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국무부 관리 인용 보도
“협정기간 1년 추가 연장 가능성도”
트럼프 대통령 승인 여부는 불확실
“협정기간 1년 추가 연장 가능성도”
트럼프 대통령 승인 여부는 불확실
지난해 6월29일 주한미군사령부가 73년만에 용산을 떠나 경기 평택 험프리스 기지로 옮겨 사령부 개관식을 했다. 평택미군기지는 해외 미군 기지 가운데 단일 기지로는 최대 규모이며, 기지 확장 비용의 대부분을 한국이 부담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새 한미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에 따라 한국은 분담금을 기존 연 8억달러에서 연 10억달러에 가까운 규모로 늘리기로 했으며, 협정 유효기간은 1년으로 하고 1년을 더 연장할 가능성이 있는 조건이라고 <시엔엔>은 두 명의 국무부 관리를 인용해 전했다. 기존 협정 기간은 5년이었으나, 미국은 이번에 협정 기간을 1년으로 줄일 것을 요구했다. 이는 주일미군과 유럽의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주둔 미군과 관련해 해당 국가들이 분담금을 대폭 인상하도록 요구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계획과 맞물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정 유효기한이 1년이 되면 한미 정부는 올해 하반기 같은 이슈를 놓고 또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하며, 트럼프 행정부는 또다시 추가 인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국무부의 한 관리는 “(한미) 양측 모두 가급적 빨리 남아 있는 기술적 문제들을 조율하려하고 있다”며 “미국은 분담금협정을 통해 주한미군 유지 비용에 기여하는 것을 포함해 한국이 동맹을 지원하기 위해 제공하는 상당한 재원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번 한미 간 잠정 합의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다가오는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 철수 카드를 협상용으로 제시할 수도 있다는 미국 정부 일부 관리들의 우려를 일단 덜게 됐다고 <시엔엔>은 분석했다. 하지만, 이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 잠정 합의를 승인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 잠정합의를 승인했는지에 대한 <시엔엔>의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애초 한국이 분담금을 기존의 두배인 16억달러로 올리라고 압박하기도 했으며, 일부 미국 관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2차 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 철수 카드를 협상카드로 제시할 가능성을 우려하기도 했다고 <시엔엔>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방송된 미 <시비에스>(CBS) 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에 미군을 계속 주둔시킬 것인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렇다. 다른 얘기는 한 번도 안 했다. 주한미군 철수에 대해 전혀 논의한 적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어쩌면 언젠가는(얘기할지도 모르겠다). 내 말은 누가 알겠느냐는 뜻"이라며 말을 흐리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곳에 군대를 주둔시키는 것이 비용이 아주 많이 든다. 한국에는 4만 명의 미군이 있는데 그것은 비용이 아주 많이 드는 것"이라며 에둘러 방위비 문제에 불만을 표시하면서도 “하지만 나는 (주한미군 철수와 관련해) 아무런 계획이 없다. 나는 그것을 없애는 것에 대해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주한미군 철수 논의를 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도, 주둔 비용 문제를 다시 강조해, 한국에 대해 주한미군 분담금 문제를 계속 압박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북미 실무협상의 미국측 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지난달 31일 미 스탠퍼드 대학에서 열린 강연에서 주한미군 철수 문제와 관련해 “이런 트레이드오프(거래)를 제안하는 어떤 외교적 논의에도 관여하지 않는다”며 “그것은 전혀 논의된 바 없다”라고 언급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