘상대적 자율성’은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라는 직함이 시사한다. 국무위원회는 김정은 위원장의 사실상 비서기구다. 셋째, 김혁철과 비건 모두 상대국 정상을 만나 의지·구상을 직접 들은 터라 협상 과정에서 상호 불신과 오해를 회피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김혁철은 1월18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고, 비건은 지난해 10월7일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 계기에 이뤄진 김정은 위원장 면담 때 배석했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브라우저 최상단으로 이동합니다 브라우저 최하단으로 이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